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언어] Amor fati(아모르 파티) 이제는 어느 트로트 가수의 노래로 더 잘 알려진 “Amor fati(아모르 파티)”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의 라틴어로 철학자 니체가 강조한 개념입니다. 신앙 안에서 “운명”이라는 개념은 “하느님의 섭리(Providentia Dei)”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Amor fati”는 단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삶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삶 속에서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주하게 되는 시련과 고난, 상처들도 결국 하느님의 섭리를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 안에서 선으로 열매 맺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겟세마니에서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 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이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완전한 사랑을 받아들이는 태도였습니다. “Amor fati”를 운명론자의 외침으로 남겨두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신뢰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지닌 신앙인의 모습으로 만들어가기를 희망합니다. [2025년 8월 24일(다해) 연중 제21주일 가톨릭부산 5면, 남영 세례자요한 신부(베트남 하노이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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