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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펀펀 교리: 성령을 믿나이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2 조회수3,549 추천수0

[펀펀(FunFun) 교리] (9) 성령을 믿나이다 (상)

 

‘오순절 성령 강림’으로 교회 탄생

 

 

민이 : 주땡 신부님, 지난번 예수님 제자들이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목격하고서 세상에 복음을 선포했다고 하셨잖아요. 만약 제가 그 입장이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는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제자들은 예수님 부활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있었겠지만, 혹시나 자신들도 십자가에 매달려질까 두렵지 않았을까요?

 

주땡 :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두려움에 떨었다고 해요.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1-22 참조)라고 말씀하셨죠. 절망과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제자들은 성령을 받은 후 세상에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세라 : 성령을 체험한 제자들이니 사람들에게 더 기쁘게 복음을 전달했을 것 같아요.

 

주땡 : 그래요. 제자들은 성령을 통해 당당한 복음선포자로 변했고, 예수님을 따라 복음의 증거자로서 순교했어요. 성령은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하신 일을 이어서 할 수 있는 능력을 준 것입니다. 성령을 받음으로써 제자들도 예수님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됐죠.

 

민이 : 제자들도 병자를 낫게 하고 악령을 몰아내면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한 것이 가능했다는 거군요.

 

주땡 : 사실 예수님 또한 성령으로 가득 찬 일생을 사셨어요. 마리아는 ‘성령에 의하여’ 예수님을 잉태하셨고,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 받을 때에도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왔잖아요. 공생활 기간 중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를 고쳐주신 것도 다 성령의 능력으로 인한 것이죠. 수난 당하시기 전 작별을 앞두고 제자들의 슬퍼하는 모습에 예수님은 성령을 약속하셨어요.

 

세라 : 예수님 약속에서 인간에 대한 크신 사랑이 느껴지네요.

 

주땡 : 주님은 부활 후 50일이 지났을 때 당신 제자들에게 성령을 내려 보내셨어요. 이것을 ‘오순절 성령 강림’이라 하는데, 이를 통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수천 명 사람들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바로 교회가 탄생한 순간이었어요. [가톨릭신문, 2015년 3월 1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교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10) 성령을 믿나이다 (중)

 

하느님께 인도하며 ‘은총의 선물’ 주시는 성령

 

 

세라 : 오순절 성령 강림으로 교회가 탄생했다고요? 그렇다면 성령은 교회 안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주땡 : 성령은 2천 년 동안 교회를 이끄시면서 교회 전체가 진리 안에 머물도록 보살피시고, 하느님을 점점 더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인도하십니다. 사람들을 교회로 부르시어 그들에게 필요한 재능을 주시고 주님과 점점 더 깊이 교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죠.

 

민이 : 우리가 신앙을 얻게 된 것도 성령의 인도하심 덕분인가요?

 

주땡 : 성령이 없었다면 우리는 하느님께 나아가지도 못했고, 그리스도를 알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성령이 중재하시기에 우리는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더 잘 느끼고, 성령이 감도하시기에 복음을 생생하게 알아듣고, 전례를 역동적으로 체험하며 자발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에요.

 

세라 :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늘 성령께 선물을 받고 있었군요!

 

주땡 : 그래요. 성령은 당신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여는 사람들에게 은총의 선물들을 주십니다. 성경에서는 성령의 일곱 가지 은사에 대해 슬기, 통달, 의견, 지식, 굳셈, 효경, 두려워함(이사 11,1-3)으로 설명하고 있고요. 이를 통해 맺어지는 아홉 가지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갈라 5,22-23)입니다.

 

세라 : 일곱 가지 선물과 아홉 가지 열매라고요?

 

주땡 : 성령의 은총과 열매들이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선물을 받고 열매 맺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과연 내가 받은 은사는 무엇일까요?

 

민이 : 저는… 노래하는 은사일까요? 오랫동안 성가대에서 봉사했거든요.

 

세라 : 저는 늘 잘 웃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요. 이것도 성령의 은총일지 모르겠네요.

