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엘리아스(Elias, 또는 엘리야)는 기원전 9세기경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했던 예언자이다. 히브리어 이름의 어원적 의미는 ‘나의 하느님은 야훼이시다.’이다. 구약성경(1열왕 17-19장. 21장; 2열왕 1-2장)에서는 엘리야 예언자를 제자인 엘리사(Eliseus, 6월 14일)에 비해 비교적 덜 관대하게 소개하고 있다.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나 그의 활동 시작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없고, 엘리사와는 달리 예언자로서 소명을 받은 이야기도, 생애의 마지막에 관한 내용도 전해주지 않는다. 역대기 하권 21장 12절에서는 그의 활약을 아예 언급하지 않으면서 엘리야가 왕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고만 전하고 있다. 그러나 예언 전승(말라 3,23)이나 지혜 전승(집회 48,1-11)은 이스라엘 후기에 엘리야가 이스라엘 영성에 있어서 핵심 인물로 누린 명성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그는 시종일관 ‘티스베 사람’이라 불렸는데 그 뜻이 명확하지 않다. 칠십인역에서는 요르단강 건너편 북쪽에 있는 한 지역, ‘길앗의 티스베’(1열왕 17,1)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히브리어 구약성경인 마소라본(Masssora本)은 엘리야를 ‘길앗의 거류민’이라고 하며 ‘티스베’라는 곳은 찾아볼 수가 없다. 엘리야 자신에 관한 역사적인 모습은 기적적인 전설들 속에 감추어져 있다. 심지어는 그의 이름조차도 그의 열성을 반영하는 가명으로 보는 이도 있다. 하지만 엘리야 이야기들의 구조와 세부 묘사들은 예언 말씀, 엘리야의 소명, 그리고 모세의 전승과 연결되고 예언 계승에 대하여 잘 발전된 신학적 사고를 밝히고 있다. 엘리야의 역할은 이스라엘의 예언 전승 안에서 흥미를 끄는 특성으로 묘사되었다. 즉 엘리야는 야훼 신앙 수호의 영웅으로, 진실한 하느님의 말씀을 말하는 예언자이며 왕가의 압박에 저항하며 살아있는 신앙을 수호한 예언자라는 것이다. 구약성경에 언급된 엘리야 예언자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제는 혼합 종교 예배를 둘러싸고 엘리야가 이스라엘의 왕과 벌이는 경합이다. 그의 활동 시기는 오므리 왕조 시대(기원전 876~842년)로 비교적 평화와 부를 구가하던 때였다. 사마리아를 새 수도로 세운 오므리 왕조는 이스라엘에 이교도 문화를 확산시키고 말았다. 왕족이 먼저 바알 숭배자와 혼인하여 백성의 신앙을 훼손했고, 주님의 제단을 헐어 백성들이 바알 숭배와 주님 신앙 사이에서 혼합 종교에 물들도록 만들었다(1열왕 18,21). 특별히 아합이 바알 숭배자인 이제벨을 아내로 맞아들여 하느님의 분노를 돋우고(1열왕 16,31-33), 주님께 대한 신앙을 모질게 박해하던 때에 엘리야는 바알 숭배를 주도하는 왕가에 대항하는 주님의 능력 있는 예언자로 소개되었다. 엘리야는 카르멜산에서 바알 예언자들과 대결하여 주님이 참 하느님이심을 드러내고 바알 예언자들을 백성들이 죽이도록 했다(1열왕 18,20-40). 하지만 다시 이제벨에게 돌아가는 아합 왕을 보며 좌절하기도 했지만, 호렙산에서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그리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현실을 통해서도 역사 안에서 활동하시는 주님의 섭리를 체험했다. 결국 엘리야는 주님의 발현을 통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기 본연의 길로 돌아갈 수 있었다(1열왕 19,9-21). 구약 후기 중간 시기 문헌과 랍비 전승은 엘리야가 이 세상에서 신비하게 불 마차를 타고 하늘로 사라진 것에 관해 미래의 하느님 승리의 날에 그가 유일한 역할을 할 것으로 이해하였다. 말라키서 3장 23-24절에서는 그가 주님의 날이 오기 전에 미리 올 선구자라고 예언하였다. 그는 평화를 가져올 것이며 랍비들의 율법 논쟁을 해결할 것이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엘리야가 메시아 전승과 연결되었기 때문에 메시아(구세주)의 선구자로 여긴다. 