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자선 주일 오늘 대림 제3주일은 자선 주일입니다. 이날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웃에게 깊은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도록 한국천주교회가 특별히 정한 날입니다.
‘자선’은 히브리어로 ‘구제하다’라는 뜻의 [나탄]인데, 이는 없는 이에게 대가 없이 필요한 걸 주는 일을 의미합니다. 구약성경에서는 동족에 관한 규정이나 가난한 이에 대한 도리를 언급할 때 사용됩니다(레위 25,35-38 참조). 또한 그리스어로는 ‘동정’을 뜻하는 [엘레에모쉬네]로, 자비로운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일을 가리킵니다(마태 6,1-4; 루카 11,41 참조).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984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고통받는 이들에게 자선을 실천하도록 권고하기 위해 대림 제3주일을 자선 주일로 정하였습니다. 대림 시기가 가난하고 힘없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기간이라는 점에서, 신자들이 주님을 가장 합당하게 맞이하는 방법은 실질적인 자선을 베푸는 거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선 주일을 통해 모금된 특별 헌금은 교구별로 여러 어려운 상황에 있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사용됩니다. 어떤 이는 자선을 단지 물질적 시혜를 베푸는 일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선의 진정한 의미는 ‘착한 사마리아인’(루카 10,29-37 참조)처럼 온 마음을 다해 고통받는 이들을 진정으로 위해주며 돕는 것입니다. 우리는 고통받는 이들 안에서 주님을 알아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고통받는 이들과 동일시하시며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마태 25,40)이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한편, 자신과 가족을 위해 재화를 사용한 다음에야 비로소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렙톤 두 닢을 봉헌한 가난한 과부’(마르 12,41-44 참조)처럼 자신도 충분치 않은 가운데 내놓는 희생이야말로 참된 자선이 됩니다. 사도 바오로 역시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2코린 9,7)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매해 자선 주일에 담화문을 발표합니다. 올해는 마흔한 번째로서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3,11)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였습니다. 기쁨과 희망의 소식을 들은 대림 제3주일, 우리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12월 15일(다해)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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