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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리나(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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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명 가타리나 (Catherine)
축일 11월 25일
성인구분 성녀
신분 동정 순교자
활동지역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활동연도 +305년경
같은이름 까따리나, 카타리나, 캐서린
성인 기본정보

   성녀 카타리나(Catharina, 또는 가타리나)는 10세기경부터 동방 교회에서 가장 높이 공경해오던 성인 중 한 명이지만 그녀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녀는 서방 교회에서도 흑사병과 같은 무서운 전염병을 겪으면서 그에 대항하기 위해 14세기 독일을 중심으로 생겨난 신심인 ‘14명의 구난 성인’(救難 聖人, Holy Helpers) 가운데 한 명으로 큰 공경을 받았다. 이미 6세기에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1세(Justinianus I) 황제가 시나이산 기슭 성녀 가타리나의 무덤 위에 그리스도의 거룩한 변모 기념 정교회 수도원을 세웠다. 그리스계 수도승들이 생활하고 있는 이 수도원을 통해 그녀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전설적인 이야기에 따르면 성녀 가타리나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상류 계층의 부유한 로마인 가정에서 태어나 훌륭한 교육을 받고 성장해 뛰어난 학식을 지닌 미모의 처녀였다고 한다. 그녀는 어느 날 한 은수자를 통해 그리스도교의 진리에 대해 듣고 그것이 세상의 학문을 초월한 참된 진리임을 깨달아 즉시 개종하고 세례를 받았다.

   복자 야고보 데 보라지네(Jacobus de Voragine, 7월 13일)가 편집한 “황금 전설”에 따르면, 성녀 가타리나는 공주 신분으로 철학, 수사학, 문법 등을 교육받은 지혜로운 처녀였다. 당시 알렉산드리아는 로마 황제 막센티우스(Maxentius)가 다스리고 있었는데, 황제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잔인한 박해를 시작했다. 3년간 계속된 혹독한 박해로 수많은 순교자가 탄생했다. 미모의 젊은 처녀였던 성녀 가타리나는 우상에게 희생제물 바칠 것을 강요받았지만, 당당히 미신을 버리고 창조주 하느님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황제의 명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결국 체포된 성녀 가타리나는 황제 앞으로 끌려가 직접 재판을 받게 되었다. 황제는 그녀의 박식함에 놀라 여러 철학자를 소집해 그녀와 토론하도록 했다. 하지만 그녀의 깊은 학식과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답변과 날카로운 질문에 학자들의 말문이 모두 막혀버렸고, 논쟁 끝에 오히려 50여 명의 이방인 철학자들이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인정하고 개종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극도로 분노한 황제는 소집된 학자들을 모두 화형에 처해버렸다.

   성녀 가타리나가 배교할 의향만 있으면 자신과 결혼시켜 주고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도록 해주겠다는 황제의 유혹과 회유마저 단호히 거부하고 심한 매를 맞은 뒤에 투옥되었다. 그 어떤 고문에도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자 황제는 그녀를 감옥에 가두고 음식조차 주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녀가 독방에 갇혀 있는 동안 비둘기들이 음식을 날라다 주었고, 성모님과 함께 아기 예수님이 발현하시어 성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고 한다. 다른 도시를 방문하고 돌아온 황제는 성녀 가타리나가 굶어 죽지도 않고 멀쩡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보고 잔인한 사형 도구인 쇠갈퀴가 달린 바퀴를 이용해 죽이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바퀴가 제때 움직이지 않고 천사가 내려와 산산조각 내는 바람에 많은 군인과 구경꾼들이 그 파편에 맞아 죽었고, 성녀 가타리나는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다. 그녀의 굳은 신앙과 인내심은 수많은 군인을 놀라게 했고, 그로 인해 2백여 명의 군인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후 곧바로 참수를 당해 순교했다.

   결국 그녀는 참수형에 처해 졌는데, 그때 그녀의 목에서 피가 아닌 우유 같은 액체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순교 후 그녀의 시신은 천사에 의해 시나이산 가장 높은 곳으로 옮겨졌고, 6세기에 그곳에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원이 세워졌다. 오늘날까지도 이 수도원은 ‘성녀 가타리나 수도원’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졌고, 많은 순례자가 찾는 중요한 순례지가 되었다. 알렉산드리아의 성녀 가타리나는 성녀 잔 다르크(Jeanne d'Arc, 5월 30일)가 들은 신비한 목소리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철학자, 동정녀, 설교가의 수호성인이다. 교회 미술에서 그녀는 왕족을 상징하는 화려한 옷에 왕관을 쓰고 순교를 상징하는 종려나무 잎이나 칼, 순교 도구였던 쇠갈퀴가 달린 바퀴와 함께 있는 모습으로 주로 등장한다. 그리고 성모자와 함께 그리스도와의 신비로운 혼인을 상징하는 반지를 받는 모습으로도 많이 표현되고 있다. 옛 “로마 순교록”이나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 모두 11월 25일 목록에서 알렉산드리아의 동정 순교자인 성녀 가타리나가 지혜와 강인한 신앙심으로 충만해 당당히 신앙을 고백하며 모진 고문을 받고 순교한 후 그녀의 시신이 시나이산 수도원에 모셔져 공경을 받게 되었음을 기록하였다.♣

참고자료

  • 고종희 저, 명화로 읽는 성인전(알고 싶고 닮고 싶은 가톨릭성인 63인) - '알렉산드리아의 가타리나', 서울(한길사), 2014년, 263-272쪽.
  • 김정진 편역, 가톨릭 성인전(상) - '알렉산드리아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순교자', 서울(가톨릭출판사), 2004년, 53-55쪽.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성녀 가타리나', 서울(일파소), 2023년, 1006-10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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