이러한 점이 후기 유대 전승에서 약화되었어도 널리 퍼진 이 특징의 대부분은 열왕기(1열왕 17장) 이야기들의 영향이다. 그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사회악과 싸우며 불의한 이를 징벌할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전설의 인물로 남아있다. 그는 중세 민속학에서 방랑하는 유다인으로 여겨졌고, 파스카 만찬 식탁에는 그를 위한 자리가 ‘엘리야의 잔’과 함께 항상 마련되었다. 그는 새로운 탄생의 보호자로 여겨졌으며 ‘엘리야 의자’는 할례식에 고정되었다. 엘리야는 이슬람교 전승에도 강하게 남아있다. 코란에 엘리야는 ‘정의로운 사람들’ 명단에 들어가 있으며, 바알 숭배를 철저하게 적대시하는 임무를 지닌 사람으로 되어 있다. 신약성경은 여러 문맥에서 엘리야 예언자를 언급하고 있다. 복음서들은 전승에서 착상하여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라고 말한다(마르 9,11; 말라 3,23-24 참조). 또한 엘리야가 불행한 이들을 위하여 호의적으로 개입할 것을 기다리는(마르 15,35-36 참조) 민간 신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루카 전승에 따르면 예수님을 새로운 엘리야라고 하였다. 예수님은 엘리야를 언급하며 자신의 고유 임무를 규정하였다(루카 4,25-26). 그리고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신 기적(루카 7,11-17)은 엘리야가 사렙타 과부의 아들을 되살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1열왕 17,17-24). 요한 복음서의 전승은 세례자 요한을 새로운 엘리야로 보았다(요한 1,21. 25). 이 전승은 다른 복음서에서도 나타난다. 엘리야처럼 세례자 요한은 모든 것을 새롭게 세우고 또 엘리야처럼 권력가와 충돌하였다. 마지막으로 야고보 사도는 엘리야의 열렬한 기도가 응답받은 것을 그리스도인 기도의 모범으로 제시하였다(야고 5,17-18). 이렇듯 신약성경에서 엘리야 예언자의 특징적인 모습은 메시아의 선구자로 여겨지는 것이다. 엘리야는 예수님께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실 때 모세와 함께 예수님의 곁에 있었다(마태 17,3; 마르 9,4; 루카 9,30). 모세가 율법을 상징한다면 엘리야는 예언자를 대표한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것을 완성하러 오셨다(마태 5,17). 옛 “로마 순교록”은 7월 20일 목록에서 카르멜산에 거룩한 예언자 엘리야가 있었다고 간단히 언급하였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같은 날 목록에서 이스라엘의 왕 아합과 그의 아들 아하즈야 시대에 티스베 사람 성 엘리야가 백성의 불신앙에 대항하여 유일하신 하느님의 권리를 강력히 주장한 사람으로 구세주의 선구자인 요한 세례자를 통해 이미 왔으며, 비록 글로써 자신의 예언을 남기지는 않았으나 특별히 카르멜산에서의 기억은 충실하게 보존되었다고 기록하였다. 대표적인 관상 수도회인 가르멜회는 수도회의 역사를 구약성경의 엘리야 예언자(1열왕 17-19장)에게까지 소급하였다. 특별한 창설자 없이 은수자들이 카르멜산에 모여 기도하며 살기 시작한 것을 수도회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르멜산에서 기도한 엘리야 예언자를 자기들의 이상적인 창설자이자 수호성인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로마 순교록”에서 7월 20일을 그의 고유한 기념일로 지내게 되었다. 교회 미술에서 엘리야 예언자는 까마귀에게 빵과 고기를 받아먹는 모습으로, 카르멜산의 불타는 제단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으로, 천사에게 빵과 물을 받는 모습으로, 불 마차를 타고 승천하는 모습 등으로 자주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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