 

주땡 : 두 분 다 좋은 선물을 받았네요. 세례 때, 성체를 통해, 기도나 다른 여러 가지 방법 등으로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은사를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은사는 무엇 때문에 받게 될까요?

 

민이 : 글쎄요…. 나만 잘 되라고 주시는 건 아닐 것 같아요.

 

주땡 : 은사는 공동체를 위해서 발휘하도록 주신 것이에요. 민이 형제님은 미사 때 노래로 봉사하고, 세라 자매님은 공동체에 웃음으로 기쁨을 선사하고 있죠. 바오로 사도는 성령의 모든 열매 중 ‘사랑’을 가장 큰 열매로 확신했습니다. 은총 받은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그리스도를 드러내야 하고, 자신보다 교회 공동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바오로 사도의 생각이었어요.

 

민이 : 더 많은 성령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해야겠어요. [가톨릭신문, 2015년 3월 8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펀펀(FunFun) 교리] (11) 성령을 믿나이다 (하)

 

공동체에 유익해야 올바른 성령 은사

 

 

이번 주는 독자들이 보내주신 ‘성령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답변으로 꾸며집니다. 

 

Q. 교리 지식이 없는 저는 ‘성령’이라는 말을 들으면 방언 등의 기적이 생각납니다. 성령과 기적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 김태정(13cherry@daum.net)

 

A. 기적이라기보다 다양한 모습의 ‘선물’

 

성령의 은사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초대교회에는 두 가지 직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사도·원로·감독·봉사자 등을 의미하는 ‘교계제도에 근거한 직무’와 ‘성령의 선물(카리스마)에 근거한 직무’지요. 이중 교계제도에 근거한 직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교와 신부 등으로 바뀌게 됐고요. 성령의 선물에 근거한 직무에는 지혜와 지식을 받은 사람, 병 고치는 능력을 받은 사람, 이상한 언어를 말하는 능력을 받은 사람, 말씀을 전하는 능력을 받은 사람 등이 있었습니다.

 

초대교회는 성령이 활발하던 시기였기에 여러 종류의 은사가 나타났습니다. 말씀하신 ‘방언’, 즉 이상한 언어를 말하는 은사도 그 중 하나였어요(방언은 ‘사투리’를 뜻하기에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초대교회, 특히 코린토 지역교회에서는 이상한 언어의 은사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어요. 이상한 언어의 은사를 보이는 사람들이 그것을 못하는 사람들을 깔보면서 우월의식을 표출했고, 폐쇄적인 집단화 경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바오로 사도는 은사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은사를 받은 사람이 교회 공동체에 유익을 끼치면 올바로 행사된 은사이고, 해를 가져오면 잘못 행사된 은사”(1코린 14,5.12.19.26 참조)라며 교회론적 기준을 제시했어요.

 

결국 성령의 은사는 기적을 보이는 것이라기보다는 세례나 성체, 기도 등을 통해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주어지는, 교회 공동체에 유익한 선물인 것입니다.

 

 

Q. 성경에는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왔다는 내용이 있어요. 성령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시는지 궁금합니다. - 문희경(eldpa@nate.com)

 

A. 불·바람·물 등 모습으로 나타나

 

성경을 보면 성령이 임할 때, 성령을 느끼게 하는 표식이 있습니다. 질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 ‘비둘기’ 모양으로 성령이 내려오셨습니다. 또 성령은 ‘불’처럼 내려오시기도 합니다. 탈출기에 드러나듯이 ‘불타는 떨기나무’, ‘불기둥’ 등 모습으로 성령이 임합니다. 불은 우리 안의 불순하고 더러운 것이 타버리고 정화되는 것을 상징합니다.

 

성령은 ‘바람’처럼 내려오시기도 합니다. 성령을 뜻하는 히브리어 ‘루아흐’는 숨결, 바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숨결, 호흡을 통해 하느님이신 성령이 우리 안에 머무시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성령을 ‘물’로 표현하기도 하셨습니다(요한 7,38-39). 성령은 근원을 알 수 없는 곳에서 솟아올라 우리에게 생명력을 줍니다. 

 

※ 질문이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가톨릭신문, 2015년 3월 15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교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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