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기쁨과 희망의 장미 주일 오늘 사순 제4주일 미사에서 사제는 장미(분홍)색 제의를 입습니다. 장미색 제의는 1년에 두 번, 대림 제3주일과 사순 제4주일에만 입는데, 제의 색깔에서 유래해 이날을 “장미 주일”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대림 제3주일의 입당송은 “기뻐하여라”(Gaudate)로, 사순 제4주일의 입당송은 “즐거워하여라”(Laetare)로 시작되기에, 각각 [가우다떼](Gaudate) 주일과 [레따레](Laetare) 주일이라고도 부릅니다. 장미색에는 대림시기의 기다림 또는 사순시기의 재계 속에서 지치고 힘든 신자들에게 기쁨을 미리 맛보고 힘을 내도록 격려해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미사의 고유 기도문은 ‘기쁨과 희망’이라는 사순 제4주일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입당송 :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 그를 사랑하는 이들아, 모두 모여라. 슬퍼하던 이들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위로의 젖을 먹고 기뻐 뛰리라.” 본기도 : “하느님, 말씀이신 성자를 통하여 오묘하게 인류를 구원하셨으니, 그리스도인들이 다가오는 파스카 축제를, 열렬한 믿음과 정성으로 준비하게 하소서.” 예물기도 : “주님, 기쁜 마음으로 이 예물을 바치며 간절히 비오니, 저희가 올바른 마음으로 천상 영약인 성체를 기리며,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이 제사를 정성껏 드리게 하소서.” 한편, 사순시기는 파스카 성야에 세례를 받을 예비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여정에서 막바지 기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1년 또는 그 이상 세례를 준비해 온 예비 신자들은 사순 제1주일에 선발 예식을 치르고, 사순 제3·4·5주일에는 수련식을 갖습니다. 이때, 성경과 신경(信經)과 주님의 기도가 수여되는데, 이로써 그들은 세례 성사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됩니다. 따라서 교회는 사순 제4주일에, 하느님의 새로운 자녀들을 얻게 된다는 기쁨도 미리 맛보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교황 인노첸시오 3세(재위 1198-1216년)는 “사순 제4주일의 기쁨이란 사순시기의 엄격한 단식에서 벗어나서가 아니라, 세례자들이 증가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사순 제4주일, 장미 주일은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결심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기에 적절한 때입니다. 우리는 굳게 다짐했던 일이 작심삼일로 그치지는 않았는지, 바쁜 삶에 쫓겨 아무 생각 없이 사순시기를 흘려보낸 건 아닌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과 생각을 추스르고 남은 사순시기를 더욱 정성 어린 마음으로 지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기쁨과 희망을 간직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성주간과 파스카 성삼일을 준비하도록 합시다. [2024년 3월 10일(나해) 사순 제4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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