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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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3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이다. 이 성사들은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에게 공통되는 소명의 기초가 된다. 그것은 우리를 성덕과 세상 복음화로 부르는 소명이다. 입문 성사들은 천상 고향을 향해 나아가는 이 순례의 생활에서 성령을 따르는 삶에 필요한 은총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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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4 다른 두 성사, 곧 성품성사와 혼인성사는 타인의 구원을 위한 것이다. 이 성사들은 개인적인 구원에도 이바지하지만, 그것은 타인들에 대한 봉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 성사들은 교회 안에서 특별한 사명을 부여하고, 하느님 백성의 형성에 이바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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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5 이 두 성사를 통하여, 이미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로 모든 신자의 보편 사제직을 위하여 축성된 사람들이 (1) 특별한 축성을 받을 수 있다. 곧 성품성사를 받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으로 교회를 사목하도록” (2)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성되는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인 부부는 그 신분의 의무와 존엄성을 위하여 특수한 성사로 견고하게 되고, 이를테면 축성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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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절 성품성사(聖品聖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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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6 그리스도께서 당신 사도들에게 위임하신 임무는 성품성사를 통하여 세상 마칠 때까지 교회 안에서 계속 수행된다. 그러므로 이 성사는 사도직의 성사이다. 이 성사에는 주교품, 사제품, 부제품의 세 가지 등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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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께서 맡기신 사도직의 제정과 사명에 대해서는 제1편 874-896항을 보라. 여기에서는 이 직무가 전수되는 성사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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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왜 성품성사라고 부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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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7 품계(品階, ordo)라는 단어는 고대 로마 시대에 조직된 사회 계층, 특히 통치자들의 계층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서품(敍品, ordinatio)은 그 품계에 받아들이는 것을 가리킨다. 교회에는 성경에 근거하여 (4) 성전이 예로부터 품계(그리스 말로 taxis)라고 부르는 조직체들이 있었다. 오늘날 교회의 생활과 전례에 현존하는 품계에는 주교품(ordo episcoporum), 사제품(ordo presbyterorum), 부제품(ordo diaconorum)이 있다. 그리고 예비 신자, 동정녀, 부부, 과부 등의 다른 집단들에도 ‘품계’라는 명칭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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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8 이러한 교회 집단들의 하나에 드는 예식을 서품이라고 불렀다. 이 예식은 축성이나 축복 또는 성사의 성격을 지닌 종교적이고 전례적인 행위였다. 오늘날 서품이라는 용어는 주교품, 사제품, 부제품에 받아들이는, 공동체의 단순한 선거나 지명, 위임 또는 임용을 넘어서는 성사적 행위에만 사용된다. 서품은 그리스도께서 오로지 당신에게서 나올 수 있는 “거룩한 권한”을 (5) 당신 교회를 통해서 행사하게 하는 성령의 선물을 주기 때문이다. 서품은 축성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그리스도께서 친히 교회를 위하여 선별하여 권한을 부여하시기 때문이다. 주교의 안수와 축성 기도는 이 서품의 가시적 표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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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구원 경륜에서 본 성품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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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사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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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9 하느님께서는 친히 선택하신 백성을 “사제들의 나라, 거룩한 민족”(탈출 19, (6) 으로 (6) 세우셨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열두 지파 중 하나인 레위 지파를 선택하시어 전례에 봉사하도록 따로 세우셨다. (7) 하느님께서는 친히 그들 몫의 유산이 되어 주셨으며, (8) 고유한 예식으로 구약 사제직의 기원을 거룩하게 하셨다. (9) 그 예식을 통해 사제들은 “사람들 가운데 뽑혀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하도록 지정된 사람으로서 죄 때문에 예물과 제물을 바친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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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0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11) 제사와 기도로 하느님과 이루는 친교를 회복하도록 세워진 이 사제직은 끊임없이 제사를 되풀이해야 했으며, 결정적인 성화에는 미치지 못하였으므로 (12) 구원을 이룰 수는 없었다. 결정적 성화는 그리스도의 제사만이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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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 그렇지만 교회 전례는 아론의 사제직과 레위인들의 봉사, 칠십 명의 “장로”를 세운 일 (13) 등을 신약의 서품된 직무의 예표로 여긴다. 따라서 라틴 예법의 주교 서품 기도의 감사송에서 교회는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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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아버지께서는 은총의 말씀으로 교회에 법도를 제정해 주셨나이다. 일찍이 아브라함과 그 의로운 후손들을 예정하시고, 제왕과 사제들을 세우시어, 성소(聖所)를 끊임없이 돌보게 하셨나이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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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2 사제 서품 때 교회는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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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성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일찍이 구약 시대에도 주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지도자로 세우시어 백성을 다스리고 성화하게 하셨으며, 그들의 업무를 도와주도록 여러 직위의 보조자를 선발하심으로써 신비로이 성직 체계를 마련하셨나이다. 