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공의회문헌

교회 교리서

제 3 장 사제 생활

제 1 절 완덕의 성소

12. 완덕을 추구하여야 할 의무

[사제생활교령] 12. 성품성사사제들은 사제이신 그리스도와 동화되어, 그리스도의 몸 전체, 곧 교회를 확장하고 건설하도록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봉사자가 되고 또 주교품의 협력자가 된다. 사제들은 이미 세례 축성에서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마찬가지로 위대한 성소은총인호와 선물을 받았으며, 이로써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하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연약한 인간이지만1) 완덕을 추구할 수 있고 또 추구하여야 한다. 그러나 사제들은 특별한 이유로 저 완덕에 도달하도록 매진하여야 한다. 그것은 사제들이 성품을 받을 때에 새로운 방식으로 하느님축성되고 영원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도구가 되어, 천상의 힘으로 온 인류 사회를 재건하신 그리스도의 놀라운 활동을 시간을 통하여 계속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2) 그러므로 모든 사제는 그 나름대로 그리스도로서 행동하며, 자기에게 맡겨진 백성과 하느님 백성 전체에 봉사하면서 자기가 대리하는 그리스도의 완덕을 더 잘 추구할 수 있고, 또한 우리를 위하여 “거룩하시고 순수하시고 순결하시고 죄인들과 떨어져”(히브 7,26) 대사제가 되신 그리스도의 성성으로 인간 육체의 연약함을 고치도록 특별한 은혜도 풍부히 받는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고 축성하시어 세상에 보내신 그리스도께서는3)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어,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다”(티토 2,14).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수난을 거쳐 당신 영광에 들어가셨다.4) 마찬가지로 성령도유축성되고 그리스도에게서 파견사제들은 자기 자신 안에서 육체의 행실을 죽이고 인간 봉사에 자신을 온전히 바치며, 또 그렇게 하여 그리스도께 받은 성덕 안에서 완전한 인간으로5) 진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제들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들을 인도하시는 그리스도성령에 잘 따르기만 하면, 성령의 직분과 의화의 교역을6) 수행하는 사제들은 그 영성 생활을 튼튼하게 다질 수 있다. 사실, 사제들은 날마다 집전하는 거룩한 전례를 통하여, 마찬가지로 또 주교와 동료 사제들과 친교를 이루며 수행하는 자신의 모든 교역을 통하여 완덕 생활로 나아간다. 한편, 사제성덕 자체는 그 교역을 효과적으로 완수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다. 실제로 하느님은총은 부당한 교역자들을 통해서도 구원 활동을 이행할 수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일반적으로 성령의 자극과 인도에 잘 따르며 그리스도와 깊은 일치를 이루고 거룩한 생활을 하여 사도와 함께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사시는 것이다.”(갈라 2,20) 하고 외칠 수 있는 교역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시기를 더 바라신다.
그러기에 이 거룩한 공의회교회의 내적 쇄신과 온 세상복음 전파 그리고 현대 세계와의 대화라는 사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모든 사제에게 강력히 권고한다. 교회에서 권장하는 적합한 방법을 활용하여,7) 사제들은 언제나 더 높은 저 성덕을 향하여 매진하고, 하느님의 백성 전체에 봉사하는, 날로 더욱 적절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13. 사제의 삼중 직무와 성덕 함양

