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38) 교회의 상징과 신비 ② 하느님의 백성, 성령의 성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성당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방송 미사를 ‘보며’ 신앙생활을 해 나가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편함을 추구하는 신앙의 행태일 수도 있지만 본당 공동체 안에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자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갈등을 피해 나 혼자만의 신앙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서로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거나 구원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백성을 이루어 당신을 알고 당신을 섬기도록 하셨다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781항). 지난 2주간에 걸친 교회에 대한 교리를 말씀드리며 무엇보다도 먼저 교회를 하느님 백성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뽑으셨고 우리는 바로 그렇게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는, 곧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과 세례로 우리는 하느님 백성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된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완성이라는 분명한 목적 아래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그 법으로 지니고 이 세상 안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782항). 우리는 그렇게 하느님 백성으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성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하셨던 모든 사명에 함께 하는 이들이 되었습니다. 곧 하느님을 경배하고 섬기는 사제이며,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예언자이며, 모든 이의 종이 되시어 섬김으로써 오히려 왕이 되신 예수님의 직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과 더불어 중요한 교회의 모습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성령의 성전(하느님의 집)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사랑의 끈으로 세 위격이 사랑의 일치를 이루게 하시는 성령께서는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서도 모든 지체가, 곧 하느님 백성 모두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하나가 되도록 일치시키십니다. 이렇게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 계시며, 성령께서는 교회를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2코린 6,16)으로 만드십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797항). 교회 안에 활동하시는 성령께서는 하느님 백성의 신앙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시며,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교회의 지체들을 완전한 사람으로 키우시며 교회가 신비로운 공동체가 되게 하십니다. 이러한 성령의 활동에는 하느님의 말씀, 세례를 비롯한 성사들, 선을 행하게 하는 덕행, 그리고 여러 가지 특별한 은사들이 있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798항). 치유의 은사, 신령한 언어를 말하는 은사 등 성경은 여러 가지 성령의 은사에 관하여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은사는 특별한 것이든 혹은 단순하고 보잘것없는 것이든 교회의 건설과 인류의 선익과 세상의 필요를 위해 주어지는 것이며,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은사가 사랑에 따라 행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800항). 다시 말해 은사가 참으로 성령께서 주시는 선물임을 분명히 확인하고 그것이 진정으로 우리 교회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도록 식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은사를 받은 이들은 교회 목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그들에게 불순종해서는 안 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801항). 교회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께 분명하게 일치하여 교회 공동체의 선익을 위하여 봉사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은사이기에 참으로 성령께로부터 오는 은총으로 은사를 받은 이라면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 갈 책임을 부여받은 목자들의 인도를 따르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지상에 존재하는 가시적인 공동체이면서 동시에 신비로운 공동체인 교회 안에서 그 생명의 원리로 활동하시며 각 지체들의 다양성 안에서 이루는 일치의 근원, 교회 안에 존재하는 풍요로운 선물과 은사들의 근원이십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809항). QR코드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이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 분량은 교리서 322~344쪽, 753~810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2024년 12월 22일(다해) 대림 제4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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