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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학: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습니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2 조회수39 추천수0

[가톨릭 신학]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습니다

 

 

‘기억’은 인간의 삶에서 꼭 필요한 인지 과정입니다. 기억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행동을 선택하거나,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기억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심리학에서는 우리의 기억이 정보를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구분’하여 선택적으로 저장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유익한 것들을 우선적으로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관계를 명확하게 정립하기는 쉽지 않지만) 보상이 주어지는 결과에 따라 과거를 기억해 내는 패턴이 달라지는 경향을 보인다고도 합니다.

 

오늘 ‘기억’이라는 주제를 꺼낸 이유는, 루카 복음사가가 묘사하는 것처럼 하느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을 기억하고자 하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는 세례자 요한이 태어난 후 찬미의 노래를 부릅니다. 바로 ‘즈카르야의 노래’(루카 1,68-79)입니다. 즈카르야의 노래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구약의 구원 역사를 요약하는 앞부분(68-75절)과 예수님의 오심으로 완성될 신약의 구원을 이야기하는 뒷부분(76-79절)입니다. 구약의 구원 역사에 관한 구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분께서는 …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 우리 조상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습니다. … 원수들 손에서 구원된 우리가 … 한평생 당신 앞에서 … 당신을 섬기도록 해 주시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원자를 보내시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원수들의 손에서 구해주시고, 그들이 당신의 백성으로서 당신을 섬기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구원의 자비를 보여주셨는데, 그것은 하느님께서 그들과 맺으신 계약을 기억하셨기 때문입니다. 즉, 신앙의 선조인 아브라함, 모세와 맺으신 계약, 이스라엘을 영원히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겠다는 계약(창세 17,2; 탈출 19,5 참조)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구원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을, 구원의 약속을 완성하시기 위해서 우리가 죄를 용서받아 구원되도록 예수님을 보내주신 것이지요.

 

우리를 향한 사랑을 완성하시기 위해 우리와 맺으신 계약을 기억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어떠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기억하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인간적인 차원에서, 나의 삶에 유익한 분 혹은 어떤 보상과 연관된 분으로만 하느님을 기억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떠한 필요에 의해서 선택적으로 하느님을 기억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죄의 용서를 통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이심을 기억하고 그에 응답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올바른 자세입니다.

 

[2024년 9월 22일(나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서울주보 5면, 박진수 사도요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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