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21)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지어 내셨다 과거에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던 말들이었으나 오늘날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성숙해지며 사용하지 말아야 할 말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 속에서 “남자답다”, “여성스럽다”와 같이 칭찬의 의미로 주로 사용되었던 말조차도 성역할을 고정시킨다며 사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저 역시도 괜한 오해를 살까 조심스러워진 표현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성별만을 이유로 차별이 발생하거나 사회적 역할이 고정되어선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약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먼저 선택하는 것이 가톨릭 사회교리의 원칙인 만큼 특정 성별이 약자가 되는 상황에서 그들의 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편에 서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각 성별의 고유한 특성마저 부정하려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 질서와는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지어내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각각 남자와 여자라고 하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도록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부여해 주신 각 성별의 특성대로 남자가 남자답게 되는 것 또는 여자가 여자답게 되는 것은 하느님께서 원하신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69항).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서로 다른 차이를 지닌 둘로 인간을 함께 창조하시며 이들이 ‘서로를 위한 존재’가 되기를 원하셨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71항).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아 그의 일을 거들 짝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하와를 창조하신 창세기 2장의 내용은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서로를 위한 존재’로 창조하셨음을 알려 줍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이들을 혼인으로 맺어주시어 둘이 아닌 한 몸으로 살아가며 인간 생명을 전달할 수 있게 하시고 이를 통해 당신의 창조에 동참하도록 하셨습니다. 한 몸으로의 결합은 하느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반쪽’이나 ‘불완전’한 존재로 만드셨기에 하나로 결합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자 온전한 한 인간으로 서로 일치하는 가운데 각기 다른 모습들 안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부족한 것들을 서로 채워가도록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한 몸이 되도록 맺어주심에 따라 서로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게 되는 부부에게 성별에 따른 차이는 남녀 간 대립이나 어느 한 쪽으로의 예속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알맞게 협력하기 위한 바탕이 됩니다. “사람은 오직 ‘누군가와 함께’ 존재할 때,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존재할 때만 인격의 본질을 더욱 심오하고 완전하게 실현”(교황 요한 바오로 2세, 1980년 1월 9일 수요 교리)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완전한 인간의 모범을 참 인간으로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에게서 찾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완성된 인간의 모습은 다른 이들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한 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한 몸이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부부 관계 안에서 이를 실현해 나갈 수 있습니다. QR코드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이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교리서 169~170쪽, 369~373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또한 가정생명위원회에서 출간한 혼인교리서 제2장을 함께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2024년 8월 25일(나해) 연중 제21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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