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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학24: 성령을 믿으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12 조회수348 추천수0

[가톨릭 신학24] 성령을 믿으며

 

 

신경은 크게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께 대한 신앙고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경은 사실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인 것이지요. 전능하신 천주 성부나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비해 성령은 우리에게 뭔가 조금 덜 분명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성부와 성자에 대해서는 우리가 무언가를 그려볼 수 있는 것에 비해 성령에 대해서는 그것이 쉽지 않아서인 것 같습니다. 신학자들도 이 어려움을 인정하는데, 아마도 ‘얼굴도 없고 자신의 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성경에서 성령은 보통 숨, 예수님께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신 분, 제자들에게 불혀의 모양으로 내려오신 분으로 소개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청하여 성령을 보내리라 약속하셨습니다.(요한 14,16; 16,7 참조) 제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을 선포할 때 성령의 활동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바오로 사도에 따르면 성령께서는 우리 마음속에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외치게 하시는 이(갈라 4,6; 로마 8,15-16.26), 당신께서 원하는 대로 선물을 나눠주시는 이(1코린 12,11), 자유를 주시는 분(2코린 3,17)이십니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서 활동하십니다. 성령께서는 제자들을 선교지로 파견하기도 하시고, 혹은 가지 말라고도 하십니다. 사도행전 15,28에서 사도들은 “성령과 우리는 … 결정했습니다.”라고 전합니다. 이렇게 초대교회 신자들은 성령을 단순히 어떤 힘, 에너지가 아니라, 성부와 성자와 구분되는 ‘위격’으로 분명하게 체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약성경에서 보면 성령은 결코 자신의 이름으로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요한 16,13) 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성부와 성자와 구분되는 매우 중요한 성령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성령은 예수님의 ‘해설자’로서 제자들을 진리로 이끌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게 하고, 전하고 증언하게 하며, 우리와 함께 머무는 위로자이신 것입니다. 즉, 성령께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이 모든 시대와 사람들 안에서 실현되도록 하는 분이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아무도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예수님은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할 수 없습니다.(1코린 12,3 참조) 성령은 교회와 제자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는 분(사도 2,4),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는 분(로마 8,15)입니다. 또한 교회가 하는 복음 선포의 중심에 현존하십니다. 이레네오 성인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교회가 있는 곳에 성령이 계신다. 그리고 성령이 계신 곳에 교회와 온갖 은총이 있다.”

 

이처럼 성령은 성부의 뜻에 따라 성자를 통하여 이루어진 구원을 지금 여기 실현되게 하시는 분으로서, 성부와 성자와 분리되어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분입니다.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경은 성령에 대하여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영,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영광과 흠숭을 받으시며,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다고 고백합니다.

 

[2023년 8월 13일(가해) 연중 제19주일 서울주보 4면, 최현순 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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