[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26.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546항)
성숙한 하느님의 사람으로 거듭나려면 - 견진성사 중 도유 장면. 견진성사는 신앙적으로 성숙해지고, 그래서 어른이 되는 성사라 표현한다. 성숙함은 양심과 깊이 연관되고, 자녀 교육의 핵심이며, 미성숙을 조장하는 것들을 식별해야 하고, 개인과 공동체에 필수적이다. CNS 자료사진 라파엘: 회합을 하기 전에 같이 묵주기도를 바치면 어떨까요? 미카엘: 우와, 라파엘이 견진성사 받더니 다른 사람이 됐네! 기도를 하자고? 마리아: 좋아요. 신부님께서도 기도를 통해 지혜와 힘을 얻는다고 하셨잖아요. 스텔라: 바쁘지만 기도를 하면 마음과 생각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루치아: 기도를 하면서 우리가 성숙해진다고 생각해요. 같이 기도해요! 견진성사의 추억 견진성사를 받던 때를 기억하십니까? 필자도 그 감격을 기억합니다. 견진성사를 신앙적으로 성숙해지고, 그래서 어른이 되는 성사라 표현하지요. 비록 우리 노력이 미미해도 성령의 은총으로 가능한 신비입니다. ‘정말 내가 어른이 됐나?’ 싶기도 하지만, 성사를 받고 나면 은총의 선물은 우리 안에 뿌리내립니다. 중요한 것은 그 선물을 통해서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그런데 열매를 어떻게 맺을까요? 저는 여기서 어떤 영화의 한 대목을 떠올립니다. “만일 누군가 가족이 좀 더 가까워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뿅’ 하고 묘한 감정이 느껴지도록 할까요? 아니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실까요?”(영화 ‘에반 올마이티’) 성숙한 사람이 돼야 저는 ‘그냥 사랑만 주시면 안 되나?’ 하고 상상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과일과 곡식이 영글 듯 성장은 결과와 과정 모두가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사랑하고 인내하며 두려움에 맞서 용기를 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과정을 통해 성장합니다. 또한 아이가 자라며 어른스러워지고 철이 드는 것도 성장이겠으나, 완고한 내 자신이 깨어지고 변화를 겪는 것도 성장입니다.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고민하고 소중한 것을 깨달을 때 그 삶은 한 단계 성장한 것입니다. 세상을 향해 올바른 선행을 촉구하는 「간추린 사회교리」도 인격적 성숙을 강조합니다. 성숙함은 양심과 깊이 연관되고(139항), 자녀 교육의 핵심이며(243항), 미성숙을 조장하는 것들을 식별해야 하고(360항), 개인과 공동체에 필수적입니다.(391항) 무엇보다 성숙함은 사랑과 신앙의 결실입니다.(581항) 기도는 그 자체로 목적 2000년 전 바오로 사도께서 ‘비뚤어지고 뒤틀린 세대’라고 말씀하셨는데(필리 2,15) 세상과 사회는 항상 복잡합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고 더욱이 각종 소셜 매체와 뉴스, 동영상이 많아진 현대사회는 올바름을 식별하기도 어렵습니다. 요즘은 AI를 통해 위조된 가짜 영상도 돌아다닙니다. 그럴수록 신앙의 가르침, 기도, 영성에 마음을 두어야 합니다. 기도는 간절한 바람을 위한 좋은 도구이기도 하나, 그 자체로 거룩한 목적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성숙한 하느님의 사람으로 거듭나고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통해 지혜를 얻을 것입니다. “신앙과 삶을 결합시키려면 그리스도교 생활의 특징적 요소들이 일러주는 현명한 길을 따라야 한다. 그 길은 곧 준거인 하느님 말씀, 전례를 통한 그리스도교 신비의 거행, 개인기도, 영성 지도자 식별을 위한 특수 교육으로 심화되는 진정한 교회 경험, 사회적 미덕의 실천, 그리고 문화 교육과 직업 교육에 대한 지속적 노력 등이다.”(「간추린 사회교리」 546항) [가톨릭신문, 2023년 7월 16일,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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