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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교리서

제 1 절 사제의 임무

4. 하느님 말씀의 교역자

[사제생활교령] 4. 하느님의 백성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살아 계신 하느님의 말씀으로 모이며,1) 이 말씀을 사제들의 입에서 찾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2) 먼저 믿지 않는 자는 아무도 구원을 받을 수 없으므로,3) 사제들은 주교들의 협력자로서 하느님의 복음을 모든 사람에게 선포하는 것이 첫째 직무이다.4) 이로써 사제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5) 하신 주님의 명령을 실행하며, 하느님의 백성을 일으키고 자라게 한다. 실제로, 구원의 말씀은 비신자의 마음에 신앙을 불러일으키고, 신자들의 마음에 신앙을 키운다. 이 신앙으로 신자들의 모임이 시작되고 자라난다. 사도의 말씀대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로마 10,17). 그러므로 사제들은 주님께 받은 복음진리를 모든 사람에게 전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6) 그리고 또 이방인들 가운데에서 올바른 생활을 하면서 그들이 하느님을 찬양하도록 인도하거나,7) 공개적인 설교로 그리스도의 신비를 비신자들에게 알려 주거나,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전수하고 교리를 설명하거나, 당대의 문제들을 그리스도의 빛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거나, 언제나 자신의 지혜가 아닌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모든 사람을 끊임없이 회개성덕으로 부르는 것이 사제들의 소임이다.8) 그러나 현대 세계의 상황에서 사제들의 설교는 흔히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적절하게 움직이려면, 하느님의 말씀을 일반적으로나 추상적으로만 설명할 것이 아니라, 복음영원진리를 구체적인 생활환경에 적응시켜 설명하여야 한다.
이렇게 말씀의 교역은 듣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필요와 설교자의 은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비그리스도교 지역이나 사회에서는 복음 선포를 통하여 사람들이 신앙구원성사인도되지만,9) 그리스도공동체에서는, 특히 자주 거행하는 신비를 충분히 이해하지도 믿지도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위하여, 말씀의 선포가 성사 집전 그 자체에 필요하다. 성사는 모두 신앙성사이며, 신앙은 말씀에서 생기고 자라나기 때문이다.10) 이것은 특히 미사 거행에서 말씀 전례에 들어맞는 말이다. 미사에서는 주님죽음부활에 대한 선포가, 그 선포를 듣는 백성의 응답과 그리고 당신의 피로 새로운 계약을 맺으신 그리스도봉헌과 불가분의 결합을 이루며, 이 봉헌신자들은 기도영성체로 참여한다.11)

5. 성찬례와 성사의 집전자

[사제생활교령] 5.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거룩하게 하시는 하느님께서 성화 활동에 겸허하게 봉사하는 사람들을 당신의 동반자와 협력자로 받아들이고자 하셨다. 그러므로 사제들은 주교집전으로 하느님축성되고, 그리스도사제직에 특별한 자격으로 참여하며, 성사 거행에서 그리스도봉사자로 행동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성령을 통하여 전례 안에서 언제나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사제 임무를 수행하신다.12) 사제는 세례로 사람들을 하느님의 백성으로 이끌어 들이고, 고해성사죄인들을 하느님교회화해시키며, 병자 성사로 병자들에게 힘을 주고, 특히 미사 거행으로 그리스도희생 제사성사적으로 봉헌한다. 이미 초대 교회 때에 복된 이냐시오 순교자가 증언한 것처럼,13) 모든 성사의 거행에서 사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주교교계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이로써 사제는 신자들의 모든 모임마다 어느 모양으로든 주교를 현존하게 한다.14)
교회의 모든 교역이나 사도직 활동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성사들은 성찬례와 연결되어 있고 성찬례를 지향하고 있다.15)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 안에 교회의 모든 영적 선이 내포되어 있다.16) 곧 우리의 ‘파스카’이시며 살아 있는 빵이신 그리스도께서 바로 그 안에 계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으로 생명을 얻고 또 생명을 주는 당신 살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시며, 자기 자신과 자신의 노동과 모든 피조물을 당신과 하나 되어 봉헌하도록 부르시고 이끄신다. 성찬례는 분명히 모든 복음화의 원천이며 정점이므로, 예비 신자들은 성찬례에 참여하도록 단계적으로 인도되고, 이미 거룩한 세례와 견진으로 인호를 받은 신자들은 영성체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에 온전히 결합된다.
그러므로 성찬례 모임은 사제가 주재하는 신자 집회의 중심이다. 따라서 사제신자들이 미사희생 제사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신적 제물봉헌하고 또한 그 제물과 더불어 자기 삶을 바치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한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사제신자들이 뉘우치는 마음으로 고해성사에서 자신의 죄를 교회고백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것은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날로 더욱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게 하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자들이 거룩한 전례 거행에 참여하여 그 전례 안에서 진실한 기도를 바치도록 가르치고, 각자의 은총과 필요에 따라 평생 동안 언제나 더욱더 완전한 기도의 정신을 실천하도록 지도하며, 모든 사람이 자기 신분의 의무를 다하고 좀 더 성숙한 사람은 각기 알맞은 방법으로 복음적 권고를 실천하도록 권유하여야 한다. 그리고 신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찬미가와 영가로 주님을 찬양하고,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감사를 드리도록 가르쳐야 한다.17)
성찬례를 거행하며 사제가 드리는 찬미와 감사성무일도를 통하여 하루의 여러 시간으로 퍼져 나간다. 참으로 사제교회의 이름으로 성무일도를 바치며 자기에게 맡겨진 모든 백성을 위하여 그리고 온 세상을 위하여 하느님기도한다.
기도의 집은 성찬례가 거행되고, 성체가 보존되어 있으며, 신자들이 모이고, 우리를 위하여 희생제단에서 봉헌되신 우리 구세주이신 하느님 아들의 현존을 공경하며 신자들이 도움과 위로를 받는 곳이므로, 아름다워야 하고 기도와 장엄한 성사에 알맞아야 한다.18) 그리스도께서는 ‘몸’의 지체들에게 당신 인성을 통하여 하느님생명을 끊임없이 부어 주시므로, 목자신자들은 이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응답하도록 이 집에 불리어 왔다.19) 사제전례 지식을 바르게 익히고 전례 예술에 대한 교양을 쌓아, 자신의 전례 집전으로, 자기에게 맡겨진 그리스도공동체가 날로 더욱 완전하게 성부성자성령이신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6. 하느님 백성의 교육자

