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공의회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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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교리서

11.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태도

[종교자유선언] 11.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당신을 섬기도록 부르시므로 인간은 이에 양심으로 매이지만 강제당하지는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몸소 창조하신 인간 곧, 자기 판단으로 행동하고 자유를 누려야 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신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자신과 당신의 길을 완전히 드러내 주셨다. 우리의 스승이시고 주님이시며12)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신13)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을 끈기 있게 이끌고 가르치셨다.14) 그리스도께서 기적으로 당신의 복음 선포를 뒷받침하시고 확인해 주셨지만, 그것은 듣는 이들에게 신앙을 일깨워 굳건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지 강제를 행사하시려는 것은 아니었다.15) 분명히 청중의 불신을 꾸짖으셨지만 그 벌은 심판 날의 하느님께 맡기셨다.16)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을 세상파견하시며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6)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밀과 함께 가라지가 뿌려진 것을 아시고도 세상 끝 날 이루어질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라고 이르셨다.17) 힘으로 다스리는 정치메시아가 되기를 바라지 않으시고,18) 당신은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온”(마르 10,45) 사람의 아들이라고 말씀하시기를 더 좋아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는”(마태 12,20) 하느님의 완전한 종으로 당신을 드러내셨다.19)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마태 22,21) 하시면서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치라고 이르셨다. 그리스도께서는 국가 권력과 그 권리를 인정하셨으나 하느님의 더 높은 권리를 받들라고 분명하게 권고하셨다. 마지막에는 십자가 위에서 구원 활동을 완수하시어 인류에게 구원과 참자유를 주시고 당신의 계시를 완성하셨다. 그분께서는 진리를 증언해 주셨지만,20) 반대자들에게 그 진리를 힘으로 강요하지는 않으셨다. 그분의 나라는 힘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21) 진리를 증언하고 들음으로써 굳건해지며 사랑으로 넓혀진다. 십자가에 높이 들리신 그리스도께서는 그 사랑으로 인간을 당신께 이끌어 들이신다.22)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말씀과 모범을 배워 같은 길을 걸었다. 교회 시초부터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복음에 어긋나는 방법이나 강제적인 행동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하느님 말씀의 힘으로23) 사람들이 주 그리스도를 믿고 회개하도록 힘썼다. 그들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시는”(1티모 2,4)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계획을 모든 이에게 힘차게 선포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약한 사람들이 비록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그들을 존중하였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저마다 자기가 한 일을 하느님께 사실대로 아뢰게 될 것이므로”(로마 14,12),24) 자기 양심만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였다. 그리스도께서 그러하셨듯이, 사도들도 언제나 하느님진리를 증언하려고 백성과 지도자들 앞에서 조금도 거리낌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담대히”(사도 4,31)25) 선포하였다. 복음 그 자체가, 믿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진실로 구원을 주는 하느님의 힘이라고 사도들은 굳게 믿었다.26) 온갖 “전투 무기”를27) 무시하고 온유하고 겸손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느님께 반대하는 세력을 꺾고28)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도록 이끌어 주는29) 하느님 말씀의 힘을 온전히 믿고 그 말씀을 선포하였다. 스승과 마찬가지로 사도들도 국가의 정당권위를 인정하였다. “하느님에게서 나오지 않는 권위란 있을 수 없다.” 하고 가르치며 사도는 이렇게 당부한다. “누구나 위에서 다스리는 권위에 복종해야 한다.…… 권위에 맞서는 자는 하느님의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다”(로마 13,1-2).30) 그러나 동시에 사도들은 하느님의 거룩한 뜻을 거역하는 공권력에 반대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사도 5,29).31) 어느 시대나 전 세계에서 무수한 순교자들과 신자들이 이 길을 따라 걸었다.
교회는 그리스도사도들의 발자취를 따른다
[종교자유선언] 12. 그러므로 복음진리에 충실한 교회그리스도사도들의 길을 따라 종교 자유의 원칙을 인간의 존엄성과 하느님계시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존중한다. 교회는 스승과 사도들에게서 이어받은 가르침을 오랜 세월에 걸쳐 보존해 왔고 또 전수해 주었다. 변천하는 인간 역사를 통하여 나그넷길을 걸어 온 하느님 백성의 삶에서 때로는 복음 정신과 덜 맞거나 심지어는 반대되는 행위도 있었으나 교회는 언제나 그 누구에게든 신앙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
복음의 누룩은 인간 정신에 오랫동안 작용하고 크게 기여하여, 사람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간 존엄성을 더욱 폭넓게 인정하고 또 국가 사회에서 종교 문제는 인간의 그 어떠한 강제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는 확신이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