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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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 -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 미사

2021년 10월 29일 금요일

[(녹)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105(104),3-4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안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자라나게 하시고
저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동포들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가기라도 했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수종을 앓는 사람의 손을 잡고 병을 고쳐 돌려보내신 다음,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 동포들을 위해서라면, 나 자신이 저주를 받았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9,1-5
형제 여러분, 1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진실을 말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나의 양심도 성령 안에서 증언해 줍니다.
2 그것은 커다란 슬픔과 끊임없는 아픔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3 사실 육으로는 내 혈족인 동포들을 위해서라면, 나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가기라도 했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4 그들은 이스라엘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자격, 영광, 여러 계약, 율법, 예배,
여러 약속이 그들에게 주어졌습니다.
5 그들은 저 조상들의 후손이며,
그리스도께서도 육으로는 바로 그들에게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계시는 하느님으로서 영원히 찬미받으실 분이십니다. 아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47(146─147),12-13.14-15.19-20ㄱㄴ(◎ 12ㄱ)
◎ 예루살렘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예루살렘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시온아, 네 하느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은 네 성문의 빗장을 튼튼하게 하시고, 네 안에 사는 아들들에게 복을 내리신다. ◎
○ 주님은 네 강토에 평화를 주시고, 기름진 밀로 너를 배불리신다. 당신 말씀 세상에 보내시니, 그 말씀 빠르게도 달려가네. ◎
○ 주님은 당신 말씀 야곱에게, 규칙과 계명 이스라엘에게 알리신다. 어느 민족에게 이같이 하셨던가? 그들은 계명을 알지 못하네. ◎

복음 환호송

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복음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끌어내지 않겠느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6
1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일이다.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는데,
2 마침 그분 앞에 수종을 앓는 사람이 있었다.
3 예수님께서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하고 물으셨다.
4 그들은 잠자코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손을 잡고 병을 고쳐서 돌려보내신 다음,
5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
6 그들은 이 말씀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께 올리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바치는 제사가 주님께 영광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0(19),6 참조
당신의 구원에 우리가 환호하며, 하느님 이름으로 깃발을 높이리이다.
<또는>
에페 5,2 참조
그리스도는 우리를 사랑하셨네.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놓으시어, 하느님께 향기로운 예물로 바치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성사의 은혜를 풍부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거행하는 이 신비를 그대로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월요일에 이어 다시 안식일이 문제가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셨습니다. 그런데 복음은 시작과 함께 두 가지 낯선 설정을 제시합니다. 먼저 그 자리에 있던 율법 교사와 바리사이들의 행동이 묘사되는데, 그들은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하고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지켜보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식사 자리에 수종을 앓는 사람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위계질서를 좋아하고, 높은 자리에 앉기 좋아하던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이 자신들의 식사 자리에 부정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병자와 함께 있었다는 것이 놀랍게 다가옵니다. 게다가 그날은 주중의 다른 식사와는 구분되는 안식일의 식사 자리였습니다. 이 두 가지 설정은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고자 하는 바리사이들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하고 질문하시며, 그들의 계략을 무력하게 만드십니다.
비록 그들의 침묵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었지만,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이 안식일이라는 주님의 거룩한 날과 수종을 앓고 있는 병자를 예수님을 옭아매려는 도구로 삼는 모습이 참으로 무섭게 다가옵니다. 안식일이 지닌 참된 의미는 보지 못한 채, 병자가 겪고 있는 고통은 생각하지 않은 채, 하느님의 계명과 고통받는 이웃을 수단으로 삼고 있는 그들의 폭력성은 끔찍하기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신자로서 지키는 계명과 의무가 지닌 본질적인 의미를 올바르게 깨닫지 못한다면, 생명의 법이 나만을 위하거나, 누군가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말입니다. 지켜야 하는 계명보다, 그 계명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을 건네시는 하느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박형순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