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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학40: 신앙 감각의 성장, 그리고 시노달리타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01 조회수67 추천수0

[가톨릭 신학40] 신앙 감각의 성장, 그리고 시노달리타스

 

 

신앙 감각이 성장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동 본성(connaturalis)’이라는 말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신앙 감각의 작동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 단어를, 일상의 언어로 표현하면 ‘닮은 것을 알아본다.’일 것 같습니다.

 

공동 본성에 대하여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공동 본성은, ‘가’라는 개체가 ‘나’라는 개체와 매우 깊은 신뢰 관계를 이루어 ‘가’가 ‘나’의 본성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공유하는 상황과 관련된다.” 친구 관계에서는 어떤 친구가 다른 친구와 결합되어 있을 때 그 친구는 다른 친구에게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가 가진 성향을 함께 지녀서 다른 친구에게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신앙 감각에 적용해 보지요. 신앙은 대신덕,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신앙이 있을 때, 그는 올바른 신앙에 적합한 것에 동의하는 경향을 지니게 됩니다. 그리스도께 대한 참되고 올바른 신앙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아가려고 할 것이고, 그리스도의 마음과 정신, 행동을 닮아갈 것입니다. 이 상태는,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사람 안에 그리스도께서 모습을 갖추시게 되는 것이지요.(갈라 4,19 참조) 그리스도를 닮을수록 그분께, 그리고 신앙의 진리에 부합하는 것을 더 잘 알아볼 것입니다. 성경을 읽고, 성사에 참여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삶에서 실천하는 것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를 닮아갈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은 곧 신앙 감각을 성장시키는 성령께 협력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한편 우리의 신앙 감각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 또한 생각해야 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약함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참으로 올바른 신앙 감각인지 식별해야 하는데, 그 최종적인 권한은 교도권에 맡겨져 있습니다. 이는 사도로부터 전해 받은 올바른 신앙을 보존하기 위해서입니다. 교회헌장은 이렇게 가르칩니다. “진리의 성령께서 일깨워 주시고 지탱하여 주시는 저 신앙 감각으로 하느님의 백성은 거룩한 교도권의 인도를 받는다.”(교회헌장 12항)

 

우리가 살펴본 보편 사제직과 신앙 감각 개념은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가 되기 위한 핵심입니다. 시노달리타스란 교회의 삶의 방식, 활동 방식을 가리키는데, 사목자, 혹은 어떤 소수의 사람만이 주체가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사명 수행에 각 사람이 제 몫을 하면서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가 바로 상호 존중과 경청인데, 그 근거가 바로 보편 사제직과 신앙 감각입니다. 성직자와 평신도들은 저마다 고유의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고, 또한 성령의 도유로 인해 신앙 감각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성령께서는 이 사람들 안에서 말씀하시는데, 어느 누구도 성령의 소리를 혼자 완전히 소유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귀 기울이면서, 그리고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성령께서 교회에 요청하시는 것을 함께 식별해야 합니다. 보편 사제직의 충만한 수행과 신앙 감각의 성장은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2023년 12월 31일(나해)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서울주보 4면, 최현순 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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