[사제생활교령] 13. 그리스도성령 안에서 자신의 임무를 성실하고 줄기차게 수행하는 사제들은 그 고유한 방법으로 성덕을 추구한다.
사제는 하느님 말씀의 교역자이므로,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야 할 하느님의 말씀을 날마다 읽고 또 듣는다. 동시에 그 말씀을 스스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한다면, 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게 한 말씀대로, 날로 더욱 완전한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다. “이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 일에 전념하십시오. 그리하여 그대가 더욱 나아지는 모습이 모든 사람에게 드러나도록 하십시오. 그대 자신과 그대의 가르침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이 일을 지속해 나아가십시오. 이렇게 하면, 그대는 그대뿐만 아니라 그대의 말을 듣는 이들도 구원할 것입니다”(1티모 4,15-16). 자기가 묵상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8) 사제들은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풍요”(에페 3,8)와 하느님의 무궁무진한 지혜를9) 더욱 깊이 맛볼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는 분이 바로 주님이시고,10) 또 탁월한 능력은 자신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힘에서 나온다는11) 것을 명심한다면, 말씀을 전달하는 행위 그 자체로 스승이신 그리스도와 더욱 친밀히 결합되고 그리스도성령인도를 받을 것이다. 이렇게 그리스도친교를 이루는 사제들은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한다. 세세에 감추어져 있던12) 하느님의 신비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것이다.
전례의 교역자로서 사제들은 특히 미사희생 제사에서 사람들의 성화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로서 특수하게 행동한다. 또한 사제들은 자신이 다루는 신비를 본받도록 부름 받았으므로, 주님죽음신비를 거행하는 한 자기 몸의 악습과 욕정을 죽이도록 힘써야 한다.13) 사제들이 그 주요 임무를 수행하는 성찬의 희생 제사신비 안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활동이 계속 이루어지므로14) 성찬례를 날마다 거행하기를 적극 권장한다. 비록 신자들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참으로 그리스도의 행위이며 교회의 행위이다.15) 이렇게 사제들은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행위와 자신을 결합시켜 날마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봉헌하고, 또한 그리스도의 몸을 먹고 살아가며, 신자들에게 당신을 양식으로 내어 주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마음으로 참여한다. 마찬가지로 사제들은 여러 성사집전에서도 그리스도의 뜻과 사랑에 결합된다. 이것은 특별히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합리적으로 요청할 때마다 언제나 기꺼이 들어주는 고해성사의 임무 수행에서 이루어진다. 사제성무일도를 바치며, “우리를 위하여 빌어 주시려고 늘 살아 계시는”(히브 7,25 참조) 그리스도와 함께 온 인류의 이름으로 끊임없이 기도하는 교회와 한목소리를 이룬다.
하느님의 백성을 지도하고 사목하는 사제들은 “착한 목자”의 사랑에 이끌려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며,16) 현대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자기 목숨을 내놓았던 사제들의 모범을 따라 최대의 희생까지 각오하고 있다. 사제들은 신앙의 교사가 되고 또 “예수님의 피 덕분에 성소에 들어간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므로”(히브 10,19), “진실한 마음과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히브 10,22) 하느님께 나아간다. 사제들은 자기 신자들에게 확고한 희망을 북돋아 주어,17) 하느님께 받는 그 위로로 온갖 환난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다.18) 사제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영혼목자에게 고유한 수덕을 쌓는다. 곧 자신의 편의를 물리치고, 자신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유익한 것을 찾아 그들이 구원을 받게 하며,19) 사목 활동을 더욱 완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언제나 더더욱 앞으로 나아가며, “불고 싶은 데로 부는” 사랑성령인도를 받아20) 필요하다면 새로운 사목의 길에 기꺼이 들어서야 한다.

14. 생활의 일치와 조화

[사제생활교령] 14. 현대 세계에서 사람들은 수많은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또 흔히는 시급히 해결하여야 할 허다한 문제들에 짓눌려 있으므로, 여러 가지 일에 자신을 분산시킬 위험이 드물지 않다. 그러나 사제들은 자기가 맡아 하여야 할 수많은 일에 얽혀 마음이 흩어진다 하더라도 외적 활동과 자신의 내적 생활을 일치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뇌하며 찾아내야 한다. 이러한 생활의 일치는 단순히 교역 활동의 외적 정리나, 비록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신심 실천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참으로 당신을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고 그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을 당신의 양식으로 삼으셨던 주 그리스도를21) 교역 수행의 모범으로 삼는 사제들이 그러한 일치를 이룰 수 있다.
실제로,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뜻을 세상에서 교회를 통하여 끊임없이 이루시려고 당신 교역자들을 통하여 일하시며, 언제나 교역자들에게 그 생활 통합의 원리와 원천이 되어 주신다. 따라서 사제들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깨닫고 자기에게 맡겨진 양 떼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 줌으로써 자신을 그리스도와 결합시켜 자기 삶의 일치를 이룬다.22) 이렇게 착한 목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제들은 바로 목자다운 사랑의 실천에서 그 생활과 활동을 일치시켜 주는 사제완덕의 끈을 찾는다. 이 목자다운 사랑은23) 주로 성찬의 희생 제사에서 흘러나온다. 따라서 성찬례는 모든 사제 생활의 중심이며 근원이다. 사제의 정신은 희생 제단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자기 것으로 삼아야 한다. 이것은 사제들 자신이 기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신비 속으로 언제나 더욱 깊이 파고들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또한 자기 생활의 일치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모든 활동을 검토하여,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24) 곧 그 활동이 교회복음 사명의 규범과 부합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은 교회에 대한 충성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목자다운 사랑사제들이 헛되이 달리지 않도록25) 언제나 주교들과 다른 형제 사제들과 더불어 친교의 유대 안에서 일하도록 요구한다. 이렇게 행동하는 사제들은 바로 교회 사명의 일치 안에서 자기 생활의 일치를 찾고, 그럼으로써 주님과 일치하고 또한 주님을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와 일치하여, 큰 위안을 받고 넘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26)

