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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영성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25 조회수74 추천수0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영성체(Communio) ①

 

 

미사 때 사제는 영성체 전, 나누어진 성체를 성반 또는 성작 위에 받쳐 들고 신자들에게 말합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어린양”이란 표상은 탈출기(12,1-14.21-28)에서 유래하며, 고난받는 주님의 종을 묘사한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이사 53,7)을 떠올려 줍니다. 또한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가리키며 외친 말,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29)라는 구절과 요한묵시록에 나오는 ‘만백성을 구원하기 위해 죽임을 당한 어린양’(5,8-12)도 떠올려 줍니다. 이때 들어 보이는 쪼개진 성체는 그리스도의 몸이 인간을 향한 사랑으로 나뉘어졌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이에 신자들은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라고 응답합니다. 이는 예수님께 자신의 종을 고쳐주시길 부탁한 백인대장의 청원(루카 7,6-7)에서 따온 기도문입니다. 곧 온전한 의탁과 겸손의 마음으로 참된 구원을 바라는 청원입니다.

 

사제는 신자들에 앞서 성체와 성혈을 모시면서 조용히 기도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저를 지켜 주시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피는 저를 지켜 주시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이 기도는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반영합니다.

 

그러고 나서 사제는 신자들에게 성체를 배령(拜領)해 줍니다. 사제가 성체를 보이며 “그리스도의 몸”이라 말하면, 신자들은 “아멘”으로 응답하고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이 짧은 초대와 응답은 4세기 말 성 암브로시오 저서에 나오는 경문에 따른 것인데, 최후의 만찬 때 “이는 내 몸이다.”(마태 26,26; 마르 14,22; 루카 22,19 ; 1코린 11,24) 하신 말씀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때, 신자들은 분명한 목소리로 “아멘”이라 응답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빵의 형상 안에 현존하신다는 믿음을 고백하고,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 주님의 희생에 동참할 것을 다짐합니다.

 

성체를 받아 모시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됩니다. 또한 같은 성체를 나누어 모신 다른 그리스도인들과도 일치합니다. 영성체(Communio)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 수직적 차원뿐 아니라 사람들 간의 수평적 차원에서도 ‘하나 됨’(Communio)을 이루어줍니다. [2025년 7월 20일(다해)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의정부주보 8면]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영성체 (Communio) ②

 

 

미사 때 성체를 받아 모시기 위해서 해야 하는 준비가 있습니다. 바로 공복재(또는 공심재)를 지키는 일입니다. 공복재(空腹齋)는 영성체 한 시간 전 어떠한 음식도 먹지 않는 걸 말합니다. 단, 물과 약은 허용됩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영성체를 위한 준비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신자들은 자신들의 교회가 정한 공복재를 지켜야 한다. 몸가짐(행동, 복장)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손님이 되시는 그 순간에 걸맞은 존경과 정중함과 기쁨을 나타내야 한다”(1387항).

 

한편, 초대교회부터 미사에 참석한 교우들은 특별한 장애가 없으면 모두 영성체를 하였습니다. 그러다 4세기에 들어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하는 아리우스주의라는 이단이 등장하였습니다. 이 이단에 맞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하였고, 그 과정에서 성체와 성혈이 지존하신 하느님의 몸과 피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교우들은 강한 경외심으로 차츰 영성체를 조심스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영성체 기피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1215년)는 모든 신자에게 최소 매년 주님 부활 대축일에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였습니다(DS 812). 현행 「미사 경본 총지침」에서는 영성체에 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사제 자신과 마찬가지로 신자들도 바로 그 미사에서 축성된 성체로 주님의 몸을 … 모시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85항). 따라서 대죄가 아니라 경외심 때문에 영성체를 기피하는 건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성체는 본인이 참여한 미사에 한하여 최대 하루 두 번까지 할 수 있습니다.

