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독서와 복음 – 평일 지난주에는 주일에 봉독되는 독서와 복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주는 ‘평일’에 봉독되는 독서와 복음에 대해 살펴봅니다. 우선, 평일 미사의 독서와 복음은 일반적으로 주일과 (대)축일에 들어가지 않은 성경의 나머지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따라서 주일과 축일의 독서와 복음을 보완하는 성격을 지닙니다. 평일 미사에서는 1개의 독서와 1개의 복음이 읽힙니다. 독서는 구약성경과 사도들의 저서 및 묵시록 중에 선택됩니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부활 시기에는 주일처럼 사도행전이 봉독됩니다. 연중 시기의 평일 독서는 2년 주기, 홀수해와 짝수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편,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시기의 평일 독서는 시기의 중요한 특성에 따라 1년 주기로 매해 반복됩니다. 평일 미사의 복음 역시 1년 주기로 매해 반복됩니다. 연중 시기의 평일 미사 복음을 보면, 연중 제1~9주간에는 마르코복음, 제10~21주간은 마태오복음, 제22~34주간은 루카복음이 봉독됩니다. 평일이라도 고유한 특성이 있는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시기에는 그 시기에 맞는 복음이 선택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독서와 복음의 봉독은 항상 “주님의 말씀입니다.”라는 말로 끝납니다. 이는 ‘지금까지 들은 독서와 복음은 바로 주님께서 바로 이 자리에서 들려주시는 말씀입니다.’라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주님께서 이미 예전 과거에 하셨던 말씀이 아니라, 지금 성경을 경청하는 이에게 생생히 들려주시는 살아있는 말씀이라는 뜻입니다. 「미사 경본 총지침」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교회 안에서 성경이 봉독될 때에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며, 말씀 안에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선포하신다”(29항; 전례헌장 7.33항 참조). 한편, 전체 신자가 독서나 복음을 함께 소리내어 봉독하는 공동 독서는 전례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이것은 신자 교육을 위해 효과적일 수 있겠으나, 전례 정신에는 맞지 않습니다. 말씀 전례는 공동체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이에 화답하는 전례라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례의 성격을 무시하고 모두가 함께 봉독한다면, 듣는 사람은 없고 말하는 사람만 있는 독백 형식의 전례가 되어 버립니다. 또한 미사 중에 봉독하는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 말씀인 ‘성경’ 본문이어야 합니다. 성경 이외의 어떠한 책과 글도 성경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성인의 저서이든 공의회 문헌이든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해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책에 불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인 독서와 복음을 성경 이외의 다른 것으로 대치하는 건 불가합니다. [2024년 9월 22일(나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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