제 2 절 사제 생활의 특수한 영적 요구

15. 겸손과 순종

[사제생활교령] 15. 사제 교역에 절실히 요구되는 덕행들 가운데에서, 언제나 자신의 뜻이 아니라 오로지 그들을 보내신 분의 뜻을 따르겠다는 저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27) 사실, 성령께서 사제들을 선택하시어 맡기신 하느님의 일은28) 인간의 모든 능력과 지혜를 초월한다.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선택하셨기”(1코린 1,27)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진정한 봉사자는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고 겸손되이 일하며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것인지 가려내고29) 마치 성령에 붙들린 것처럼,30) 모든 일에서 모든 사람이 구원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대로 움직인다.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와 생활의 온갖 일에서 사제하느님께서 맡겨 주신 모든 사람에게 겸손되이 봉사함으로써 일상생활 환경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또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사제 교역은 바로 교회의 직무이므로 오로지 몸 전체의 교계친교 안에서만 이행될 수 있다. 따라서 목자다운 사랑사제들을 죄어쳐 이 친교 안에서 행동하고 순종으로써 자신의 뜻을 하느님형제들의 봉사에 바치며, 또한 교황이나 자기 주교나 다른 장상들이 명령하거나 권고하는 것을 신앙의 정신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하며, 또한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가 비록 비천하고 빈약한 것이라 하더라도, 기꺼이 노력하고 진력하게 한다.31) 이렇게 하여 사제들은 교역에서 자기 형제들과, 특히 주님께서 당신 교회의 보이는 지도자로 세우신 사람들과 불가결한 일치를 유지하고 강화하며, 또한 “모든 마디가 영양분을 받아”32) 자라나는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기 위하여 일한다. 하느님 자녀들의 자유를 더욱 성숙하게 이끄는 이러한 순종은 그 본질상, 사제들이 자신의 임무 수행에서 사랑으로 움직여 교회의 더 큰 선익을 위한 새로운 길을 신중히 찾을 때에, 자신의 계획을 자신 있게 제시하고 자기에게 맡겨진 양 떼의 요구를 제대로 설명하며, 언제나 하느님교회 안에서 중요한 통치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자세를 갖추도록 요구한다.
이러한 겸손과 자발적이고 책임을 지는 순종으로 사제들은 자기 자신을 그리스도와 동화시키며,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을 자기 것으로 삼는다.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신”(필리 2,7-8) 그리스도께서는 이러한 순종으로 아담의 불순종을 극복하고 보상하셨다. 사도는 이렇게 증언한다.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듯이,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로마 5,19).

