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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편 그리스도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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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부 십 계 명 제 2 장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제7절 일곱째 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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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재물 존중

2408 일곱째 계명은 도둑질, 곧 타인의 재물을 그 주인의 정당한 의사를 거슬러 빼앗는 것을 금한다. 그러나 동의가 추정될 수 있거나, 거절이 타당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재물의 보편적인 사용 목적에도 어긋난다면, 그것은 절도가 아니다. 긴급하고 필수적인 것(의식주)을 조달하기 위해서 타인의 재물을 차지하고 사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되는 분명한 위급 상황의 경우가 그러하다.(151)
2409 타인의 재물을 부당하게 빼앗거나 차지하는 모든 행동은, 비록 그것이 민법의 규정에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곱째 계명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이를테면, 빌려 온 재물이나 습득물을 일부러 간직하고 있거나, 장사할 때의 속임수,(152) 부당한 품삯을 지불하는 행위,(153) 타인의 무지나 필요를 틈타서 물건 값을 올리는 행위(154) 등이다.
다음과 같은 행위들도 도덕적으로 부당하다.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 물가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키려고 하는 투기, 법에 따라 결정해야 할 사람들의 판단을 빗나가게 하는 매수, 기업의 공유 재산을 가로채서 사적으로 유용하는 것,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 탈세, 수표와 계산서의 위조, 과도한 지출, 낭비 등이다. 개인 소유물이나 공공 소유물에 일부러 손해를 입히는 행위들은 도덕률에 어긋나며 보상을 해야만 한다.
2410 약속은 지켜야 하며, 도덕적으로 정당하게 맺은 계약은 엄격히 이행하여야 한다. 경제적, 사회적 생활의 상당 부분이 개인이나 법인 사이의 계약 준수나 계약 이행에 달려 있다. 매매에 관한 상업적 계약이나 임대차 계약, 근로 계약 등이 그러하다. 모든 계약은 성실히 합의되고 이행되어야 한다.
2411 계약은 사람들의 권리를 엄격하게 존중하는 가운데 개인이나 집단 사이의 거래를 규제하는 교환 정의에 따라야 한다.
교환 정의는 엄격한 의무를 지운다. 그것은 소유권의 보호와 채무의 변제, 자유로이 계약한 의무의 이행 등을 요구한다. 교환 정의가 없이는 다른 어떤 형태의 정의도 불가능하다.
교환 정의는 시민이 공동체에 대하여 공명정대하게 이행해야 할 것을 정하는 법적 정의와 구별되고, 공동체가 시민의 공헌과 필요에 상응하여 그들에게 이행해야 할 것을 규제하는 분배 정의와도 구별된다.
2412 교환 정의에 따라, 저지른 불의에 대해 배상하려면 훔쳐 온 재물을 그 소유자에게 반환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 19,8)라는 자캐오의 약속을 들으시고, 그를 칭찬하셨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타인의 재물을 빼앗은 사람은 그것을 돌려주거나, 그 물건이 없어졌을 경우에는 현물이나 돈으로 동등한 가치만큼 돌려줄 의무가 있으며, 그 소유주가 그것으로 마땅히 얻었을 결실과 이익도 돌려줄 의무가 있다. 어떠한 형태로든 도둑질에 가담했거나, 훔쳐 온 물건인 줄을 알고 그것을 이용한 모든 사람도 자신의 책임과 이득에 비례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 예를 들면, 도둑질을 명했거나 도와주었거나 장물을 은닉해 준 사람들이 그렇다.
2413 도박(카드 노름 등)이나 내기 자체가 정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에게서 본인이나 이웃에게 필수적인 것을 박탈할 때, 도박과 내기는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것이 된다. 도박 벽은 그 사람을 도박의 노예로 만들어 버릴 심각한 위험이 있는 것이다. 손해가 가벼워서 손해 본 사람이 그 손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정하게 내기를 걸거나 노름에서 속임수를 쓰는 행위는 중대한 죄가 된다.
2414 일곱째 계명은 이기적이든 또는 이념적이든, 상업주의적이든 또는 전체주의적이든, 그 어떤 이유에서거나, 인간을 예속시키고 그의 인격적 존엄성을 무시하며, 인간을 상품처럼 사고 팔거나 교환하게 하는 행위나 기획을 금한다. 폭력을 써서 인간을 이용 가치나 이득의 수단으로 격하시키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성과 그의 기본권을 거스르는 죄이다. 바오로 사도그리스도인인 주인에게 그리스도인인 그의 노예를 “이제 더 이상 종이 아니라……인간적으로 보나 주님 안에서 보나……사랑하는 형제로”(필레 1,16) 받아들이도록 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