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하느님 백성의 친교] (22) 하느님 백성의 예언자직, 「교회헌장」 제12항 - 성모 승천’에 대한 신앙은 신학이 정립되기 이전에 초자연적인 신앙 감각으로 하느님 백성 안에 있었다. 티치아노, <성모 승천> (부분), 1515~1518년, 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대성당(베네치아)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하느님 백성은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도 참여합니다. 「교회헌장」 제12항은 하느님 백성의 예언자직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신앙 감각’(sensus fidei)과 ‘은사들’(charismata)라는 두 가지 주제를 다룹니다. 하느님 백성은 믿음과 사랑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그분의 이름을 찬미하는 입술의 열매”를 하느님께 “찬양제물”(히브 13,15)로 바칩니다. 하느님 백성의 예언자직 수행은 그 백성의 무류성을 전제로 합니다. “여러분은 거룩하신 분에게서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1요한 2,20)라는 말씀에 따라 성령의 도유를 받은 신자 전체는 믿음에서 오류를 범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백성의 무류성은 ‘신앙 감각’에서 비롯됩니다. 공의회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을 빌려 “주교부터 마지막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신앙과 도덕의 문제에 관하여 보편적 동의를 보이면 온 백성의 초자연적인 신앙 감각의 중개로 무류성을 보인다고 말합니다. 신앙을 일깨우는 성령의 작용으로 주어지는 신앙 감각은 본성적인 앎이며 신앙에 정통함입니다. 하느님 백성이 이 신앙 감각을 통해서 교도권의 가르침을 들을 때, 그것은 사람의 말이 아닌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여러분이 그것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1테살 2,13)라는 말씀은 신앙이 어떤 역사적 중개를 통해서 하느님과 직접적인 관계를 이룬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렇게 하느님 말씀을 증언하는 중개를 통해서 하느님 백성은 믿음을 지키고, 그 믿음을 더 깊이 깨달으며, 그 믿음을 생활에 적용합니다. 성령께서는 또한 하느님 백성의 모든 신자에게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은사들을 선물로 주십니다. 이 은사들을 통해서 신자들은 교회를 쇄신하고 건설하는 데에 유익한 활동이나 직무를 맡을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과거의 신학은 은사들을 이례적인 신비 현상으로만 다루고, 하느님 백성 전체에게 주어진 은총의 차원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령께서 주신 이 은사들이 교계의 직무와 함께 공동선의 실현을 위해서 필요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이 은사들은 그것이 뛰어난 것이든 단순하고 널리 퍼진 것이든, 교회에 필요하고 유익한 것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야 합니다. 혹 특별한 은총을 함부로 청하거나, 그러한 은총에서 사도직 활동의 결실을 바라서는 안 됩니다. 은사의 식별은 교회 직무자들에게 있으며, 그들은 성령의 불을 끄지 않고 좋은 것을 붙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 백성은 은사들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왕직(봉사직무)도 수행합니다. [2025년 7월 27일(다해) 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의정부주보 3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사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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