16. 은총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는 독신 생활

[사제생활교령] 16. 하늘 나라를 위하여 지키는 완전하고 영구적인 금욕은 주 그리스도께서 권고하셨다.33) 시대를 거쳐 오며 또 오늘날에도 적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를 기꺼이 받아들여 훌륭하게 지키고 있으며, 교회는 언제나 사제 생활의 특수 형태로 이를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 그것은 목자다운 사랑의 표지인 동시에 자극이며, 또한 세상에서 영적 풍요의 특별한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34) 초대 교회의 실천과35) 동방 교회의 전통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이 그것은 사제직이 그 본질 자체로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동방 교회의 전통에서는 모든 주교와 함께 은총의 선물로 독신을 지키겠다고 선택하는 사제들도 있지만 그 밖에 대단히 훌륭한 기혼 사제들도 있다. 이 거룩한 공의회성직자독신 생활을 권고하지만 동방 교회에서 정당하게 시행하고 있는 다른 규율을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으며, 혼인 안에서 사제직을 받아들인 모든 이가 성소를 끝까지 지키며 자기에게 맡겨진 양 떼를 위하여 그 생애를 온전히 아낌없이 바쳐 나가도록 커다란 사랑으로 격려한다.36)
그러나 독신 생활은 많은 점에서 사제직에 적합하다. 사제의 사명은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성령을 통하여 세상에 일으켜 세우신 새로운 인류, 곧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요한 1,13) 새로운 인간들에게 온전히 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 나라를 위하여 지키는 동정이나 독신을 통하여37) 사제는 새롭고 뛰어난 방법으로 그리스도축성되며, 갈림 없는 마음으로 더욱 쉽게 주님을 따르며,38) 주님 안에서 주님을 통하여 더욱 자유롭게 하느님과 사람들을 섬기는 데에 헌신하고, 신적 생명을 새로 낳는 일과 주님의 나라에 더욱 수월하게 봉사하며,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부성을 더욱 풍부히 받기에 한층 더 적합해진다. 이리하여 사제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에 온전히 헌신하고자 하며, 곧 오직 한 사람에게 충실하여 자신을 그리스도께 순결한 처녀로 바치고자 한다는 것을39) 모든 사람 앞에서 드러내는 것이다. 이렇게 사제들은 하느님께서 세우신 저 신비로운 혼인을 상기시켜 주며, 미래에 완전히 드러날 그 혼인에서 교회그리스도를 유일한 신랑으로 맞는다.40) 또한 이로써 사제들은 믿음사랑으로 이미 현존하는 저 미래 세계를 보여 주는 생생한 표지가 되며, 거기서는 부활한 사람들이 시집도 가지 않고 장가도 들지 않는다.41)
그리스도의 신비와 그분의 사명에 바탕을 둔 이러한 이유에서, 처음에는 사제들에게 권장되던 독신제가 나중에는 라틴 교회에서 성품에 오르는 모든 이에게 법으로 규정되었다. 사제직을 지원하는 이들과 관련된 이러한 규정을 이 거룩한 공의회는 거듭 승인하고 확인한다. 그리고 성품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사제직에 참여하는 이들과 온 교회가 겸허하게 열렬히 간청하면, 신약의 사제직에 이토록 적합한 독신 생활은총하느님 아버지께서 너그러이 주시리라는 것을 성령 안에서 확신한다. 또한 이 거룩한 공의회는 하느님의 은총을 믿고 자유 의지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거룩한 독신 생활을 받아들인 모든 사제에게 권고한다. 사제들은 고결한 정신과 온 마음으로 독신 생활을 고수하고, 이 신분을 충실히 지켜 나가며, 이를 하느님 아버지께서 내려 주시고 주님께서 그토록 분명하게 찬양하신42) 탁월한 은총으로 여기고, 또한 그 안에서 상징되고 성취되는 위대한 신비를 직시하여야 한다. 현대 세계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완전한 금욕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므로, 사제들은 청원하는 자에게 결코 거부된 일이 없는 충성의 은총을 더욱 겸손되이 더욱더 꾸준히 교회와 함께 간청하며, 누구나 이용 가능한 초자연적이고 자연적인 모든 도움을 활용하여야 한다. 특히 교회의 경험으로 확인되고 또 현대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수덕 규범들을 소홀히 하지 말고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사제들만이 아니라 모든 신자가 이 귀중한 사제 독신 생활의 은혜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이가 하느님께서 당신 교회에 이 은혜를 언제나 풍부히 베풀어 주시도록 간청하기를 빈다.

