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전구(Intercessiones) 감사기도 중 ‘전구’(轉求) 부분에서 사제는 이 세상을 떠난 이들과 살아있는 이들을 위해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청합니다. 전구 기도의 대상에는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까지 모두 포함되는데, 이로써 미사가 모든 이를 위한 구원의 성사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감사기도 제2양식의 전구는 짧지만 매우 훌륭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엔 교회를 위한 기도, 죽은 이를 위한 기도, 산 이를 위한 기도와 이에 연관된 성인들을 기념하는 기도가 담겨 있습니다. ① 교회를 위한 기도 “주님, 온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교회를 생각하시어, 교황 ( )와 저희 주교 ( )와 모든 성직자와 더불어 사랑의 교회를 이루게 하소서.” 사제는 사랑의 원천이신 하느님께 우리 교회가 사랑으로 일치하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교회를 이루기 위해 보편교회와 지역교회를 이끄는 교황과 주교를 기억합니다. 한편, 이때 언급되는 신분은 오직 성직자이지만, 이는 성직자가 교회를 대표한다는 전통에 따른 표현일 뿐, 의미상으로는 수도자와 평신도를 포함한 전체 교회를 뜻합니다. ② 죽은 이를 위한 기도 “(오늘) 이 세상에서 불러 가신 주님의 종 ( )를 생각하소서. 그는 세례를 통하여 성자의 죽음에 동참하였으니 그 부활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과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도 모두 생각하시어 그들이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뵈옵게 하소서.” ‘죽은 이를 위한 미사’에서는 특별한 고유 전구 기도를 덧붙일 수 있습니다. 또한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뿐 아니라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 곧 세례를 받지 않은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이 세상에서 비록 주님을 몰라 신자가 되진 못했지만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다가 죽은 이들이 분명 주님의 자비를 누릴 거란 희망이 이 기도에 담겨 있습니다. ③ 산 이를 위한 기도와 이에 연관된 성인들을 기념하는 기도 “저희에게도 자비를 베푸시어 영원으로부터 주님의 사랑을 받는 하느님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그 배필이신 성 요셉과 복된 사도들과 모든 성인과 함께 영원한 삶을 누리며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소서.” 끝으로, 지금 살아있는 우리가 주님의 자비를 입어 이미 천상 행복을 누리는 성인들과 한 공동체를 이루고 영원한 삶을 누리며 주님을 찬양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성인들 가운데선 성모님이 제일 앞에 나오고 그다음 성 요셉, 이어서 사도들과 모든 성인 순으로 언급됩니다. 참고로, 교황청 경신성사성(현 경신성사부)은 2013년 5월 1일에 발표한 교령에서 감사기도 제2, 제3, 제4양식에 “그 배필이신 성 요셉과”라는 구절을 넣도록 하여 현재 감사기도의 형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2025년 5월 11일(다해)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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