 

미사 때 교우들은 대부분 성혈 없이 성체만 모시는 단형 영성체를 합니다. 그런데 「미사 경본 총지침」에서는 “영성체는 성체와 성혈 양형으로 할 때에 한층 더 완전한 모습을 갖춘다.”(281항)라며 양형 영성체를 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 가지 형상만의 영성체로도 그리스도를 참된 성사로, 온전하게, 그리고 모두 다 모시는 것이므로 영성체의 효과와 관련하여 오직 한 가지 형상만으로 영성체를 한 이들도 구원에 필요한 은총을 얻는 데 아무런 결함이 없다”(282항)는 점도 분명히 밝힙니다.

 

사제와 교우들이 성체를 영하는 동안 공동체는 영성체 노래를 부릅니다. 「미사 경본 총지침」은 영성체 노래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제가 성체를 모실 때 영성체 노래를 시작한다. 이 노래는 목소리를 모아 영성체하는 이들의 영적인 일치를 드러내고, 마음의 기쁨을 표시하며, 영성체 행렬의 공동체 특성을 더욱 더 밝혀준다. 이 노래는 신자들에게 성체를 나누어 주는 동안 계속하여 부른다”(86항). “그러나 노래를 부르지 않을 경우에는 「미사 경본」에 제시된 영성체송을 신자들 모두 또는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이나 독서자가 낭송할 수 있다”(87항). 이렇듯 영성체 중에는 영성체 노래를 부르는데, 때로는 영성체송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영성체 노래를 부른다면, 보통 영성체송은 생략합니다. [2025년 7월 27일(다해) 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의정부주보 8면]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영성체 (Communio) ③

 

 

미사 중 성체 분배가 끝나면, 사제는 제대로 돌아와 남은 성체를 모아 감실에 모시고 성반과 성작을 정리합니다. 이때, 성반과 성작을 닦으면서 속으로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가 모신 성체를 깨끗한 마음으로 받들게 하시고 현세의 이 선물이 영원한 생명의 약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사제는 주례석에 앉아 교우들과 함께 잠시 감사 침묵 기도를 바칩니다. 이 감사 침묵 기도는 과거 미사 후에 바쳤던 개인 감사 기도를 영성체 직후로 옮긴 것입니다. 이 시간에는 침묵 가운데, 영원한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받아 모신 은총에 대하여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미사 중에 침묵을 지키는 순간은 여럿 있지만, 그 위치나 의미로 보아 영성체 후 침묵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침묵을 생략하거나 지나치게 짧게 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또한 묵상문을 읽거나 악기 연주를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완전한 침묵 중에 각자 주님과 일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때로는 영성체 중에 성가를 부르지 않아 영성체가 끝난 다음 성가를 부를 수도 있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감사 침묵 기도를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감사 침묵 기도가 끝나면, 사제는 주례석이나 제대에서 영성체 후 기도(Postcommunio)를 바칩니다. 이 기도는 본기도(Collecta), 예물기도(Oratio super oblata)와 함께 주례 기도에 속합니다. 사제는 다른 기도들과 마찬가지로 손을 펴 들고 바칩니다. 기도의 구조는 본기도와 같아 <① 기도권고, ② 침묵, ③ 기도, ④ 아멘>으로 이뤄지는데, 차이점은 끝부분이 짧은 마감 형식이라는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를 통해 공동체는 침묵 중에 개인적으로 드린 감사의 마음을 모으고, 신자들은 거행된 성사의 효과들을 마음에 되새깁니다. 또한 미사의 신비가 실생활 중에 좋은 열매를 맺어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누릴 수 있도록 은총을 간청합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성화, 치유, 정화, 천상을 향한 열망 등이, 공동체 차원에서는 은총, 일치, 사랑의 선물 등이 언급됩니다. 오늘 연중 제18주일 미사의 영성체 후 기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님, 천상 양식으로 새로운 힘을 주시니 언제나 주님의 사랑으로 저희를 보호하시어 저희가 영원한 구원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영성체 후 기도로 영성체 예식, 나아가 성찬 전례가 모두 끝납니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일어서고 앉기를 반복한다는 이유로 감사 침묵 기도와 영성체 후 기도 사이에 공지 사항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 공지 사항을 전달하는 건 영성체 신비를 묵상하는 흐름에 방해가 되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전례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공지 사항 전달은 영성체 후 기도까지 마치고 마침 예식(Ritus Conclusionis)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025년 8월 3일(다해) 연중 제18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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