17. 청빈과 현세 재화

[사제생활교령] 17. 동료 사제들과 또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는 우정에 찬 형제 관계에서 사제들은 인간 가치를 함양하고 창조된 재화를 하느님의 선물로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제들은 언제나 우리 스승이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자신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43) 그러므로 사제들은 세상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여,44) 쓸데없는 온갖 걱정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따르게 되는 저 자유에 이를 것이다. 이 자유와 순응에서 영적인 분별력이 자라나 세상과 지상 재화에 대한 올바른 관계를 맺게 된다. 따라서 그 관계는 사제들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교회의 사명이 세상 한가운데에서 수행되고 또 창조된 재화가 인간의 인격 발달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제들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올바른 생활을 영위하도록 그들에게 베풀어 주시는 모든 것에 감사하여야 한다. 그러나 사제들은 자기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신앙의 빛으로 분별하여, 모든 재화를 하느님의 뜻에 맞도록 올바르게 사용하여야 하고, 자기 사명에 해로운 것은 물리쳐야 한다.
주님이야말로 사제들의 “몫과 상속 재산”(민수 18,20)이므로 사제들은 현세 재화를 오로지 주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교회 규정에 따라 정당한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이른바 교회 재산은 그 재산의 성격과 교회법 규범에 따라, 사제들은 되도록 평신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관리하고, 언제나 교회의 재산 소유를 정당화시켜 주는 목적을 위하여 곧 하느님 예배를 주관하고 성직자들의 합당한 생활비를 마련하며 거룩한 사도직 활동과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자선 활동을 수행하는 데에 사용하여야 한다.45) 교회의 어떠한 직무를 수행하는 기회에 얻은 재화는, 개별법은 그대로 지켜야 하지만,46) 사제들도 주교들과 마찬가지로 특히 자신의 합당한 생활 유지와 자기 신분의 직무 수행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하며, 그리고 남는 것은 교회의 재산으로 돌리거나 자선 활동에 쓰기를 바란다. 따라서 교회의 직무를 돈벌이로 삼아서는 안 된다. 또 거기서 생기는 소득을 자기 가족의 재산 증식에 써서도 안 된다.47) 그러므로 사제들은 결코 재물에 마음을 쏟지 말고48) 언제나 모든 탐욕을 버리고 온갖 거래를 단호히 물리쳐야 한다.
오히려 사제들은 자발적으로 가난을 받아들여, 그 가난으로 더욱 뚜렷하게 그리스도와 동화되고 거룩한 교역을 더욱더 수월하게 수행하도록 권유받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고, 그분이 가난해지심으로써 우리가 부유해졌기 때문이다.49) 그리고 거저 받은 하느님의 은혜는 거저 주어야 한다는 것을 사도들은 자신의 표양으로 보여 주었으며,50) 넉넉하게 살 줄도 알고 궁핍을 견딜 줄도 알고 있었다.51) 그러나 또한 초대 교회사에서 찬양하는 재산의 공유를 본받은52) 어떠한 재화의 공동 사용은 목자다운 사랑에 이르는 최선의 길을 닦아 준다. 그리고 그러한 생활양식을 통하여 사제그리스도께서 권고하시는 가난의 정신을 훌륭하게 실천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구세주께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보내신 주님성령인도를 받아,53) 주교들뿐 아니라 사제들은 어느 모로든 가난한 사람들을 멀어지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삼가야 하고 그리스도의 다른 제자들에 앞서 자기 일에서 온갖 허식을 버려야 한다. 또한 사제관은 누구라도 가까이 할 수 있고 비록 비천한 사람이라도 거리낌 없이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제 3 절 사제 생활의 보조 수단

