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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11: 믿음의 순종과 신앙의 특성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21 조회수25 추천수0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11) 믿음의 순종과 신앙의 특성

 

 

사제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 열심한 청년 가운데 하나가 쓰던 용어 하나가 참 어색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자신의 과거 청년회 활동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성당 생활’이라는 표현을 쓰곤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표현입니다. 회사에서의 일들은 회사 생활이라 하니 성당에서의 일들을 성당 생활이라고 하는 건 언뜻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좀 더 넓은 의미로 종교 생활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들은 거의 항상 ‘신앙생활’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몇 주에 걸쳐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알려 주시고 늘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내용들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늘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는 그 표현대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로마서에 나오는 표현으로 정리하면 ‘믿음의 순종’(로마 1,5;16,26)이라고 하는 “신앙으로써 온전히 자신의 지성과 의지를 하느님께 복종”(가톨릭 교회 교리서, 143항)시키는 응답을 해야 합니다. 믿음의 순종은 자신이 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자유로이 순종하는 것이며, 성경은 아브라함을 그 모범으로 제시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44항). 그리고 교회는 이를 가장 완전히 실현하신 분으로 마리아를 공경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49항).

 

일상에서도 ‘나는 누군가를 믿는다, 신뢰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상대의 어떤 점, 어떤 말들을 믿고 따르는 경우야 꽤 있겠지만 그 상대방 자체를 무조건적이며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간혹 있더라도 자유로운 사랑의 관계보단 가스라이팅에 의해 만들어진 것과 같은 잘못된 관계가 더 많을 겁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절대적으로 옳은 분이시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시는 분이시기에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서는 인간들 사이에서와는 다른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믿음의 순종은 하느님께 나 자신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 절대적으로 그분을 믿는 것, 그래서 그분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응답인 ‘신앙’의 여러 특성을 제시합니다. 지면 관계상 오늘은 아주 간단하게만 정리하려고 합니다. 먼저 신앙은 은총입니다. 신앙은 인간이 하느님께 응답하는 참으로 인간적 행위임이 분명하나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풀어 주셔야 가능한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53~154항).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모든 계시 진리를 믿는 것이기에 우리의 지성적 작용을 넘어서는 신비의 영역이 당연히 존재하나, 신앙은 우리의 이해를 요구하며(가톨릭 교회 교리서, 158항) 이를 위한 다양한 학문적 방법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이성과 신앙은 대립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더 깊은 이해는 더 불타는 믿음을 불러일으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58항). 신앙은 당연히 억지로 강요당해서는 안 되며 인간의 자유로운 행위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60항). 다만 신앙은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며 우리 구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에 우리는 끝까지 이 신앙을 간직하기 위해 하느님의 말씀으로 신앙을 키우고 주님께 늘 은총을 청해야겠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61~162항).

 

QR코드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이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교리서 86~95쪽, 142~165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2024년 6월 16일(나해) 연중 제11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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