[사제생활교령] 6. 목자이시며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임무를 자기에게 맡겨진 권위로 수행하는 사제들은 주교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가족을 한 형제애로 모으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인도한다.20) 이러한 교역을 사제의 다른 임무와 더불어 수행하도록 영적 힘이 부여되며, 그 힘은 교회 건설을 위하여 주어지는 것이다.21) 교회를 건설하는 사제주님을 본받아 모든 사람과 더불어 넘치는 인정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사람들의 비위나 맞추려는 것이 아니다.22) 그리스도인 생활과 교리가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여 사람들을 가르치고 때로는 가장 사랑스러운 자녀처럼 훈계하여야 한다.23) 사도의 말씀에 따라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며 끝까지 참고 가르쳐야 한다”(2티모 4,2 참조).24)
그러므로 사제들은 신앙의 교육자로서 스스로 또는 다른 이들을 통하여, 모든 신자가 각기 성령 안에서 복음에 따라 자기 소명을 계발하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실 그 자유와25) 실천하는 진실한 사랑에 이르도록 보살펴 주어야 한다. 아름다운 의전도, 화려한 모임도, 사람들을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교육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면, 그다지 쓸모가 없다.26) 이러한 성숙을 촉진하기 위하여 사제들은 신자들을 도와 스스로 크고 작은 모든 일에서 그 일이 무엇을 요구하고 또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게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여 사는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사랑의 새 계명이 요구하는 대로, 누구나 자기가 은총을 받은 것처럼 그 은총으로 서로를 위하여 봉사하여야 하며,27) 그럼으로써 모든 사람이 인간 사회에서 자기 의무를 그리스도인답게 완수하여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사제는 참으로 모든 사람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있지만,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사제에게 특별히 맡겨져 있다. 주님께서는 당신 친히 이러한 사람들과 결합되어 계심을 보여 주셨다.28) 또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바로 메시아 활동의 표지로 제시되고 있다.29) 그리고 사제는 젊은이들은 물론 부부들과 부모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흔히 힘든 생활 속에서도 더 수월하고 더욱 풍요롭게 살아가도록 서로서로 도와주는 친목 모임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제는 또한 모든 남녀 수도자를 기억하여야 한다. 수도자들은 주님의 집안에서 탁월한 자리를 차지하므로 온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그들의 영성 진보를 특별히 돌보아야 마땅하다. 또한 병자와 임종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방문하여 주님 안에서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한다.30)
사목자의 임무는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는 데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참된 그리스도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그 본래의 임무이다. 그리고 공동체 정신은 지역 교회만이 아니라 보편 교회도 포함하도록 올바르게 계발되어야 한다. 지역 공동체는 오로지 자기 신자들만을 돌보지 말고, 선교 열정으로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께 이르는 길을 닦아야 한다. 특별히 예비 신자들과 새 신자들을 돌보며 그들이 단계적으로 그리스도인 생활을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공동체는 성찬례 거행에 그 기초와 중심을 두지 않으면 결코 세워질 수 없으므로, 공동체 정신을 기르는 모든 교육은 성찬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31) 성찬례 거행이 진실하고 충만한 것이 되려면 여러 가지 자선 활동과 상호 부조뿐 아니라 선교 활동과 다양한 형태의 증언으로 이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서 교회 공동체사랑기도와 모범과 참회 행위로 영혼들을 그리스도인도하는 참된 모성애를 실천한다. 사실 교회 공동체는 비신자들에게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로 나아가는 길을 가리켜 주고 열어 주며 또한 신자들을 격려하고 부양하며 영적 싸움에서 힘을 북돋아 주는 확실한 수단이다.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건설에서, 사제들은 결코 어떤 이념이나 인간 집단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복음의 선포자이며 교회목자로서, 그리스도 몸의 영적 성장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