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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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3월 28일 주일

[주님 수닌 성지 주일]

오늘 전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주일로, 임금이신 그리스도의 개선을 예고하면서 그분의 수난을 선포한다. 교회는 오늘 성지 축복과 성지 행렬의 전례를 거행하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백성이 종려나무와 올리브 나무 가지를 들고 예수님을 환영한 데서 비롯한다. 이 행사는 4세기결부터 거행되었으며 10세기 이후 서방 교회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사제는 이 날 붉은 색 제의를 입으며 수난 복음을 장엄하게 봉독한다.

입당송

파스카 축일 엿새 전 주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제, 아이들이 주님을 마중 나오며, 팔마 가지를 손에 들고 크게 외치는 소리 "높은 데서 호산나! 큰 자비를 베푸시러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성문들아, 너희의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활짝 열려라. 영광이 임금님께서 듭시려 하시나니, "영광의 임금님께서 누구이신고?" "만군의 주님이야말로 영광의 임금이시다." 높은 데서 호산나! 큰 자비를 베푸시러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구세주께서 스스로 자신을 낮추시어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의 형벌을 받으셨으니, 저희도 주님의 인내를 본받아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교회는 이스라엘의 자녀들과 함께 오늘,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 건너가시기 위해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그리스도의 예언적 개선에 참여한다. 이 주일에 봉독되는 수난 사화는 초기부터 복음의 핵심을 이룬다. 에수님의 수난과 관련해서 그리스도교는, 스스로 어떤 것도 꾸미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죄인들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죄 없는 종이신 예수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음모를 밝혀 준다.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이 죽음과 성서의 기록이 꼭 들어맞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십자가의 죽음을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의 틀 안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그래서 십자가의 죽음은 하나의 희생 제사이지만 어린양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계약의 새로운 예식으로 이해된다.
복음사가들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다르게 쓰여졌다 할지라도 수난사의 공통된 특징은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안에서 결정을 이루는 악에 대한 하느님의 승리다.

이사야 예언자는 동족에게 박해를 받았지만, 그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하느님께 비폭력의 길을 배운다. 그는 자신의 방어를 하느님께 맡긴다. 왜냐하면 그가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하느님께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예수 그리스도께도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모욕을 받으심으로써 사람의 마음이 증오로부터 깨끗해지기를 바라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강생의 중심 주제를 펼친다. 사람이 되시고 자신을 낮추시어 영광에 이르신 하느님께 대한 찬가이다. 강생은 하느님께서 여행삼아 '지상 나들이'를 한신 것도 아니고, 인간을 경험하시려는 '사자'도 아니다.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에게 사랑을 받은 이 찬가의 메시지는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 찬가는 겸손한 삶을 나누시고 미천하고 가난하며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 걸어가시는 메시아의 모습을 보여 준다. 아담은 하느님과 같아지려고 하다가 파멸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당신을 낮추시어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신다(제2독서).

마태오 복음서는 수난의 두 측면을 강조한다. 수난은 하느님 사랑의 계시라는 뜻에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 속으로 들어가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유다 세계와 그리스도인들을 완전히 갈라서게 하는 결과를 낳는 사건으로 여겨진다. 하느님께서는 영광스런 왕이 아니라 고통받는 종으로서 인간에 대한 당신의 계획을 이루신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겪는 폭력적인 죽음은 예언자들이 당했던 운명의 길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한편, 마태오는 십자가 안에서 옛 시대의 끝과 새 계약의 시작을 본다. 성전의 장막이 찢어진 사건을 그러한 뜻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이방인인 백인 대장의 믿음은 유다인들의 믿지 않는 태도와 대조적으로, 뭇 민족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감을 드러내는 표징으로 여긴다(복음).

