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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학29: 거룩하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01 조회수271 추천수0

[가톨릭 신학29] 거룩하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1,44-45; 1베드 1,16) ‘너희는 거룩하니, 거룩해져라.’(콜로 3,12; 1테살 4,3-7; 2테살 2,13 참조) 이것은 거룩한 교회 안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거룩함은 하느님의 선물이자 우리에게 주신 명령이기도 하다는 것을 지난번에 보았습니다. 교회는 흠 없이 거룩하지만 불완전하게 거룩하고,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에 거룩하지만 ‘불완전하게’ 거룩하기 때문에, 교회도 교회 안에 있는 우리도 충만한 거룩함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거룩함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거룩함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선포한 <교회헌장> 5장에 아주 잘 나와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문헌에서 거룩함은 카리타스(caritas), 곧 사랑과 동일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느님은 거룩하신 분일 뿐 아니라 거룩함 자체이시고, 하느님과 관련 있을 때 우리는 ‘거룩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입니다. 그렇다면 거룩함은 무엇보다도 하느님과 닮음에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본질과 닮음에 있겠지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느님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드러났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은 인간과 세상을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 아드님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의 말씀, 행적, 삶, 약하고 고통받고 소외되고 죄인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받아들이심,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십자가 죽음에 당신을 내어놓으심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본질을 보게 됩니다. 즉, 요한계 문헌이 종종 말하듯이,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닮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통해 보여주신 사랑을 닮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교회헌장>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어떠한 신분이나 계층이든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교 생활의 완성과 사랑의 완덕으로 부름받고 있다.”(40항) 교회 안에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등, 다양한 생활방식과 직무를 수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은 ‘하나의 거룩함’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곧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이 여정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을 닮아가는 여정입니다. “이렇게 크고 많은 구원의 수단을 갖춘 모든 그리스도인은, 어떠한 생활 신분이나 처지에서든, 하느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성덕[거룩함]에 이르도록 저마다 자기 길에서 주님께 부르심을 받는다.”(교회헌장 11항)

 

그러니 사는 방식도, 하는 일도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 곧 거룩함을 향해 가고 있으며, 그 길은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을 통하여 사랑을 향하여” 가는 길!(교회헌장 44항) 사랑은 그리스도인에게 삶의 목표이자 방법입니다.

 

[2023년 10월 1일(가해) 연중 제26주일 서울주보 5면, 최현순 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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