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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호교적 대화17-19: 사도신경에 대하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07 조회수84 추천수0

호교적 대화 (17) 사도신경에 대하여 (1)

 

 

천주교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에 젖어 있는 타 종교인들과의 대화를 위하여 가상 대화 형식으로 꾸몄으며, 주로 서한규의 “가톨릭교회!와 개신교?”(서울, 게쎄마니, 2012)를 참고하였다.

 

비신자 : 개신교에도 사도신경이 있나요?

 

천주교인 : 예, 개신교도 예배 때에 사도신경을 외웁니다.

 

비신자 : 개신교는 어떤 사도신경을 외우나요?

 

천주교인 : 개신교 사도신경은 로마 가톨릭교회(천주교)가 6~7세기경에 완성한 라틴어 원본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비신자 : 그런데 개신교 사도신경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천주교인 : 한국 개신교 사도신경은 몇 부분에 있어서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요. 참고로 영어 사도신경은 라틴어 원문을 그대로 번역한 사도신경이라서 문제가 없어요.

 

비신자 : 우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천주교인 : 원문을 참고해야 할 것 같아요. 라틴어로는 “passus sub Pontius Pilato”이고, 영어로는 “suffered under Pontius Pilate”인데, 이를 한국 개신교에서는 ‘본시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로 번역하고 있어요. 라틴어의 sub이나 영어의 under는 누가 보더라도 ‘~에게’로 번역되지 않지요. ‘아래’라고 번역해야 해요. 한국 천주교에서는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에서’라고 옳게 번역했어요. 예수님께서 본시오 빌라도에게 직접 고난을 받으신 것이 아니고, 본시오 빌라도가 총독으로 통치 중에 유대 지도자들로 인해서 고난을 받으셨지요. 빌라도는 오히려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를 찾지 못하고 풀어주려고 했어요.

 

비신자 : 또 다른 부분은 어디인가요?

 

천주교인 : 라틴어 원문에 “descendit ad inferos”, 영어 원문에 “he descended into hell”로 나오는 부분을 한국 개신교는 ‘장사한 지’라고 번역하고 있어요. 라틴어 inferi는 저승, 지옥, 고성소(연옥) 등으로 번역되고, 영어의 hell은 지옥으로 번역되는데, 예수님이 지옥에 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니, inferi가 의미하는 저승이나 고성소로 보는 것이 맞지요. 그래서 한국천주교는 ‘저승에 가시어’로 번역하고 있어요.

 

비신자 : 개신교는 왜 ‘저승’을 빼고, ‘장사한 지’로 했을까요?

 

천주교인 : ‘믿는 자는 무조건 구원된다.’라고 하면서 천국과 지옥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한국 개신교에서 이 부분을 ‘장사한 지’라고 번역한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지요. 연옥을 인정하게 되면 개신교에서는 자신들의 주장에 맞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리스도교에서는 ‘악한 자에게 영원한 형벌을 주는 곳’ 즉 지옥이란 의미로 ‘게헨나’라는 단어를 사용해요. 참고로 유대교에서는 ‘셔올’을 ‘악인은 물론 의인들도 죽어서 가는 곳’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인다고 해요(참고, 서한규, 145쪽). [2024년 5월 5일(나해)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청주주보 3면]

 

 

호교적 대화 (18) 사도신경에 대하여 (2)

 

 

비신자 : 만일 내가 지금 죽는다면 지옥에 갈 만한 잘못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천당에 갈 만큼 깨끗하지도 못한 것 같아요. 자기 탓 없이 죽은 청소년들도 천당에 못 간다면 억울할 것 같아요. 그래서 연옥이 필요할 것 같네요. 성경에 연옥에 대한 표현이 있나요?

 

천주교인 : 예수님께서 예로 든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에도 나오지요.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루카 16,23). 베드로로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감옥에 있는 영들에게도 가시어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1베드 3,19). 사도행전에도 있습니다. “당신께서 제 영혼을 저승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의 거룩한 이에게 죽음의 나라를 아니 보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사도 2,27).

 

비신자 : 구약성경에는 저승(연옥)을 뜻하는 표현이 있나요?

 

천주교인 : 대표적인 구절이 마카베오 2서 12장 38∼45절입니다. “...... 그러므로 그가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를 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 구절은 죽은 후, 죄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 영혼이 천국에 가기 이전에 머무르는 장소나 상태가 있음을 분명히 가리키고 있어요. 이는 지상에서의 기도로 정화중에 있는 영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지요.