제1독서

<나는 욕설을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줄 알고 있다(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0,4-7

주 하느님께서 나에게 말솜씨를 익혀 주시며 고달픈 자를 격려할 줄 알게 다정한 말을 가르쳐 주신다. 아침마다 내귀를 일깨워 주시어 배우는 마음으로 듣게 하신다.
주 하느님께서 나의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아니하고 꽁무니를 빼지도 아니한다. 나는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기며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턱을 내민다. 나는 욕설과 침뱉음을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는다.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 주시니, 나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어 차돌처럼 내 얼굴빛 변치 않는다.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줄 알고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 저를 버리시나이까?

○ 사람마다 저를 보며 업신여기고, 머리를 끄덕대며 비쭉 거리나이다. "주님께 의탁했으니, 구하시렷다. 그를 사랑하시니, 빼내 주시렷다." ◎

○ 숱한 개들이 저를 둘러싸고, 악한 무리 이 몸을 에워쌌나이다. 그들은 제 손과 발을 사뭇 뚫었나이다. 제 뼈는 마디마디 셀 수 있게 되었나이다. ◎

○ 저희끼리 제 겉옷을 나눠 가지고, 제 속옷을 놓고서 제비뽑나이다. 주님, 멀리 계시기 마옵소서. 구원이시여, 어서 저를 도우시옵소서. ◎

○ 저는 당신 이름을 겨레에게 전하고, 그 모임 한가운데서 주님을 찬미하오리니. "주님을 경외하는 자들아, 너희는 찬양하여라. 야곱의 후예들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이스라엘의 자손들아, 모두 다 주님을 두려워하여라." ◎

제2독서

<그리스도는 당신 자신을 낮추셨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높이 올리셨다.>
† 사도 바오로의 필립비서 말씀입니다. 2,6-11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모두가 입을 모아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 찬미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죽기까지,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도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도다.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수난복음
† 마태오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26,14-27.66<또는27,11-54>

그 때에 열두 제자의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대 사제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겨 주면 그 값으로 얼마를 주겠소?"
○ 대사제들은 그에게 은전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 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 줄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물었다.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

○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일러 주셨다.

† "성안에 들어가면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그 사람더러 '우리 선생님께서 자기 때가 가까웠다고 하시며 제자들과 함께 댁에서 과월절을 지내시겠다고 하십니다.' 고 말하여라."

○ 제자들은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과월절 준비를 하였다.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아 같이 음식을 나누시면서 말씀하셨다.

† "나는 분명희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걱정이 되어 저마다 예수께 물었다.

●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 "지금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죽음의 길로 가겠지만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 그 때에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물었다.

●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

○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 "그것은 네 말이다."

○ 제자들이 음식을 먹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 하시고 그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말씀하셨다.

†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 또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시고 제자들에게 돌리시며 말씀하셨다.

†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 마셔라.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키다. 잘 들어 두어라. 이제부터 나는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새 포도주를 마실 그 날까지 결코 포도로 빚은 것을 마시지 않겠다."

○ 제자들은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올리브 산으로 올라갔다. 그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 "'가 칼을 들어 목자를 치리니 양 떼가 흩어지리라.'고 기록되어 있는 대로 오늘 밤 너희는 다 나를 버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지 살아난 후 너희보다 먼저 갈릴레아로 갈 것이다."

○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말하였다.

