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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는 믿나이다24: 베드로 사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29 조회수5 추천수0

[저는 믿나이다] (24) 베드로 사도


연약함에도 선택받은 반석, 베드로

 

 

- 베드로는 사도들의 으뜸으로 주님으로부터 교회를 다스릴 특별한 권한을 받았다. 피에트로 페루지노 작 ‘베드로 사도에게 하늘 나라 열쇠를 주는 그리스도’, 1482년, 바티칸 시스티나 소성당.

 

 

베드로는 사도들의 으뜸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고 가장 먼저 대중 앞에서 선포한 사도입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그리스도교 신앙 공동체를 형성해 교회의 최고 목자, 곧 초대 교황이 됐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갈릴래아 벳사이다 출신이자 요나(또는 요한)의 아들로 동생 안드레아와 어부 생활을 하다 예수님 부르심을 받고 주님의 사도가 됐습니다. 주님 부르심을 받을 때 그는 기혼자로 카파르나움에서 장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마르 1,29-31) 그는 평범한 어부였으나 주님을 만난 이후 삶이 완전히 뒤바뀝니다. 결정적 예가 바로 이름이 바뀐 것입니다. 그의 원래 이름은 ‘시몬’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말로 ‘바위’를 뜻하는 아람어 ‘케파’라는 새 이름을 주셨습니다. 이를 헬라어로 옮긴 것이 ‘베드로’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으로부터 새 이름을 받은 것은 그가 사도들의 으뜸이 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마태 16,13-20 참조) 예수님께서 당신 신원에 대해 제자들에게 물으시자 시몬이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주셨기 때문이다”라고 하십니다.

 

이어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16,18-19)

 

예수님의 이 말씀에서 특별히 주목할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베드로를 초석 삼아 그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그가 고백한 신앙 때문에 교회의 흔들리지 않는 반석으로 남을 것입니다. 둘째, 시몬 베드로에게 교회를 다스릴 권한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교황 ‘수위권’과 ‘무류성’의 근거가 되는 주님 말씀입니다.

 

복음서는 베드로 사도가 용기 있고 과단성 있는 성격의 소유자임을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로 부르시자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따라나서는 모습(마르 1,16-20), 예수님께서 붙잡히셨을 때 지니고 있던 칼로 대사제의 종을 내리치는 모습(요한 18,1-11) 등은 이런 면을 잘 보여줍니다.

 

복음서는 그의 단순성도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물 위를 걷겠다고 나섰다가 바람이 불자 두려워져 물에 빠지게 되어 살려달라고 외치는 모습(마태 14,22-33),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고백해 칭찬을 받았지만 곧 이어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시자 안 된다고 펄쩍 뛰는 모습(마태 16,13-23) 등이 그러합니다.

 

비겁하고 소심한 성격도 지녔습니다. 안티오키아에서 이방인 신자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다가 할례받은 유다인 신자들이 오자 음식 규정을 어겼다는 지탄을 받을까봐 몸을 사리는 태도를 보입니다.(갈라 2,11-14)

 

붙잡히신 예수님을 뒤따라 대사제 집으로 가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다가 예수님과 눈길이 마주치자 밖으로 나가 슬피 우는 모습(루카 22,54-62)은 심성이 착하지만 연약한 인간 모습을 매우 잘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충정이 대단한 제자였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 시신이 사라졌다는 전갈에 무덤으로 달려가고(루카 24,1-12),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에 나타나셨을 때 “주님이시다”라는 말을 듣고는 호수로 뛰어드는( 요한 21,1-14) 모습이 이를 말해줍니다. 이런 시몬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교회의 양 떼를 잘 보살피라고 간곡히 당부하십니다.(요한 21,15-19)

 

사도들의 으뜸이 된 베드로는 주님 승천 후 성령 강림을 기다리며 먼저 유다 이스카리옷의 빈자리를 채울 사도를 뽑는 일을 주도합니다.(사도 1,15-26) 아울러 성령 강림 후 그는 다른 사도들과 함께 담대하게 대중 앞에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합니다. 사도행전은 그의 첫 설교를 듣고 3000명이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됐다고 합니다.(사도 2장) 이후 베드로 사도는 예루살렘뿐 아니라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예수님 이름으로 치유 기적을 행하고 복음을 선포합니다.

 

이 일로 예루살렘 감옥에 갇히고 매질을 당하는 등 박해받았고, 예루살렘 사도 회의를 주재합니다.(사도 15장) 베드로는 사도 회의에서 하느님께서 유다인이나 이방인에게 아무런 차별도 두지 않으시며, 이방인이나 유다인이나 할례를 통해서가 아니라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설파함으로써 할례 논쟁을 끝내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합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후 지중해 해안 도시인 카이사리아와 야포, 소아시아의 안티키아와 갈라티아, 로마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네로 황제 박해 때에 로마 바티칸 언덕에서 순교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똑바로 매달릴 자격이 없다며 거꾸로 달려 순교했다고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5년 4월 27일, 리길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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