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고해성사를 볼 때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요? 예식이 따로 있나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에게 화해의 직무를 맡기시어, 그들의 후계자인 주교들과 사제들이 성품성사의 힘으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할 권한을 가진다고 가르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461항 참조) 현재 교회가 사용하는 <고해성사 예식>은 1973년에 반포되었고 한국어 본문은 2019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예식서의 지침 11항은 “고해성사에서 고해자가 직접 하는 부분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38항은 “각 지역의 필요에 맞게 조정하여 지역 예식서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작할 때 십자 성호를 그으며 성호경(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을 외우고,(16항) 지역의 관습이 있다면 죄를 고백하기 전에 먼저 고백기도(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를 바치고,(18항) 사제가 고해자에게 지은 죄에 대해 아파하도록 권고하면 통회기도(하느님, 제가 죄를 지어 참으로 사랑받으셔야 할...)를 드릴 수 있습니다.(19항) 이에 더해 <가톨릭 기도서>는 “고해한 지 ooo(기간) 됩니다.”와 “이 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도 모두 용서하여 주십시오.”를 더 추가하였습니다. 1931년 조선 지역 공의회의 결실로 1934년에 간행된 교리서 <천주교요리문답>에는 <고명규식>이라는 제목으로 고해성사 예식이 실려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외우고 있는 “신부는 죄인에게 강복하소서.”와 “나의 범한 모든 죄를 전능하신 천주와 (...) 신부께 고합니다.”가 이곳에 있는데, 이는 1973년 개정 이전의 <로마 예식서>와 그에 기초한 다른 언어권의 예식서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 밖에 알아내지 못한….”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고명규식>에서는 더 길고 내용도 많은데 다음과 같습니다. “이 외에 나 성찰치 못한 죄와 알아내지 못한 죄와 남이 나로 인하여 범한 죄 있을 것이니 신부는 도무지 나를 벌하고 사하소서.” 이 부분은 어떻게 작성된 것인지 아직까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성찰치(엑사미나레) 못한 죄’와 ‘알아내지(데테제레) 못한 죄’가 어떻게 다른 죄인지도 지금의 한국어로는 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남이 나로 인하여 범한 죄’라는 구절도 눈에 띄는데, 이는 비록 죄가 개인적 행위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죄에 협력함으로써 죄의 구조를 만들어 결과적으로 유비적 의미로서의 사회적 죄를 초래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되새기게 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868-1869항 참조) [2025년 4월 27일(다해)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서울주보 6면, 김상욱 가브리엘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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