● "비록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 내 말을 잘 들어라.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 베드로가 다시 장담하였다.
● "저는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주님을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게쎄마니라는 곳에 가셨다. 거기에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너희는 여기 앉아 있어라."
○ 그리고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두 아들만을 따로 데리고 가셨다. 예수께서 근심과 번민에 싸여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 "지금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 남아서 나와 같이 깨어 있어라."
○ 예수께서 조금 더 나아가 땅에 엎드려 기도하셨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하시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 아버지께서 기도를 마치시고 세 제자에게 돌아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한탄하셨다.
† "너희는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 예수께서 다시 가셔서 기도하셨다.
† "아버지, 이것이 제가 마시지 않고는 치워질 수 없는 잔이라면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 예수께서 다시 제자들에게 돌아오시니 그들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그들은 너무나 지쳐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그대로 두시고 세 번째 가셔서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그리고 돌아와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 "아직도 자고 있느냐? 자, 때가 왔다. 사람의 아들이 죄인들 손에 넘어가게 되었다. 일어나 가자. 나를 넘겨줄 자가 가까이 와 있다."
○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열두 제자의 하나인 유다가 다가왔다. 그를 따라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보낸 무리가 칼과 몽둘이를 들고 몰려왔다. 배반자는 그들과 미리 암호를 짜고 "내가 입맞추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 붙잡아라."고 일러두었던 것이다. 그는 예수께 다가와서 인사하며 입을 맞추었다.
●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예수께서 유다에게 말씀하셨다.
† "자, 이사람아. 어서 할 일이나 하라."
○ 그러자 무리가 달려들어 예수를 붙잡았다. 그 때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들 중 하나가 칼을 빼어 대사제의 종의 귀를 쳐서 잘라 버렸다.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두 군단도 넘는 천사를 보내 주실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리라고 한 성서의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 그리고는 무리를 둘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셧다.
† "너희는 전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서 가르치고 있을 때에는 나를 잡지 않다가 지금으 칼과 몽둥이를 들고 잡으로 왔으니 내가 강도란 말이냐?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예언자들이 기록한 말씀을 이루려고 일어난 것이다."
○ 그 때에 제자들은 예수를 버리고 모두 달아났다. 사람들은 예수를 붙잡아 대사제 가야파의 집으로 끌고 갔는데 거기에는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모여 있었다.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예수를 뒤따라 대사제의 관저에까지 가서 일의 결말을 보려고 안으로 들어가 경비원들 틈에 끼어 앉아 있었다. 대사제들과 온 의회는 예수를 사형에 처하려고 그에 대한 거짓 증거를 찾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거짓 증언을 하였지만 이렇다 할 증거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두 사람이 나타나서 증언하였다.
● "이 사람이 하느님의 성전을 헐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 이 말을 듣고 대사제가 일어나 예수께 물었다.
● "이 사람들이 그대에게 이렇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할 말이 없는가?"
○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대사제가 다시 물었다.
● "내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명령하니 분명히 대답하여라. 그대가 과연 하느님의 아들 그
리스도인가?"
○ 예수께서 대사제에게 말씀하셨다.
† "그것은 너의 말이다.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이제부터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과 또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 이 말을 듣고 대사제가 자기 옷을 찢으며 물었다.
●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느님을 모독했으니 이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소? 여러분은 방금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듣지 않았소? 자, 어덯게 했으면 좋겠소?"
○ 사람들이 아우성쳤다.
●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 어떤 자들은 뺨을 때리면서 조롱하였다.
● "그리스도야,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맞혀 보아라."
○ 그 동안 베드로는 바깥뜰에 앉아 있었는데 여종 하나가 그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 "당신도 저 갈릴래아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 군요."
○ 베드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부인하였다.
● "무슨 소린지 나는 모르겠소."
○ 베드로가 대문께로 나가자 다른 여종이 그를 보고는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 "이 사람은 나자렛의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오."
