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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펀펀 교리: 어떻게 하느님 증명하나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5 조회수2,243 추천수0

[펀펀(FunFun) 교리] (1) 어떻게 하느님 증명하나요? (상)

머리 아닌 ‘신앙’으로 만나야 할 하느님



교리에 대한 신자들의 궁금증을 사제와 신자들이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풀어갑니다. 평소 잘 아는 ‘뻔(Fun)한’ 교리라 생각했지만 알쏭달쏭한 교리에 대해 알아보고, 지식을 넘어 삶으로 실천하는 교리가 됐으면 합니다. 그 가운데 신앙의 ‘기쁨과 즐거움(Fun)’을 나누고 싶습니다. 교리 지도는 ‘주땡 신부님’ 역할을 맡을 주요한 신부(대구대교구·오천고등학교 교목실장)가, 일러스트는 김요한 신부(대구대교구·매호본당 보좌)가 수고해주시겠습니다.


“주땡 신부님, 안녕하세요!”

“오, 민이 형제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통 얼굴을 볼 수 없었는데, 그동안 뭐 하고 지내셨어요?”

“신부님, 그게…. 사실 저 몇 달 동안 성당에 못, 아니 안 갔어요.”

“그래요? 그렇게 열심히 청년회 활동에 앞장서던 형제님이 어쩐 일로 냉담을 하셨어요?”

“저… 사실은, 하느님께서 정말 계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제 신앙에 대한 회의를 느껴 방황했습니다.”

“아이고, 저런~! 그래도 이렇게 성당에서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가워요. 형제님, 사실 그 고민은 형제님만의 고민이 아니에요. 누구나 하느님을 육안으로는 볼 수 없잖아요. 우리 한번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요?”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안셀모 성인의 ‘신 존재 증명’이라는 글을 읽고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어요.”

“아, 저도 그 증명 알아요. 우선 하느님을 ‘그 이상 완전한 존재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장 완전한 존재’로 정의하며 시작하죠?”

“네, 맞아요. 가장 완전하다는 것은 그 어떤 ‘결핍’도 없다는 거잖아요.”

“맞아요. 만일 어떤 것이 오직 인간의 정신에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실제적 존재가 ‘결핍’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하느님은 ‘결핍이 없는 완전한 존재’이니, 사람들의 마음이나 생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존재한다는 증명인거죠.”

“신부님, 물론 그런 증명으로 하느님 존재를 이야기 할 수는 있겠지만, 하느님은 그렇게 머리로 이해하고 증명하는 존재는 아닌 것 같아요.”

“형제님, 바로 그거예요!”

“그거라고요?”

“개미와 코끼리를 예로 들어보죠. 조그만 개미가 커다란 코끼리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개미의 한계입니다. 부분적으로만 포착할 수 있을 뿐, 완전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느님이 아무리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증명하고 드러낸다고 하더라도 인간 세계에 갇혀 있는 우리의 한계로는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없어요. 하느님은 증명되는 존재가 아니라, 체험되는 존재예요.”

“알 것 같은, 모를 것도 같은, 알쏭달쏭한 이야기네요.”

“사실 하느님을 증명하는 문제는 이성의 문제도, 경험의 문제도 아니에요. 바로 ‘신앙’의 문제입니다. 하느님의 존재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하는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가톨릭신문, 2015년 1월 1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 일러스트 김요한 신부, 정리 우세민 · 김신혜 기자]

 

 

[펀펀(FunFun) 교리] (2) 어떻게 하느님 증명하나요? (하)

하느님은 세상 만물의 ‘최초 원인’



“주땡 신부님, 민이 형제님. 여기서 무슨 이야기 중이세요?”

“오, 세라 자매님. 잘 왔어요. 민이 형제님이 하느님 존재 증명에 대해 고민 많으신가 봐요.”

“어머, 민이 형제님이 오랜만에 성당 나온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나요? 신부님, 저도 사실은 비신자 친구들에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설명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쉽지 않았어요.”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이 많이 있어요. 희생, 헌신, 믿음, 사랑, 이런 것들이 눈에 보이나요? 그리고 인간의 눈은 완전하지 않아요. 내 뒤통수도 쳐다보지 못하고, 나이 들면 돋보기안경에 의존해야 하는 이런 불완전한 눈으로 완전한 하느님을 보려고 하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세라 자매님, 질문 하나 할게요. 제 앞에 놓인 이 책상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글쎄요. 아마도 목수가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목수가 책상을 만드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책상을 보고서 목수가 있다는 건 알 수 있죠. 등산을 할 때, 흙 위의 발자국을 보고, 지나간 사람은 못 봤지만 누군가가 지나갔다는 사실은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창조주 하느님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죠. 세상에는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없습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만드시는 모습은 못 봤지만, 이 세상 자체가 하느님의 존재 증거라고요?”

“맞아요, 형제님. 그리고 인간을 비롯한 만물은 그 원인을 갖고 있습니다. 형제님과 자매님, 모두 부모님이 계실 거예요. 부모님 역시 그 부모님이 계시겠죠. 우리의 원인인 부모님, 부모님의 원인인 조부모님…. 그렇게 계속 올라가다 보면 제일 위에는 과연 누가 존재할까요?”

“창조주 하느님이 계시겠죠?”

“그래요. 하느님은 모든 만물을 만드신 ‘최초 원인’입니다. 즉, 하느님이 계셔야만 우리가 존재할 수 있지요.”

“최초 원인이라는 말이 어렵지만, 조금씩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다행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만 존재한 것은 아니에요. 자신의 피조물인 우리 인간들에게 친히 당신을 드러내 보이신 적이 있죠.”

“예수님을 말씀하시는 거죠?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당신을 드러내시기 위해서는 저희와 똑같은 인간이 되실 수밖에 없었던 거군요!”

“그래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해요. 아무튼 형제님 자매님의 그 고민은 결국 하느님을 더 잘 알고 가까이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와 함께 교리에 대한 이야기 재밌게 나누면 좋겠네요.”

“좋아요, 신부님!” [가톨릭신문, 2015년 1월 4일,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 일러스트 김요한 신부, 정리 우세민 · 김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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