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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주 읽는 단편 교리: 묵주 기도 성월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5-10-08 조회수77 추천수0

[매주 읽는 단편 교리] (31) 묵주 기도 성월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0월은 묵주 기도 성월이며 10월 7일은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가톨릭교회 역사를 살펴보면, 이 성월과 기념일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성 비오 5세 교황(1566~1572년 재위)은 1569년 9월 17일 「로마 교황들은 주로」라는 칙서를 발표했습니다. 거기서 교황은 “하느님께 드리는 가장 신심 깊은 기도”(1항)인 묵주 기도를 바치면 “믿지 않는 이들을 변화시키며, 이단의 두려움들을 물리치고 가톨릭 신앙의 빛을 새롭게 맞이하게 된다.”(2항)라고 역설하였습니다. 참고로, 교황은 묵주 기도를 정립한 도미니코 수도회의 출신입니다.

 

그런데 칙서 발표 2년 뒤, 묵주기도를 통해 이교 세력을 막고 믿음의 힘을 확인하는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당시 서방 그리스도교의 분열을 틈타 이슬람교 오스만 제국이 막강한 해군력을 앞세워 공격해 온 것입니다. 마침내 1571년 10월 7일, 그리스 서부 레판토 해안에서 그리스도교 연합군과 오스만 제국의 해군이 맞부딪히는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군사력의 열세로 풍전등화 같은 처지에 내몰린 유럽의 모든 그리스도인은 교황의 명에 따라 한마음으로 묵주 기도를 바쳤습니다. 그 결과, 그리스도교 연합군은 5시간 만에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이듬해 3월, 교황은 칙서 「구원자이신 주님」을 통해 이 승리가 묵주 기도에 의한 것이라고 선언하고, 10월 7일을 ‘승리의 모후 기념일’로 제정하였습니다. 그리고 후임자인 그레고리오 13세 교황(1572~1585년 재위)은 1573년 칙서 「사도좌 권고」를 발표하여 그날을 ‘거룩한 묵주 기도 축일’이란 이름으로 10월 첫 번째 주일에 지내도록 개정하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1913년 성 비오 10세 교황(1903~1914년 재위)은 다시 날짜를 10월 7일로 되돌렸고, 1960년 성 요한 23세 교황(1958~1963년 재위)는 명칭을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바꿔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한편, 이보다 앞서 교황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는 1883년 9월 1일에 발표한 회칙 「최고 사도직」을 통해 10월을 묵주 기도 성월로 지낼 것을 선포하였습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당시 유럽 전역과 전 세계는 사상적 오류와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종교 분야의 변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는 중이었습니다. 이에 교황은 과거 묵주 기도를 통해 혼란과 위기를 극복했던 일들을 기억하였습니다. 12세기 말 마니교의 소산인 알비파 이단이 확산하였을 때, 16세기 이슬람 세력이 공격해 왔을 때 그리고 18세기 또다시 튀르키예 군대가 헝가리의 테메스바(Temesvar)와 코르푸(Corfu)를 침공하였을 때, 묵주 기도로 이겨낸 일입니다. 이렇게 교회의 위기와 묵주 기도의 연관성을 상기한 교황은 10월을 ‘묵주 기도 성월’로 정하고, 한 달간 성모님께 의탁하며 진리와 사랑의 구원 신비를 담은 묵주를 손에 들고 험난한 시대에 평화와 구원을 위해 기도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가정과 사회의 안녕, 세계 평화와 생태계의 질서가 위협받는 오늘날, 묵주 기도는 이기심과 분열을 극복하고 공동선과 상생을 도모하는 일에 소중한 영적 무기가 됩니다. 10월을 맞아 이번 한 달간 묵주 기도를 꾸준히 바쳐보도록 합시다.

 

[2025년 10월 5일(다해) 연중 제27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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