 

비신자 :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천국 문을 여셨다면 아브라함 같은 구약의 성조들은 어디 있었나요?

 

천주교인 : 개신교에서는 예수님 이전의 구약시대 성조들이 천국에 간 것은 아니라고 해요. 그러면 지옥에 간 것도 아닌데, 어디로 갔나요? 갈 곳이 없잖아요. 개신교에서는 명확한 답변이 없어요.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저승에 가셔서 말씀을 선포하셨다고 하는데(1베드 3, 19), 그러면 저승이 없는 개신교에서는 예수님이 지옥에 가셔서 복음을 선포했다고 해야 하나요? 개신교에서는 예수님께서 저승에 가시어 말씀을 선포하신 사실을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요. 천주교에서는 이 부분을 고성소(저승)라는 개념으로 해결하지요. 개신교에서는 천국과 지옥만을 주장하기에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 나오게 되지요.

 

비신자 : 사도들과 교부들도 연옥에 대해 말씀하셨나요?

 

천주교인 : 넘쳐나지요. ‘먼저 간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의 카다콤바 비문들이 많아요. 1세기의 많은 전례문에 ‘죽은 자를 위한 기도문’이 있는데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어요. 교부들의 글들에 죽은 영혼들을 위한 기도들이 넘쳐나고 있어요(참고, 서한규, 866∼892쪽). [2024년 6월 16일(나해) 연중 제11주일 청주주보 3면]

 


호교적 대화 (19) 사도신경에 대하여 (3)

 

 

비신자 : 사도신경에서 또 차이가 나는 곳이 어딘가요?

 

천주교인 : 우선 라틴어를 봅시다. “Credo in sanctam Ecclesiam catholicam.” 다음 영어를 봅시다. “I believe in the holy catholic church.” 개신교에서는 이것을 ‘거룩한 공회를 믿사오며’로 번역합니다. 천주교에서는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를 믿으며’로 번역합니다. ‘거룩한 가톨릭 교회’라고 번역해도 됩니다.

 

비신자 : ‘공회’와 ‘보편된 교회’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군요?

 

천주교인 : 개신교 신자들에게 ‘공회’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면 무슨 뜻인지 잘 몰라요. 많은 개신교인들은 공회를 ‘공적 논의 모임’이나 ‘산헤드린’ 등, 그야말로 뜻조차 애매모호한 단어 때문에 무지 속에서 그 의미도 모르고 앵무새처럼 사도신경을 외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요. 심지어는 니체아 공의회 같은 공의회(公議會)를 공회로 아는 이들도 있어요.

 

비신자 :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천주교인 : 개신교 낱말 큰사전(한국문서선교회, 그랜드 기독교 낱말 큰 사전, 1999)에 보면 ‘공회’는 공교회를 의미한다고 하며, ‘공교회’란 “세계의 지평에서 봉사하는 모든 교회, 세상과 구별된 우주적 보편 교회, 인종과 계급, 국가, 사상 등에 상관없이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천주교 신자가 들으면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보편된 교회’라고 할 수 있어요.

 

비신자 : 원문에서 ‘catholic’이라는 표현이 그 뜻인가요?

 

천주교인 : 바로 맞아요. 결국 개신교가 사용하는 ‘공회’는 ‘가톨릭교회’를 의미해요. 라틴어 원문이나 영어 원문에서도 ‘catholic’이라는 표현이 다 들어가 있지요. 그래서 원문대로 하면 ‘거룩한 가톨릭교회를 믿으며’라고 해야 해요.

 

비신자 : 결국은 개신교도 가톨릭교회(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상한 논리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요?

 

천주교인 : 이런 사실을 아는 극소수 개신교인들은 천주교와 사도신경의 가톨릭교회는 다른 것이라고 애써 주장할지 모르지요.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불편한 심경이 있을 것이에요. 개신교에서 ‘거룩한 가톨릭(보편된) 교회’라고 쓸 수가 없어서 ‘거룩한 공회’라고 쓴 것은 불편한 자구책으로 보입니다. Catholic(가톨릭)이라는 단어를 바꿀 수도 없고, 그렇게 고백하는 순간, 가톨릭에서 뛰쳐나간 개신교의 정체성이 문제가 되고, 정신적으로 공황 상태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니까요.

 

비신자 : 학문적으로는 더욱 혼란스럽겠네요?

 

천주교인 : 개신교 학자들은 논문에서 ‘가톨릭교회’라고 표현할 수 없어서 ‘ecclesia catholica’라고 쓰고 있다고 해요. [2024년 7월 14일(나해) 연중 제15주일 청주주보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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