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란 교리교사의 교리, 궁금한 건 못 참지] (4) 앉아서 미사하면 안 되나요
미사 중 앉고 서고 꿇는 모든 행동에 의미가 주일학교 학생 미사에 참여하다 보면 종종 앉아서 조는 학생을 보게 됩니다. 물론 어린 학생들이 미사 전례 안에서 기도와 마음을 온전히 봉헌하기란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조는 모습까지도 흐뭇하게 보실 주님을 생각하며 옆에서 지켜봅니다. 하지만 성찬 전례 때에는 깨어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일어서게 합니다. 그랬더니 “앉아서 미사에 참여하면 안 되나요?”라고 묻습니다. 맞습니다. 앉아서 미사에 참여하면 편하고 좋겠지요. 하지만 미사 전례에서 행해지는 자세도 하나하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부터 미사 전례 안에서 행해지는 자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사 전례에서 행해지는 자세의 의미 ▶ 서는 자세 : 환영·기쁨·존경·실천·기도의 자세입니다. 사제 입당에서 본 기도까지, 복음 들을 때, 신앙고백 때, 신자들의 기도 때, 감사송에서 거룩하다고 할 때, 주님의 기도 바칠 때, 파견 때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 손을 모으는 자세 : 하느님 앞에서 경건함과 하느님께 대한 애원,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표현하는 자세입니다. ▶ 팔을 벌리는 자세 : 구약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장엄 기도 자세에 해당합니다. 손을 위로하는 것은 우리 ‘신앙의 표시’이며, 양손을 마주하게 하는 것은 ‘애덕의 표시’입니다. 들었던 손을 다시 합장하는 것은 ‘하느님 안의 일치’를 나타냅니다. ▶ 허리를 굽히는 자세 :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마음을 간절히 나타내는 모습입니다. 성전에 들어와 제대를 향해 허리를 굽히고, 제대 앞을 지나갈 때에도 인사하듯 굽힐 때 해당합니다. 그런데 영성체 때 성체를 모신 뒤에는 허리 굽혀 인사하지 않습니다. 이미 내 몸 안에 예수님이 모셔져 있기 때문입니다. ▶ 앉는 자세 : 미사 때 앉는 것은 우리가 배우는 제자로서 행하는 기본자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마리아를 따라 초대 교회 신자들도 앉아서 교훈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복음을 제외한 성경 독서·강론·봉헌 성가·성체 성가를 부를 때 올바른 자세로 앉아있다는 것은 바른 몸가짐을 나타내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가 정성이 담긴 기대와 주의력을 갖고 주님 말씀을 듣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 입맞춤의 자세 : 경의를 표하거나 사랑과 평화를 나누기 위해 입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경 기록에서 얼굴과 손·입 등에 입을 맞추는 것은 혈연·우애·사랑·환영·존경·복종 등을 상징합니다. 물건에 입 맞추는 행위는 속죄·회개·기원·경건의 의식으로 신전의 문지방·제단에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에서는 미사 시작과 끝에 사제가 제단에 입을 맞춥니다. 사제가 복음을 낭독한 뒤에는 복음서에 입을 맞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존경과 복종의 의미를 지닙니다. ▶ 무릎 꿇는 자세 : 존경과 통회의 자세입니다. 성체가 모셔져 있는 감실을 지나갈 때, 성체 축성 및 성체 현시 때, 그리고 거양 성체시 우리는 무릎을 꿇어 성체에 대한 합당한 존경을 표합니다. 특히 사순 시기 참회 전례에서 무릎 꿇는 것은 통회의 표현으로,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약함과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처럼 미사 전례 안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모습의 자세는 전례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사 때 앉아서만 참여하면 안 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6월 2일, 박모란 클라라(인천교구 박촌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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