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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주 읽는 단편 교리: 평화 예식(Ritus Pacis)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17 조회수85 추천수0

[매주 읽는 단편 교리] 평화 예식(Ritus Pacis)

 

 

미사 때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나면, 평화 예식이 이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마태 5-7장)에서 하느님께 예물을 바치기 전에 먼저 형제와 화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마태 5,23-24).

 

이런 가르침에 따라, 이웃과 화해하는 평화 예식은 이미 2세기부터 미사에 있었습니다. 155년경에 기록된 유스티노의 「호교론」에서는 말씀 전례를 마치면서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예물을 봉헌한다고 전합니다. 지금도 동방 전례에서는 이 순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 그레고리오 교황(590~604년 재위)은 평화 예식을 ‘감사기도’ 다음으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현행 전례는 평화 예식을 다음에 이어질 ‘빵 나눔 예식’과 분리하여 이웃과의 화해를 통한 영성체 준비라는 의미를 더욱 선명히 하였습니다.

 

먼저, 사제는 평화 기도를 바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일찍이 사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에게 평화를 두고 가며, 내 평화를 주노라.’ 하셨으니 저희 죄를 헤아리지 마시고, 교회의 믿음을 보시어 주님의 뜻대로 교회를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 되게 하소서.” 여기에는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약속하신 평화(요한 14,27 참조)와 부활 후 건네신 평화의 인사(요한 20,19.21 참조) 말씀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사제는 평화를 깨뜨린 죄에 대한 용서와 평화와 일치를 간청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라고 사제가 인사하면, 신자들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응답하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십시오.”라는 권고에 “평화를 빕니다.” 하면서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이때 사제가 팔을 벌리는 건 기도 권고나 주례 기도 때와는 달리 신자들을 포옹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베드로 1서의 마지막 인사를 떠올립니다: “여러분도 사랑의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5,14).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방법은 민족의 문화와 관습에 따라 다른데, 한국 주교회의는 “가벼운 절이나 가볍게 안음, 손을 맞잡는 동작을 할 수 있다.”(「미사 경본 총지침」 82항)라고 규정하였습니다.

 

평화 예식은 단순히 주위 사람들과 가볍게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나누는 인사가 아닙니다. 신앙 공동체 안에서 평화를 나누고 기원하는 기도이자 서로를 향한 축복입니다. 더 나아가 천상 예루살렘에서 누릴 완전한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신앙 공동체의 다짐이 담긴 표지입니다.

 

[2025년 6월 15일(다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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