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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20: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 내셨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20 조회수48 추천수0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20)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 내셨다

 

 

신학교에 갓 입학하여 라틴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던 시절, 괜히 라틴어를 쓰면 있어 보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애초에 신학 수업에서 주요 용어들은 라틴어를 그대로 쓰는 경우도 많아 이런저런 표현들을 입에 달고 살던 기억이 납니다. 그중 하나가 Imago Dei(발음은 ‘이마고 데이’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성입니다. 창세기 1장에 나오는 대로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창세기 1장이 전하는 6일간의 천지창조에서 절정은 단연 인간의 창조입니다. 다른 피조물들과 다르게 인간은 무려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존재이고, 다른 모든 피조물들을 지배하고 다스릴 사명을 받았으며 하느님과 소통하며 그분과의 친교에 참여하도록 초대되었습니다.

 

인간이 왜 존엄한가? 인간은 왜 다른 어떤 이유 없이 그 자체로 소중하며 절대로 다른 무언가의 도구나 수단이 될 수 없는가? 인간 존엄성의 근거를 교회는 바로 이 ‘하느님의 모상성’에서 찾습니다.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오직 인간만이 “창조주를 알아 사랑할 수 있으며”(사목헌장, 12항), “이 지상에서 그 자체를 위하여 하느님께서 원하신 유일한 피조물”(사목헌장, 24항)이고, 오직 인간만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56항). 조금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이와 관련한 중요한 표현으로 “인간은 단순히 ‘어떤 것’이 아니라 ‘어떤 인격’이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57항)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 하나하나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존엄한 인격으로 다른 무언가를 위한 도구나 다른 누군가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어떤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각자가 고유한 나로서 자유를 누리며 그 자체로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에 대한 많은 것들이 데이터들의 집합, 알고리즘으로 충분히 제작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것이 되고, 시험관 아기나 배아 복제와 같이 인간 생명을 제한적으로나마 조작할 수 있는 시대 속에서 인간이 정말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의 결과로 심각한 기후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오늘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며, 인간은 공동의 집 지구 안에서 다른 모든 피조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다른 피조물들과 인간을 동등하게 바라보며 인간을 단순히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는 것은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인간을 위하여 창조하셨으며, 오직 인간만이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 창조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느님께서 원하시어 창조하신 존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위하여 모든 피조물을 만드셨음은 물론이고 당신의 아드님마저도 내어주신 분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58항 참조). 물론 이 때문에 인간 스스로 자신을 드높은 존재로 들어 높이며 무엇이든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은 하느님처럼 되고자 했던 아담이나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과 같은 어리석은 죄악으로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지배하고 다스린다는 것의 의미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삶으로 보여주신 바와 같이 가장 낮은 자, 섬기는 자가 되어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으로 함께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QR코드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이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교리서 164~166쪽, 355~361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2024년 8월 18일(나해) 연중 제20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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