18. 영성 생활을 돕는 수단

[사제생활교령] 18. 사제들은 모든 생활환경에서 그리스도와 일치를 깊게 할 수 있도록 자신의 교역을 의식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이고 개별적인 수단, 새롭고 오래된 수단들을 활용한다.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에서 그러한 수단들을 끊임없이 일으켜 주시고 교회는 그 구성원들의 성화를 위하여 그러한 수단들을 권장하고 더구나 어떤 때에는 명령하기도 한다.54) 영적인 모든 도움에서 가장 뛰어난 행위는 그리스도인들이 성경과 성찬의 두 식탁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먹고 사는 것이다.55) 그 식탁에 자주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바로 사제들의 성화를 위하여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성사의 은총을 나누어 주는 교역자들은 여러 성사들을 효과적으로 받음으로써 구세주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와 깊이 일치된다. 특히 고해성사를 자주 받아야 하는데, 날마다 양심 성찰로 미리 준비하는 고해성사하느님 아버지자비로우신 사랑을 받기에 필요한 마음의 회개에 커다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영적 독서로 길러진 신앙의 빛 아래에서, 하느님 뜻의 징표와 그분 은총인도를 여러 가지 생활환경 속에서 열심히 찾을 수 있고, 그렇게 하여 성령 안에서 맡겨진 자기 사명에 날로 더욱 순응할 수 있다. 이러한 순종의 놀라운 모범을 사제들은 언제나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찾는다. 성모님께서는 성령인도를 받아 인간 구원신비에 당신 자신을 온전히 바치셨다.56) 영원대사제의 어머니이시며 사도들의 모후이시고 사제 교역의 도움이신 성모님을 사제들은 자녀다운 효성과 신심으로써 공경하고 사랑한다.
사제 교역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하여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에 대한 개인 신심과 조배로 날마다 주 그리스도와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어야 하고 기꺼이 영성 피정을 하며 영성 지도를 중시하여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특히 올바른 마음 기도자유로이 선택한 여러 기도문을 통하여 사제들은 진정한 경배 정신을 찾고 이를 하느님께 간청하여야 한다. 그 정신으로 사제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백성과 함께 신약의 중개자이신 그리스도와 자신을 밀접히 결합시켜, 하느님의 자녀로서 외칠 수 있다. “아빠! 아버지!”(로마 8,15)

19. 사목 학문 연구

[사제생활교령] 19. 사제들에게 주교는 거룩한 서품 예식에서 “원숙한 지식”을 갖추고 그 가르침이 “하느님의 백성에게 양식이”57) 되게 하라고 권고한다. 그리고 거룩한 교역자의 지식은 거룩한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거룩한 샘에서 얻고 거룩한 목적을 지향한다. 따라서 그 지식은 그 무엇보다도 성경 봉독과 묵상에서 길어 올려지며,58) 또한 거룩한 교부들과 교회 학자들 그리고 전통의 다른 문헌들에 대한 연구에서 알찬 양식을 얻는다. 더 나아가서 현대인이 제기하는 여러 문제들에 적절한 답변을 하려면 사제들은 교도권의 가르침 특히 공의회들과 교황들의 문헌을 잘 알아야 하며 탁월하고 훌륭한 신학자들의 저술을 참고하여야 한다.
현대에서는 인간 문화와 거룩한 학문도 새롭게 진보하고 발전하고 있으므로, 사제들은 이에 자극을 받아 하느님인간에 관한 지식을 적절한 방법으로 끊임없이 완성시켜 나가며, 이로써 동시대인들과 더욱 적절히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사제들이 더욱 쉽게 연구에 정진하고 복음화사도직의 방법을 더욱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적절한 도움을 주도록 모든 배려를 하여야 한다. 그 방법은 그 지역 환경에 따라 교육 과정의 설치나 강습회 개최, 사목 연구소 설립, 도서관 건립, 그리고 적임자를 통한 적절한 연구 지도 등이다. 더욱이 주교들은 개별적으로 또는 서로 연합하여, 자기의 모든 사제가 특히 수품 몇 년 뒤에,59) 주기적으로 교육 과정에 참가하여 사목 방법과 신학에 관한 더욱 완전한 지식을 얻고 또 영성 생활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 사도직 경험을 형제들과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도록 배려하여야 한다.60) 또한 이러한 방법들이나 다른 적절한 보조 수단으로, 본당 사목구를 처음 맡는 주임 사제들과 새로운 사목 활동을 맡는 사제들 또는 다른 교구나 다른 나라로 파견되는 사제들을 특별히 배려하여 도와주어야 한다.
끝으로 주교들은 어떤 이들이 더욱 깊은 신학 연구에 전념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그것은 성직자 양성에 적합한 교수들이 결코 부족하지 않게 하고, 다른 사제들과 신자들에게 필요한 교리 지식을 갖추도록 도와주며, 또 교회에 반드시 필요한 거룩한 학문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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