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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아래에서 내가 본 불행이 있는데 그것이 인간을 무겁게 짓누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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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억울한 일이 하늘 아래 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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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부와 재물과 영화를 베푸시어 원하는 대로 아쉬움 없이 가진 사람이 있는데 하느님께서 그것을 누리도록 허락하지 않으시니 다른 사람이 그것을 누리게 된다. 이는 허무요 고통스러운 아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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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영화를 아쉬움 없이 하느님께 받았으면서도 그것을 마음껏 누려보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물려주는 일이 있다. 헛되다뿐이랴! 통탄할 일이다. |
장수와 그 허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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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식을 백 명이나 낳고 그의 수명이 다하도록 오랜 세월을 산다 하여도 그의 갈망이 행복으로 채워지지 않고 또한 그가 제대로 묻히지 못한다면 내가 말하건대, 그보다는 유산아가 더 낫다. |
3 |
자식을 백 명이나 두고 아무리 오래 산다 할지라도 인생을 마음껏 즐기지 못하고 죽어서도 편안히 묻히지 못할 신세라면, 이것은 아예 낙태된 아이보다 못하지 않겠는가? |
4 |
이 아기는 허무 속에 왔다가 어둠 속으로 돌아가 그 이름이 어둠 속에 묻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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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처럼 왔다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 이름도 못 남기는 아이, |
5 |
햇빛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이 아기가 그 사람보다 더 나은 안식을 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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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보며 인생을 살아보지 못한 아이지만 이 아이가 그 사람보다 편안한 신세다. |
6 |
그가 천 년을 두 번 산다 하더라도 행복을 누리지는 못하는 법. 모두 한곳으로 가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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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지도 못하는 인생, 천 년의 갑절을 살아보아도 별 수가 없다. 모두 다 같은 곳으로 가는 몸들이 아닌가? |
만족할 수 없는 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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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인간의 온갖 노고는 제 입을 위한 것이건만 욕심은 채워지지 않는다. |
7 |
사람이 수고하는 것은 잘 먹자고 하는 것 아닌가? 그뿐이랴? 사람의 욕망은 한이 없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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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지혜로운 이가 어리석은 자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랴? 인생살이를 아는 가난한 이가 나은 것이 무엇이랴? |
8 |
그렇다고 해서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보다 나은 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안다고 해도 가난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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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것이 욕망을 뒤쫓는 것보다 낫다. 그러나 이 또한 허무요 바람을 잡는 일이다. |
9 |
이 또한 바람을 잡듯 헛된 일이라, 굶어 죽는 것보다 눈뜨고 사는 것이 낫다. |
운명과 무기력한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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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그 이름으로 불렸고 인간이 어떻게 될지도 이미 알려져 있다. 그는 자기보다 힘센 분과 따질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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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결정되지 않은 일이 어디 있으랴? 그것이 어떤 일인지를 알 수야 있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자기보다 강한 어른에게 왜 이러느냐고 따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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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많으면 허무도 커지는데 인간에게 좋을 것이 무엇이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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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많이 할수록 그만큼 헛수고를 하는 것이라, 아무 소용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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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아 있는 동안 그림자처럼 보내야 하는 허무하고 한정된 생애에서 그에게 무엇이 좋은지 누가 알리오? 인간이 죽은 다음 태양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려 주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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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처럼 덧없이 지나가는 짧은 인생에게 무엇이 좋을 일인지 누가 알겠는가? 죽은 다음에 세상 돌아가는 일을 누가 알려주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