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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14: 신학과 경륜(經綸) - 내재적 삼위일체와 구원경륜적 삼위일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10 조회수42 추천수0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14) 신학과 경륜(經綸) - 내재적 삼위일체와 구원경륜적 삼위일체

 

 

제목을 보고 신부님들이나 신학 공부를 하셨던 분들이라면 ‘아, 저거 삼위일체 배울 때 참 많이 들었던 용어지’라는 생각이 드셨을 겁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살짝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 분들도 있으시겠죠. 다른 교우분들은 ‘삼위일체만 이야기해도 어려운데 내재적이니 구원경륜(경륜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세상을 다스림, 또는 그런 능력입니다)적이니 하는 말은 또 뭔데 붙어서 더 어렵게 만드나’ 하시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내재적, 구원경륜적이라는 것은 삼위일체 신비에 접근하고 그것을 설명해 온 두 가지 방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나의 실체이면서 동시에 세 위격이시다”와 같이 하느님 안에 존재하는 신비에 대한 신학적 설명이 내재적 삼위일체이고, 성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성자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우리를 위하여 죽음을 당하시고 부활하시고 이후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내려오셨다는 사실과 같이 인간이 역사 안에서 체험한 하느님의 업적에 대한 설명이 구원경륜적 삼위일체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물을 예로 들어볼까 합니다. 인간은 흐르는 강, 내리는 비처럼 일상 안에서 마주하는 물을 체험합니다. 목이 마르고 물을 마시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알며 생명에 필수적이라는 것도 알고, 더러운 것을 씻어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압니다. 물에 대한 경험이 쌓이며 물에 대한 지식도 늘어갑니다. 물 자체에 대해 연구도 하기 시작합니다. 온도 변화에 따라 물의 상태가 변한다는 것도 알고 수소와 산소가 결합되어 있다는 물의 분자 구조 같은 것도 알며 물이라는 것에 대해 학문적으로 많은 것들을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

 

하느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시작해 그리스도인들은 역사 안에서 하느님을 삼위의 하느님으로, 그러면서도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으로 만났습니다. 하지만 유일하신데 세 분으로 체험된 이 문제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정리할 수 있는 진리가 아니기에 다양한 생각들이 나타나고 그 과정에서 잘못된 이해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초기 교회는 이 과정에서 오류를 바로잡고 잘못된 이해에서 나온 이단이 교회를 분열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개념들을 활용하여 올바른 진리를 분명하게 설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믿을 교리로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내재적 삼위일체에 해당하는 어려운 신학적 설명을 들으며 ‘이런 건 난 모르겠으니 그냥 믿으면 되고 신학 하시는 분들이나 알아서 하시겠지’란 마음을 먹는 분들도 많으실 줄 압니다. 신학자들 가운데에서도 우리 삶에 잘 와닿지 않는 학문적인 설명보다 우리의 구체적 삶 안에서 발견되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내재적 삼위일체와 구원경륜적 삼위일체는 분리되어선 안 되며 사실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신학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적인 생명의 신비를, 경륜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계시하시고 당신의 생명을 주시는 모든 업적을 가리킨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하느님의 업적은 우리에게 당신 자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려주며,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신비가 그분의 업적에 대한 이해를 밝혀준다고 설명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6항).

 

QR코드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이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삼위일체 신비를 다루는 기간 동안에는 교리서 120~133쪽, 232~267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2024년 7월 7일(나해) 연중 제14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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