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란 교리교사의 교리, 궁금한 건 못 참지] (23) 성모님이 나타나셨어요 - 포르투갈 파티마
산골 마을 세 목동 앞에 나타나신 성모 - 포르투갈 파티마 세 목동 앞에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장면을 묘사한 그림. 1917년 5월 13일 포르투갈 산골 마을 파티마 부근 풀밭에서 목동 세 명이 삼종기도를 바치고 있었습니다. 10살 루치아 그리고 사촌 남매인 9살 프란치스코와 7살 히야친타였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고개를 들자 쾌청한 하늘에서 갑자기 강한 빛이 비쳤습니다. 소나기가 몰아칠까 급히 양 떼를 몰고 돌아가려는데, 더 강한 빛이 또 번쩍거렸습니다. 놀라 걸음을 멈추니 작은 참나무 가지 위 찬란한 광채 가운데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여인은 아이들을 향해 자애롭게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여인은 눈처럼 흰옷을 발만 보이도록 길게 덮은 채 두 손을 포갠 모습이었습니다. 얼굴은 거룩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지만, 근심하는 빛이 보였습니다. “너희에게 이제부터 6개월 동안 매달 13일 이 시간 여기로 오라고 말하러 왔다. 10월 13일에 내가 누구인지, 내 뜻이 무엇인지 말하겠다.” 여인은 이어 “자신을 봉헌하며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고, 고통을 기꺼이 견디면서 매일 묵주 기도를 하라”고 말한 뒤 사라졌습니다. 목동들은 마을로 돌아가 사실을 전했지만, 부모도 본당 신부도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여인인 성모 마리아와 약속한 대로 6월 13일 그곳에 가기로 했습니다. 호기심에 따라간 이도 60명 정도였습니다. 성모님이 또 나타나셨습니다. 루치아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묵주 기도를 바치라”고 답하셨습니다. 또 신비가 끝난 다음 구원을 비는 기도를 바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7월 13일 군중은 5000명으로 늘었습니다. 성모님은 “인류를 힘들게 한 지루한 전쟁(제1차 세계대전)을 빨리 끝내기 위해 묵주 기도를 바쳐라. 성모의 전달에 의해서만 이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하신 뒤 사라지셨습니다. 8월 13일에는 1만 80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정작 세 목동은 지방 행정관에게 체포·구금돼 가지 못했습니다. 행정관은 “성모님 발현은 조작된 거짓”이라는 자백을 받아내려 했지만 실패하고 3일 만에 아이들을 풀어줬습니다. 그리고 6일 뒤인 19일 목동들이 발리노스라는 다른 골짜기에 있을 때 성모님이 나타나 말씀하셨습니다.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여라. 기도해주는 사람이 없어 많은 영혼이 지옥에 떨어진다.” 루치아가 “성모님이 발현하신 참나무 주위에 사람들이 갖다놓은 돈과 물건은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자 “묵주 기도의 성모 축일 때와 성당 건축에 쓰도록 해라”라고 답하셨습니다. 9월 13일 3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교구 부주교도 비밀리에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눈송이 같은 꽃비가 내리면서 발현하신 성모님은 또 10월 13일 아기 예수님·요셉 성인과 함께 오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10월 13일 정말 태양 오른쪽에 성모님, 왼쪽에는 성 요셉이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셨습니다. 두 분은 붉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이어 고통의 성모와 성의를 든 가르멜 성모의 모습이 잇달아 나타났습니다. 성모님은 “나는 묵주 기도의 모후다. 하느님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지 말고 묵주 기도를 하여라. 그분은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받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파티마의 기적은 세 어린이뿐 아니라 많은 군중이 6개월 동안 목격한 일이었습니다. 교회는 여러 각도로 엄중히 조사한 후에야 기적임을 확인해 발표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10월 30일 포르투갈 리스본총대교구 주교좌 대성당에서 전국 모든 주교와 정부 요인이 참여한 가운데 온 세계와 러시아를 성모 마리아께 봉헌하는 장엄한 예식이 거행됐습니다. 루치아는 훗날 가르멜 수녀회에 입회했으며, 관할 주교 명령에 따라 성모 발현과 천사 발현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10월 27일, 박모란 클라라(인천교구 박촌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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