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학34] 육신의 부활을 믿습니다 (2) :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다고 우리가 이렇게 선포하는데, 여러분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어째서 죽은 이들의 부활이 없다고 말합니까?”(1코린 15,12) 우리의 육신이 부활하리라는 근거는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1코린 15장은 그리스도의 부활(1-11절), 죽은 이들의 부활(12-34절), 부활 때에 완성되는 인간의 구원(35-58절) 등 세 주제를 연결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여러분이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17절)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22절)이라고 선언합니다. 부활한 우리는 “하늘에 계신 그분의 모습”(49절)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의 몸이 “썩지 않는 몸”일 것이고, 우리가 “변화할 것”이라고 말합니다.(53절) 그러니 우리 육신의 부활을 이해하려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을 이해해야 합니다. 성경에는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몇 가지 묘사가 있습니다. 그분은 사방이 닫혀 있는데도 나타나시고, 한 번에 여러 장소에서 여러 사람 앞에 발현하기도 하십니다. 그렇다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유령 같은 모습은 아닌데, 왜냐하면 그분은 제자들과 대화도 하시고 음식도 드시니까요. 그러니 예수님의 육신은 분명히 부활하신 것이지요. 그렇다면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신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육신은 하느님 그리고 인간을 비롯한 세상과 관계를 맺기 위한 가능성이요 조건입니다. 예수님께서 영혼과 육신, 온전한 인간으로서 부활하셨다면, 그분은 이제 하느님의 차원에 들어가셨을 뿐 아니라 세상과 관계를 맺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제는 새롭게 하느님의 방식으로 세상에 계시고, “세상 끝 날까지”(마태 28,20) 우리와 함께, 우리 옆에 계시면서 우리와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참 하느님이요 참 사람이신 예수님께서 영적인 몸으로 부활하셨으므로 당신을 믿는 우리 또한 당신처럼 부활시키실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1코린 15,22)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요한 11,25) 그분의 모습을 지니게 될 우리의 미래 모습이 곧 우리의 최종적으로 완성될 모습입니다.(1코린 15,52 참조) 한편, 육신이 단순히 물질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인간 전체를 가리키기 때문에 부활이 단순히 신체의 부활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물질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온 우주가 하느님의 창조물이고, 성경은 이 창조 세계가 마지막 날에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하나가 되어, 충만한 완성에 도달할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에페 1,10; 콜로 1,16 참조) 따라서 이 완성된 상태가 물질과 정신의 어떤 복합적 상태에 있으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런 상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묘사할 수는 없지만, 예수님에게서 볼 수 있듯이 그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아시는 방식으로 마지막 날에 우리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2023년 11월 5일(가해) 연중 제31주일 서울주보 5면, 최현순 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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