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란 교리교사의 교리, 궁금한 건 못 참지] (30) 죄(罪)란 무엇인가요
하느님과 멀어지게 만드는 모든 것이 죄 - 렘브란트 작 ‘돌아온 탕자’, 1669년, 캔버스에 유채, 러시아 뻬제르부르크 에르메타쥬미술관. 첫영성체 교리 중 ‘고해성사’에 대해 알려주니 한 학생이 묻습니다. “선생님, 죄를 지으면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죄란 무엇인가요?” 그리스도교에서 죄는 ‘하느님께서 만든 질서를 깨뜨리는 것’을 말합니다. 죄는 하느님 그리고 이웃들과 멀어지게 만드는 모든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선(善)과 사랑에 머물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모든 죄는 나쁜 결과를 가져옵니다. 죄로 인해 우리 안에 있는 무언가가 상처를 입게 됩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물론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도 나빠집니다.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는다”(야고 1,15)는 말씀처럼 죄인의 생각은 행동으로 옮겨집니다. 죄는 행동으로 드러날 때 죄질의 고유한 특성을 보입니다. 이 때문에 죄의 유형은 죄가 어떤 행동으로 그 모습을 나타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죄의 다양성은 그 행위의 성격에 의해 규정되는 것입니다. 죄는 어떻게 구분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원죄 - 인간이 처음 범한 죄를 뜻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지은 죄입니다. 인류 대표가 죄를 지었으니 그 후손인 우리도 모두 그 벌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죄의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을 원죄라고 합니다. ▶ 본죄 - 죄를 짓는다는 것은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면서도 나쁜 일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자신의 자유의지로 지은 죄를 본죄라고 합니다. 본죄는 다시 대죄와 소죄로 구분합니다. 1. 대죄 -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하느님을 배반하고 떠남으로 영원한 죽음에 이르는 죄(십계명을 지키지 않는 것) 성경에서 말하는 죄 :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 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등 이런 것을 저지르는 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할 것입니다.(갈라 5,20-21) - 교회에서 대죄로 규정한 죄 : 초대 교회 때부터 살인·간음·배교·우상 숭배는 4대 대죄로 다스려 왔습니다. -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인정하는 극악한 죄 : 살인, 강간 등입니다. → 반드시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2. 소죄 - 하느님과의 우정에 장애를 주거나 교란을 시키지만, 그 관계를 완전히 파괴하지는 않습니다. 소죄는 진정한 참회와 선행을 통해 사해질 수 있으며 고해성사에 임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를 죄로 이끄는 것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칠죄종(七罪宗) : 다른 죄의 근원이 되는 7가지 ① 교만 : 명예·우월 등에 대한 무질서한 욕망으로 겸손의 덕에 반대됩니다. ② 인색 : 재물에 대한 무질서한 욕구로 정의에 반대됩니다. ③ 음욕 : 육체적인 쾌락에 대한 무질서한 욕구로, 대부분 합법적인 혼인 이외의 성적인 쾌락이기 때문에 대죄가 됩니다. ④ 탐욕(탐식) : 음식에 대한 무질서한 욕구로 절제의 덕에 반대됩니다. ⑤ 시기(질투) : 다른 사람의 선에 대한 비난으로 표현됩니다. 다른 사람의 선을 마치 자기의 악처럼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선이 자기 품위를 격하시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기는 원칙적으로 대죄에 해당합니다. ⑥ 분노 : 보복하고자 하는 무질서한 욕망에서 나오는 것으로, 자기에게 반대하는 것을 없애버리려는 그릇된 욕망입니다. ⑦ 나태 : 어려운 일을 싫어하고 피하며, 본분상 해야 할 일도 하지 않은 게으름입니다. 일반적으로 소죄에 해당합니다. →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유혹입니다. 유혹을 견뎌내는 것은 아주 훌륭한 일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12월 15일, 박모란 클라라(인천교구 박촌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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