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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주 읽는 단편 교리: 말씀 전례(Liturgia Verbi)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04 조회수37 추천수0

[매주 읽는 단편 교리] 말씀 전례 (Liturgia Verbi)

 

 

미사는 ‘시작 예식’을 마치고 ‘말씀 전례’에 이르러 본 예식에 들어갑니다. 말씀 전례의 옛 명칭은 ‘예비미사’ 또는 ‘예비신자 미사’였습니다. 예비미사라는 말은 미사의 본(本) 부분으로 간주되던 ‘봉헌미사’를 준비하는 단계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예비신자 미사라는 말은 과거 세례받지 않은 이들의 경우 말씀 전례까지만 참석하였고, 성찬 전례는 세례받은 신자들만 참석할 수 있었기에 붙은 용어입니다. 그래서 봉헌미사를 ‘신자미사’라고도 불렀습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는 「전례헌장」(특히 56항)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서 말씀 전례의 명칭과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말씀 전례라는 명칭은 대부분 말씀으로 이뤄진 전례의 특징을 잘 반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말씀”은 단지 독서와 복음(강론) 같은 주님의 말씀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화답송, 복음 환호송, 신앙고백 같은 공동체의 노래와 기도도 중요한 말씀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말씀 전례는 하느님의 말씀과 공동체의 말로 구성된 전례입니다.

 

말씀 전례는 하느님께서 한자리에 모인 공동체에 말씀하시고, 공동체는 그 말씀에 화답하는 전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독서와 복음, 그리고 이 말씀에 화답하는 ‘독서들 사이의 노래’, 곧 화답송과 복음 환호송은 말씀 전례의 골격을 이룹니다. 그 뒤에 말씀의 내용을 해설하는 강론이 있고, 말씀 전례를 끝맺는 신앙고백과 보편지향기도가 이어집니다. 말씀 전례의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순서를 보면, 말씀 전례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공동체가 화답하는 ‘대화’ 형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면, 공동체는 화답송으로 응답합니다. 제2독서에서 다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면, 공동체는 복음 환호송으로 응답하면서 복음을 선포하러 오시는 주님을 맞이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통해 말씀하시고 사제가 그 말씀을 강론으로 풀이하면, 공동체는 신앙고백과 보편지향기도로 화답합니다.

 

이러한 대화 형식은 모든 기도나 전례의 이상적인 형태입니다. 전례나 기도는 일방통행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공동체는 듣기만 하거나, 반대로 하느님은 듣기만 하시고 공동체 홀로 말하는 독백 형식은 올바른 기도나 전례가 아닙니다. 말씀 전례는 선포와 화답을 통해 구원을 주시는 주님과 공동체가 만나는 자리이기에 대화 형식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순서와 구조를 생각하면서 말씀 전례를 준비하고 참여한다면, 미사 중에 생생히 재현되는 구원의 잔치를 더 깊이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2024년 9월 1일(나해) 연중 제22주일(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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