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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당이란 무엇인가요: 가톨릭 혼인의 특징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2 조회수6,302 추천수0

[교회상식 교리상식] 조당이란 무엇인가요 (1) 가톨릭 혼인의 특징

 

 

조당이란 '장애' '방해' '지장'을 뜻하는 옛말로, 교회에서는 특별히 혼인과 관련해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조당 중이다'라고 말할 때 교회법에 따라 혼인해서는 안 되는 요건에 해당하는데도 혼인한 경우를 말합니다. 교우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조당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교회법에서는 일반적으로 '혼인 장애'라는 표현을 쓰지요. 조당 또는 혼인 장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가톨릭교회에서 가르치는 혼인이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결합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기르며 평생을 해로하는 출발인 혼인은 사회에서나 교회에서 분명 축복이요, 경사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부부가 갈라서 단란했던 가정이 깨지는 현상을 자주 목도합니다. 이혼이 잦다보니 함께 살다가도 마음이 맞지 않으면 헤어지고, 다시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도 있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에는 어느새 일반화된 것 같습니다.

 

 

◇ 가톨릭 혼인의 특징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이혼을 단호히 배격합니다. 가톨릭교회는 교회법 규정에 따라 합법적이고 유효하게 이뤄진 혼인의 끈은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결코 풀 수 없다고 가르칩니다. 이를 혼인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이라고 하지요. 가톨릭 혼인의 두 가지 특성 중 하나입니다.

 

가톨릭 혼인의 다른 한 가지 특징은 혼인의 단일성(單一性)입니다. 가톨릭의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 곧 일부일처여야 하며, 한 남자가 여러 여자와 함께 살거나 반대로 한 여자가 여러 남자와 함께 사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은 바로 예수님 말씀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남녀의 결합으로 이뤄지는 혼인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으로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 된다고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마르 10,2-12).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하심으로써 혼인을 축복하셨습니다(요한 2,1-12).

 

 

◇ 성사의 품위로 들어높여진 혼인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특징으로 하는 가톨릭 혼인은 단순한 축복이 아니라 성사(聖事), 곧 하느님 은총의 표지입니다. 혼인성사를 통해서 부부는 이제 단순히 인간적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은총을 드러내는 초자연적 사랑을 나눕니다. 인간적 사랑은 유한하지만 초자연적 사랑, 하느님의 사랑은 무한합니다. 부부는 혼인생활을 통해서 서로에 대해 당신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표지가 되고 통로가 돼야 합니다. 혼인생활 자체가 성사이고, 따라서 이 성사는 일회적이 아니라 부부의 연이 끝날 때까지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혼인의 유대가 이렇듯이 깊고 부부 사랑이 이토록 강하기에 교회는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신랑과 신부의 관계에 비유해 왔습니다. 신랑이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바쳐 신부인 교회를 사랑하시며, 신부인 교회는 한결같은 사랑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그분을 증언합니다. 혼인성사 생활을 시작하는 부부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이런 사랑의 관계를 일생 동안 지속하는 것입니다.

 

 

◇ 성사혼과 관면혼

 

혼인이 성사의 품위로까지 들어높여졌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성당에서 하는 혼인이 모두 다 성사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남녀의 혼인이 성사혼이 되려면 첫째, 두 사람 모두 세례성사를 받은 신자여야 합니다. 세례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로서 세례를 받아야만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이 주어지고, 따라서 혼인성사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혼인성사에 필요한 교회법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함은 물론이고, 정상적 혼인 생활에 필요한 신체적 정신적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합니다. 또 교회에서 정한 예식을 지켜야 합니다. 곧 성직자와 2명 이상의 증인 앞에서 자유로이 혼인 합의를 표명해야 합니다.

 

이런 조건들을 채우면 성사혼이 됩니다. 신자들의 혼인은 성사혼이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선교 지역에 해당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세례받은 신자들끼리의 혼인 못지않게 신자와 비신자의 혼인도 많은 실정입니다. 신자가 비신자와 혼인하려고 할 경우에는 사전에 해당 본당 주임신부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이를 관면이라고 합니다. 이는 신자들의 자유로운 혼인을 방해하거나 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신자와의 결혼으로 신자가 겪을지 모르는 신앙 생활의 어려움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관면을 얻어 혼인하는 것을 관면혼이라고 합니다.

 

[평화신문, 2008년 3월 23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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