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성전의 중심, 제대 제대는 예수님의 희생 제사가 재현되는 제사의 자리이자 하느님 백성이 함께 참여하는 주님의 식탁입니다. 또한 제관이며 동시에 제물이신 예수님의 상징으로서 성전과 성찬례의 중심점입니다. 제대는 전통적으로 식탁, 무덤 그리고 제사상이라는 세 가지 성격을 갖습니다. 식탁으로서의 제대는 최후 만찬에서 기원합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 역시 처음에는 가정에서 성찬례를 거행하였는데, 이 전례는 친교의 식사와 긴밀히 연결되었습니다. 또한 박해 시대에는 카타콤바의 순교자들 석관 위에서 성찬례를 거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콘스탄티누스 대제(306~337 재위)가 종교의 자유를 선언하면서 제대는 새롭게 변화됩니다. 먼저 나무 제대가 사라지고 견고한 돌이나 대리석 등으로 된 제대가 등장했으며, 지면에 고정되었습니다. 또한 순교자들의 유해와도 연결되었는데, 그 이유는 그리스도의 상징인 제대가 그리스도의 구성원 없이는 불완전한 걸로 간주 되었는데, 순교자들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구성원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교회가 없는 나라로 떠난 선교사들이나 십자군 같은 군인을 위해 나무 제대가 계속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 맞게 ‘특별한 형태의 제대’, 곧 주교가 축성한 후 사제가 가지고 다니는 직사각형이나 정방형의 돌판(聖石)이 고안되기도 하였습니다. 제대와 관련한 몇 가지 규정이 있습니다. ① 오직 하나의 제대 : 과거에는 하나의 성당 안에 중앙 제대와 측면 제대들이 있었지만, 이제 새로 짓는 성당에는 하나의 제대만 설치돼야 합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한 분이시고 교회의 성찬례도 하나임이 드러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소성당에 다른 제대를 설치할 때는 대성전과 공간이 확실히 분리되어야 합니다. 또한 제대는 신자들의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지나치게 길지 않으며, 품위 있고 단순한 모양의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이어야 합니다. ② 제대의 위치 : 제대는 고정식과 이동식이 있는데, 고정식이 권장되지만 둘 다 가능합니다. 다만, 사제가 그 둘레를 쉽게 돌 수 있고 성찬례 때 신자들을 향할 수 있게 벽에서 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신자들이 쉽게 주목할 수 있는 성전의 중심에 자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공간의 중심이나 중심축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치상 전체 신자를 잘 보고 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됩니다. ③ 유해 : 「미사경본 총지침」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제대를 봉헌할 때 제대 밑에 순교자가 아니더라도 성인들의 유해를 모시는 관습은 적절하게 보존한다. 그러나 그 유해가 참된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302항). 그런데 성인 유해의 안치 여부가 제대의 품위보다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성당과 제대 봉헌 예식」에선 이렇게 말합니다: “순교자들의 육신이 제대를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대가 순교자들의 무덤을 영광스럽게 한다”(제4장, 5항); “순교자들을 기리며 제대를 설치할 때는, 결코 어떤 순교자를 위하여 설치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순교자들의 하느님을 위하여 설치하는 것이다”(제4장 10항). 이 같은 이유로 성인들의 유해를 현시할 때는 제대 위가 아닌 다른 곳에 올려두어야 합니다. 제대 위에서 신비로이 거행되는 성체성사에 더욱 자주 그리고 정성껏 참여하도록 합시다. [2024년 2월 25일(나해) 사순 제2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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