○ 베드로는 맹세까지 하면서 다시 부정하였다.
●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 조금 뒤에 거기 섰던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오며 말하였다.
● "틀림없이 당신도 그들과 한패요. 당신의 말씨만 들어도 알 수 있소."
○ 베드로는 거짓말이라면 천벌이라도 받겠다고 맹세하면서 잡아떼었다.
●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 바로 그 때에 닭이 울었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떠올라 밖으로 나가 몹시 울었다. 이른 아침에 모든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를 죽일 계획을 짜고 그글 결박하여 총독 빌라도에게 끌고 가서 넘겨 주었다. 그 때에 배반자 유다는 예수께서 유죄 판결을 받으신 것을 보고 자기가 저지른 일을 위우쳤다. 그래서 은전 서른 닢은 대사제들과 원로들에게 돌려 주며 말하였다.
● "내가 죄 없는 사람을 배반하여 그의 피를 흘리게 하였으니 나는 죄인입니다."
○ 대사제들과 원로들이 말하였다.
● "우리가 알 바 아니다. 그대가 알아서 처리하라."
○ 유다는 그 은전을 성소에 내동댕이치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달아 죽었다. 대사제들은 그 은전을 주워 들고 의논하였다.
● "이것은 핏값이니 헌금궤에 넣어서는 안 되겠소."
○ 대사제들은 그 돈으로 옹기장의의 밭은 사서 나그네의 묘지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 밭은 오늘날까지 "피의 밭"이라고 불린다. 이리하여 예언자 예레미야를 시켜 "이스라엘의 자손들이 정한 한 사람의 몸값, 은전 서른닢을 받아서 주께서 나에게 명하신 대로 옹기장이의 밭 값을 치렀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예수께서 총독 앞에 서시자 그가 물었다.
●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
○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 "그것은 네 말이다."
○ 예수께서는 총독이 매우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명절이 되면 총독은 군중이 요구하는 대로 죄수 하나를 놓아 주는 관례가 있었다. 마침 그 때에 바라빠라는 이름난 죄수가 있었다. 빌라도는 모여든 군중에게 물었다.
● "누구를 놓아 주면 좋겠느냐? 바라빠라는 예수냐? 그리스도라는 예수냐?"
○ 빌라도는 예수가 군중에게 끌려온 것이 그들의 시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었다. 빌라도가 재판을 하고 있을 때에 그의 아내가 전갈을 보내어 당부하였다.
● "당신은 그 무죄한 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마십시오. 간밤에 저는 그 사람의 일로 꿈자리가 몹시 사나웠습니다."
○ 그 동안 대사제들과 원로들은 군중을 선동하여 바라빠를 놓아 주고 예수는 죽여 달라고 요구하게 하였다. 총동이 물었다.
● " 이 두사람 중에서 누구를 놓아 달라는 말이냐?"
○ 군중이 소리질렀다.
● "바리빠요."
○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 "그리스도라는 예수는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 모두들 소리질렀다.
◎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 빌라도가 또다시 물었다.
● "도대체 그 사람의 잘못이 무엇이냐?"
○ 사람들은 더 악을 써 가며 외쳤다.
◎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 빌라도는 그 이상 더 말해 보아야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기세가 보였으므로 물을 가져다가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하였다.
● "너희가 알아서 처리하여라.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 군중이 소리쳤다.
◎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지겠습니다."
○ 빌라도는 바라빠를 놓아 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형에 처하라고 내어 주었다. 총독의 병사들이 예수를 총독 관저로 끌고 들어가서 전 부대원을 불러모아 예수를 에워쌌다. 그리고 예수의 옷을 벗기고 대신 주홍색 옷을 입힌 뒤 가시로 왕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린 다음 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떠들며 조롱하였다.
◎ "유다인 왕 만세!"
○ 병사들은 예수께 침을 뱉으며 갈대를 빼앗아 머리를 때렸다. 이렇게 희롱하고 나서 그 겉옷을 벗기고 예수의 옷을 도로 입혀 십자가에 못박으러 끌고 나갔다.
그들이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만나자 그를 붙들어 억지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그리고 예수께 쓸개를 탄 포도주를 마시라고 주었으나 예수께서는 맛만 보시고 마시려 하지 않으셨다.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고 나서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갖고 거기 앉아 예수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예수의 며리 위에 죄목을 적어 붙였는게 거기에는 "유다인의 왕, 예수"라고 적혀 있었다.
그 때에 강도 두 사람도 예수와 함께 십자가형을 받았는데 그 하나는 예수의 오른편에, 다른 하나는 왼편에 달렸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머리를 흔들며 예수를 모욕하였다.
● "성전을 헐고 사흘이면 다시 짓는다던 자야. 네 목숨이나 건져라. 네가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어서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 같은 모양으로 대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도 예수를 조롱하였다.
● "남은 살리면서 자기는 못 살리는구나. 저 사람이 이스라엘의 왕이래. 십자가에서 한번 내려와 보시지. 그러면 우리가 믿고 말고, 저 사람이 하느님을 믿고 또 제가 하느님의 아들입네 했으니 하느님이 원하시면 어디 구해 보시라리."
○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다린 강도들고 예수를 모욕하였다. 낮 열두 시부터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세 시쯤 되어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으셨다.
†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 이 말씀은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이다. 거기에 서 있던 몇 사람이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 "저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고 있다."
