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믿음 · 희망 · 사랑 : 사랑의 촛불 밝히기 (2) 인물 편 그동안 믿음과 희망을 이야기하며 성경 속 수많은 인물 중 굳건한 ‘믿음’의 인물로 아브라함과 다윗을, 뿌리 깊은 ‘희망’의 아이콘으로는 요셉과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 보았습니다. 오늘은 성경 속 ‘사랑’의 사람들을 찾아볼까요? 사랑의 마음으로 매일 눈물이 마르지 않은 예언자가 있습니다. 바로 예레미야입니다. 그는 우상 숭배에 빠져 하느님을 거스른 백성들에게 닥칠 파국이 안타까워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 내 머리가 물이라면 내 눈이 눈물의 샘이라면 살해된 내 딸 내 백성을 생각하며 밤낮으로 울 수 있으련만!”(예레 8,23) 예레미야는 하도 울어서 눈물이 마를 지경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머리가 물이었으면, 눈이 눈물의 샘이었으면’ 하고 고백했을까요? 후에 주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회복의 말씀을 내려주십니다. “네 울음소리를 그치고 네 눈에서 눈물을 거두어라. 네 노고가 보상을 받아 그들이 원수의 땅에서 돌아올 것이다.”(예레 31,16) 온갖 슬픔과 위로를 다 겪고 난 예레미야는 마침내 슬픔의 노래인 ‘애가’를 씁니다. 그리고 슬퍼하는 자의 마지막 희망을 노래합니다. “주님의 자애는 다함이 없고 그분의 자비는 끝이 없어 아침마다 새롭다네.”(애가 3,22-23) 여리고 섬세하면서도 규모 있고 장중했던 예레미야의 사랑은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 가슴을 울립니다. 사랑의 사람을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일곱 마귀가 들렸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께 치유를 받았습니다.(루카 8,2 참조) 그녀는 예수님께 대한 오롯한 사랑으로 은혜를 갚고 싶었던 걸까요? 그래서 예수님 가시는 곳마다 함께하며 충실한 모습을 보입니다. “왜 그녀에게 나타나셨는가?” 의아해하며 묻는 사람들에게 마리아 막달레나는 답합니다. “나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머리 둘 곳조차 없이’ 고생하며 돌아다니실 때 나는 그곳에 함께 있었지요.(루카 8,2-3 참조)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도 그곳에 있었어요.(마르 15,40 참조) 요셉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리실 때도, 요셉이 예수님을 무덤에 안치할 때도, 안식일 다음 날 이른 새벽에도 나는 다른 여인들과 함께, 빈 무덤 그곳에 가 있었지요. 물론 베드로와 요한이 황망 속에 다시 숙소로 돌아간 후에도 나는 그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답니다.”(요한 20,11 참조) 만약 우리가 하느님이라면, 만약 우리가 예수님이라면, 꼬박 밤새우면서 동이 트기까지 기다렸던 사람에게 나타날까요, 아니면 쿨쿨 자는 사람에게 나타나서 “일어나!” 하면서 깨울까요? 당연히 깨어 기다리는 사람에게 나타날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그 희망은 오늘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려 할 때, 바로 이처럼 하면 된다는 희망입니다. 목마른 사슴처럼 간절하게 또 애타게 예수님을 기다리면, 그분이 우리에게 오십니다. 이 순간에도 예수님은 항상 가장 절박하게 기다리는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가셔서 함께하십니다. [2025년 3월 23일(다해) 사순 제3주일 인천주보 3면, 미래사목연구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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