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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언어] 멜키체덱 우리는 예수님을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은 임금으로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어떤 임금이실까요? 히브리어 ‘멜키체덱’을 통해 임금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나의 왕은 의로우시다’라는 의미의 이 단어는 창세기와 시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창세 14장 18절에서 살렘의 왕인 멜키체덱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로 묘사되고, 시편 110편 4절에서는 야훼께서 당신으로부터 도유받은(기름부음받은 자, 메시아) 임금에게 “너는 멜키체덱과 같이 영원한 사제다.”라고 선언하십니다. 이를 통해 ‘의로운’ 왕 멜키체덱은 사제적 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순수한 왕권과 사제직의 긴밀한 일치는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베드로 사도는 시편 110편을 인용하며 다윗의 후손에서 나올 메시아가 바로 예수님임을 선포하고(사도 2,25-36 참조), 히브리서는 예수님이 멜키체덱의 사제 직분을 잇는 영원한 대사제임을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대사제로서 예수님은 번제물과 속죄 제물이 아닌 ‘당신의 몸을 단 한 번 바쳐’ 우리를 거룩하게 하십니다.(히브 10,10 참조) 이처럼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으로 다스리시며 기꺼이 자신을 바치는 임금이십니다. [2025년 11월 23일(다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가톨릭부산 5면, 김병진 바오로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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