사막에서는 모세의 뜻을 칠십 인의 지혜로운 원로들을 통하여 전달하게 하시고……아론의 전권을 그 자손에게 계승시켜 주셨나이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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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3 그리고 부제 서품을 위한 축성 기도에서 교회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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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하신 하느님,……레위의 후손들을 간택하여 옛 장막의 봉사직을 수행하게 하셨듯이, 교회가 크고 훌륭한 새 성전으로 발전하도록, 주님 이름을 섬기는 봉사자의 직무를 세 품계로 세우셨나이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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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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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4 구약 사제직의 모든 예표는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1티모 2,5)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실현된다. 그리스도교 전승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창세 14,18) 멜키체덱을, “거룩하시고 순수하시고 순결하시고 죄인들과 떨어져 계신”(히브 7,26), “멜키체덱의 직분을 따라” 유일한 “대사제로 임명받으신”(히브 5,10; 6,20)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대한 예표로 여긴다.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바치심으로써”, 곧 유일한 십자가의 제사로 “거룩해지는 이들을 영구히 완전하게 해 주신 것이다”(히브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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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5 속량을 위한 그리스도의 제사는 단 한 번에 완결된 유일한 제사이다. 그러나 그 제사는 오늘날 교회의 성찬 제사 안에 현존한다. 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도 마찬가지이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그 유일성이 손상되지 않으면서도 직무 사제직을 통해 현존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참사제이시고, 다른 사제들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일 뿐이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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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에 참여하는 두 가지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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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6 대사제이시며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교회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18) 되게 하셨다. 믿는 이들의 공동체 전체는 그 자체로 사제적인 공동체이다. 신자들은 각자의 소명에 따라 사제이고 예언자이며 왕이신 그리스도의 사명에 참여함으로써 세례로 받은 사제직을 수행한다. 신자들은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로 “……거룩한 사제직으로 축성되었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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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7 주교와 사제들의 직무적이고 교계적인 사제직과 모든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은 “본질에서 다르기는 하지만, 서로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20) “각기 특수한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다.” (21) 어떤 의미에서 그러한가-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은 세례의 은총과 믿음·희망·사랑의 삶, 성령에 따른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실현되는 반면, 직무 사제직은 보편 사제직을 위하여 봉사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의 세례 은총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직무 사제직은 그리스도께서 끊임없이 당신 교회를 건설하고 인도하기 위한 도구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이 사제직은 특수한 성사인 성품성사를 통하여 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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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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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8 신비체의 머리이시고, 양 떼의 목자이시며, 속량을 위한 희생 제사의 대사제이시고, 진리의 스승이신 그리스도 자신이 성품 직무자의 교회적 봉사 안에서 당신 교회에 현존하신다. 교회는 이 사실을 사제가 성품성사에 힘입어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in persona Christi Capitis) 행한다는 말로 표현한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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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가 참으로 대신하는 것은 바로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사실 성직자는 사제 축성을 받아 지존하신 사제와 같아지므로, 그가 대리하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행할 권한을 누린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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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제직의 근원이시다. 구약의 사제는 그리스도의 형상이었고, 신약의 사제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행하기 때문이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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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9 성품 직무, 특히 주교와 사제들의 봉사 직무를 통하여,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현존이 신자들의 공동체 안에 가시화된다. (25)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의 아름다운 표현에 따르면, 주교는 “아버지의 모상”(typos tou Patros), 곧 하느님 아버지의 살아 있는 모상이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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