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믿음 · 희망 · 사랑 : 희망의 촛불 밝히기 (4) 성장 편 희망의 희년,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해를 보내는 지금, ‘희망’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오늘은 희망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희망의 대상을 쉽게 말해 은총(恩寵)이라 부릅니다. 은총의 은(恩)은 ‘은혜’라는 뜻이고, 총(寵)은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이 뜻대로라면 은총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공짜 선물입니다. 그런데 이 은총에는 ‘창조된 은총’이 있고, ‘창조되지 않은 은총’이 있습니다. ‘창조된 은총’이란 성당에 다니면서 받는 모든 것들을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평화를 얻고, 어떤 사람은 행복을 얻고, 어떤 사람은 도움을 받고, 어떤 사람은 능력을 받습니다. 즉,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 베풀어진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창조되지 않은 은총’은 하느님의 존재 자체, 즉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스스로 통교하시는 아버지, 아들, 성령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유념할 점은, 창조된 은총에서 창조되지 않은 은총으로 껑충 뛰어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차곡차곡 올라가야 하는 것이지요. 궁극적으로 하늘에 있는 ‘창조되지 않은 은총’을 진짜로 누리는 사람은 땅에 있는 ‘창조된 은총’을 받아 본 사람입니다. 그러니 일단 ‘먹을 것, 마실 것’을 구하고 그다음부터 차원을 높여 가는 것이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창조되지 않은 은총을 누리는 비법은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셨으니(산상 설교, 마태 5,3-12 참조), 이를 통해 일상 속에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로 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에게 희망의 절정은 무엇일까요? 바로 종말 희망으로, 그리스도교에서 종말은 ‘끝장’이 아니라 ‘완성’을 의미합니다. 요한 묵시록은 ‘그날’에 대해 실감 나게 묘사합니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묵시 21,3-4) 과연 이러한 나라는 어디에 있을까요? 물론 죽음 저 너머의 세상이 그런 나라일 것이지만, 그것만이라면 이 세상에서의 삶이 다소 고달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라는 대목에 희망의 단서가 있습니다. 이 말씀은 ‘지금’, ‘이미’ 우리에게 위로가 됩니다.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실 때, 이미 지상에서 저 꿈의 세상이 임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주님을 떠나지만 않는다면 그 나라는 이미 ‘나’와 함께 있습니다. 주님은 항상 ‘나’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시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발 디디고 사는 이 지상의 여정은 언젠가 끝이 날 것입니다. 그리고 여태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세상이 우리 눈앞에 열릴 것입니다. 이것이 그 어떤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희망을 품은 사람은 기다릴 줄 압니다. 하염없이, 기복 없이, 의심 없이 기다릴 줄 압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로마 8,25) [2025년 3월 2일(다해) 연중 제8주일 인천주보 3면, 미래사목연구소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