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하느님 백성의 친교] (23) 하느님 백성의 보편성 ① 「교회헌장」 제13항 전반부 「교회헌장」 ‘제2장 하느님의 백성’ 9항~12항은 하느님 백성이 자기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수행하는 사제직과 예언자직에 대해서 설명하고, 은사를 통한 왕직의 수행도 암시적으로 담았습니다. 여기서 나타난 직분의 수행이 하느님 백성의 본질적 특징이라면, 이어지는 13항~17항은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에 대한 것으로, 특별히 구성원과 관련된 하느님 백성의 ‘보편성’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교회 구성원의 다양한 단계들을 제시했던 공의회의 초안과 비교해 보면, 이 부분은 신학적으로 새로운 주제입니다. 초안에서는 세상과 투쟁하는 교회의 구성원과 그들의 구원을 위한 교회의 필요성이 중심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배타적으로 보이는 이 교회론에서 교회의 구성원은 가톨릭교회의 세례를 받은 사람으로 한정됩니다. 이러한 구성원들은 교회의 신앙과 성사들 그리고 교도권과의 일치를 통해서 교회 안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한 초안은 베드로와의 친교에서 갈라진 형제들과의 결합에 대해서 언급하고, 가톨릭교회를 모르더라도 함축적인 원의를 가지고 하느님의 은총에 열려있는 사람도 세례 지원자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필립스가 작성한 새로운 초안도 가톨릭 신자, 그리스도인, 비그리스도인 등 가톨릭교회와 연관된 공동체들을 단계적으로 열거합니다. 「교회헌장」 13항은 이러한 단계들과 관련하여, 교회 공동체에 속하는 사람들과 교회의 보편성을 하나의 주제로 결합합니다. 이 항은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을 이루도록 불린다.”라고 시작합니다. 하나이고 유일한 하느님 백성은 모든 세대에 온 세상으로 나가, 흩어진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는 하느님의 계획을 성취하는 사명을 지닙니다. “모든 세대”에 “온 세상”의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불린다는 것은, 하느님 백성이 특정 시기와 특정 지역의 특정 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에 열려있는 보편적 성격의 공동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보편성은 인류를 하나로 만드는 단일성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하느님 백성을 하나로 모으시고자,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보내시어, 그분이 만물의 상속자요 모든 사람의 스승이요 왕이며 사제가 되고 하느님 백성의 머리가 되게 하셨습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당신 아들의 성령을 보내시어 당신 백성이 하나가 되게 하셨습니다. 성령께서는 온 교회와 모든 신자에게 모임과 일치의 근원이 됩니다. 성령의 작용으로 인한 이러한 일치는 사도들의 가르침과 친교에서 그리고 빵의 나눔과 기도에서 드러납니다. 이렇게 하느님 백성의 보편성은 모든 사람의 일치를 향해 있습니다. 이 모임과 일치가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성자와 성령을 통해서 중개되어, 하느님 백성은 이 일치를 세상에서 역사적으로 실현합니다. [2025년 8월 3일(다해) 연중 제18주일 의정부주보 3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사목연구소장)] [교회, 하느님 백성의 친교] (24) 하느님 백성의 보편성 ② 「교회헌장」 제13항 후반부 「교회헌장」 제13항의 후반부는, 전반부에서 언급한 하느님 백성의 보편성과 단일성의 개념에 근거하여, 하느님 백성이 다른 민족들과 갖는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지상의 모든 민족 가운데에 하나의 하느님 백성이 있습니다.” 하느님 백성은 천상 왕국의 시민을 모든 민족 가운데서 모아들입니다. 하느님 백성이 지상의 민족들에게서 백성을 모으기에 지상에 있지만, 그 백성은 지상 왕국에 속하지 않고 천상 왕국에 속합니다. 그래서 하느님 백성 전체는 성령 안에서 민족과 민족 사이의 경계를 초월하여 신자들 간의 친교를 이루는 ‘천상적 특성’을 갖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백성의 이러한 특성이 민족들의 “현세적 선”을 없애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민족들의 “역량과 자산과 관습”을 받아들여 그것을 “정화하고 강화하며 승화”합니다. 공의회의 이러한 가르침은 신앙과 문화의 관계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과거에는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가 신앙의 이름으로 민족들의 고유한 문화와 그 능력을 침해한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주님의 선물인 이 보편성으로 교회는 모든 민족이 그들의 좋은 것들과 함께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하느님 백성의 보편성은 한 부분이 다른 부분들과 그 은혜를 나눔으로써 전체와 각 부분이 일치 안에서 충만함을 이루며 성장하게 합니다. 하느님 백성은 여러 민족 가운데에서 모였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 백성 안에도 여러 계층이 있어서, 그 지체들 사이에 다양성이 존재합니다. 먼저 거룩한 봉사 직무를 받은 사람은 형제들의 선익을 위해서 직무를 수행하고, 수도 생활을 하는 사람은 성덕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모범을 통해 형제들을 격려합니다. 신분만이 아니라, 각 개별교회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전통으로 교회 간의 친교를 이루고, 베드로 좌의 수위권은 개별교회의 다양성을 보호하면서 개별적 요소들이 일치에 도움이 되도록 감독합니다. 이렇게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 사이에는 “영적 부요”와 “사도직 인력”과 “현세적 자원”에 관한 친교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저마다 받은 은사에 따라, 하느님의 다양한 은총의 훌륭한 관리자로서 서로를 위하여 봉사”(1베드 4,10)하라는 사도의 말씀에 따라, 개별교회를 포함한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은 서로 좋은 것을 나누도록 불린 것입니다. 13항의 마지막 단락은 보편성에 대한 결론으로 하느님 백성의 “보편적 일치”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이 일치는 세계 평화를 증진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이 “보편적 일치”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가톨릭 신자나 다른 그리스도인들이나 예외 없이, 세상 모든 사람이 이 일치에 속하거나 관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구원으로 부르시기 때문입니다. [2025년 8월 10일(다해) 연중 제19주일 의정부주보 3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사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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