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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21 조회수128 추천수0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세계 가난한 이의 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11월 13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자비의 특별 희년 폐막을 앞두고 매해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들의 날’로 지낼 것을 선포하였습니다. 일주일 뒤인 11월 20일에는 자비의 특별 희년 후속 교황 교서 「자비와 비참」(Misericordia et Misera)에 서명하면서 ‘세계 가난한 이들의 날’을 거행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세계의 모든 성당과 순례지에 있는 자비의 성문 폐막에 즈음하여 저는 이 특별 성년의 또 다른 가시적 표징으로 교회 전체가 해마다 연중 제33주일에 세계 가난한 이들의 날을 거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21항). 이에 따라 가톨릭교회는 2017년부터 연중 제33주일에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지내기 시작했고, 올해는 일곱 번째가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해마다 이날의 담화문을 발표하는데, 이번 담화문의 제목은 “누구든 가난한 이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마라.”(토빗 4,7)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작 부분에선 긴 여행을 떠나는 아들 토비야에게 영적 유언을 남기는 토빗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토빗은 유배를 떠나왔고 눈까지 멀게 되어 가난의 이중고를 겪지만, 자선과 선행, 정의를 실천하는 신앙인의 모범입니다. 그런데 그의 고통이 자선을 베푸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닥친 불행은 “주위에 있는 수많은 형태의 가난을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우리가 가난한 이들의 필요를 섬세하게 헤아리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5-37 참조)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도전입니다. 자선을 실천하는 것은 오늘날 그리스도인에게 요청되는 소명입니다. 가난하고 배척받는 이들을 향해 관대하고 이타적으로 베푸는 봉사는 하느님 나라 현존의 표징이 됩니다. 또한 반포 60주년이 되는, 성 요한 23세 교황의 회칙 「지상의 평화」의 일부를 인용하며 모든 인간, 특별히 가난한 이들에게도 보장되어야 할 권리를 강조합니다: “모든 인간은 생존, 육신 전체, 생활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절대적인 권리를 갖고 있으며, 특히 양식, 의복, 주거, 숙식 등에 관한 권리가 있으며 의사들의 치료와 그 외 정당한 사회적 봉사 등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11항).

 

이어서 최근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가난, 예를 들어 전쟁의 상황과 그 안에 놓인 어린이들, 가난을 양산하는 새로운 투기, 노동계 안에서 빚어지는 윤리적 혼란,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가는 문화를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에 직면하여 수사적 과장이 아닌 인격적 관계를 통해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이를 위해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식별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끝으로, 오늘 제7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담화문에 소개된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의 말씀을 조용히 가슴에 새겨봅시다: “사랑은 마음 깊은 곳에 가두어 놓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2023년 11월 19일(가해)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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