○ 그 중의 한 사람은 곧 달려가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 끝애 꽂아 예수께 목을 축이라고 주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를 말리면서 말하였다.
● "그만두시오.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해 주나 봅시다."
○ 예수께서 다시 한 번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시 묵상>
○ 바로 그 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지고 땅이 흔들리며 바위가 갈라지고 무덤이 열리면서 잠들었던 많은 옛 성인들이 다시 살아났다. 그들은 무덤에서 나와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에 거룩한 도시에 들어가서 많은 사람에게 나타났다. 백인 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를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지진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였다.
⊙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
○<거기에는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여자들고 많았는데 그들은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께 시중들며 따라온 여자들이었다. 그 중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있었고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제베대오의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었다. 날이 저물었을 때에 아리 마태아 사람인 부자 요셉이라는 사람이 왔는데 그도 역시 예수의 제자였다. 이 사람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어 달라고 청하자, 빌라도는 쾌히 승낙하여 내어 주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요셉은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깨끗하고 고운 베로 싸서 바위를 파서 만든 자기의 새 무덤에 모신 다음 큰 돌을 굴려 무덤 입구를 막아 놓고 갔다. 그 때에 맞은편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앉아 있었다. 그 날은 명절을 준비하는 날이었다. 그 날은 명절을 준비하는 날이었다. 그 다음 날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빌라도에게 몰려와서 말하였다.
● "각하, 그 거짓말쟁이가 살아 있을 때에 사흘 만에 자기는 다시 살아난다고 말한 것을 저희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사흘이 되는 날까지 그 무덤을 단단히 지키라고 명령하십시오. 혹시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훔쳐다 감추어 놓고 백성들에게는 그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 떠들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이번 속임수는 처음 것보다 더 심한 혼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 빌라도가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 "경비병을 내어 줄 터이니 가서 너희 생각대로 잘 지켜 보아라."
○ 대사제들과 바리사이라 사람들은 물러가서 그 돌에 봉인하고 경비병을 세워 무덤을 단단히 지키게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 형제 여러분, 영원한 생명의 길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우리 모두 그 길을 충실히 따라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여 기도합시다.
1.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사제들이 인류 구원을 위하여 십사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현세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맡겨진 양들의 구원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2. 그리스도 신자들의 일치와 협력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생활 안에서 증언하고 서로 대화와 협력을 통하여 인류의 공동선에 기여하도록 도와 주소서. ◎
3.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에게 주님의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저희가 그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이 되게 하소서. ◎
4. 자녀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주님의 자녀들이 더욱 열심한 기도 생활로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게 하시어 주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주님의 자녀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

†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의 샘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 저희 바람을 들어 주시어 저희가 한 분이신 성령 안에 일치함으로써 모든 분열과 불화를 이겨 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독생 성자의 수난으로 저희를 용서하소서. 저희 공로로는 주님의 용서를 받을 길이 없사오니, 성자의 희생을 보시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아버지, 제가 이 잔을 마셔야만 한다면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영성체 후 묵상

구세주의 희생으로 하느님과 인류가 새로운 계약을 맺는 새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이 비록 하찮게 보일지라도 우리는 그 삶 속에서 수난함으로써 생명으로 나아가는 부활의 신비를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양식을 가득히 받고 엎드려 비오니,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저희 믿음에 희망이 넘치게 하시고, 영원한 목적지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