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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간 화요일
2013년 4월 8일 월요일
[(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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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 말 그대로 주님의 탄생 예고를 기념하는 날이다. 예전에는 ‘성모 영보 대축일’이라고 하였는데, 영보(領報)란 천사가 성모님께 예수님의 잉태를 알렸다는 뜻이다. 예수님께서도 여느 사람처럼 성모님의 태중에서 아홉 달을 계셨다고 믿었기 때문에 대축일 날짜는 예수 성탄 대축일에서 아홉 달을 역산한 3월 25일이지만, 올해는 오늘로 옮겨 지낸다.
▦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처녀인 마리아에게 구세주의 잉태 소식을 알립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고, 당시의 사회적 상황 속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께서는 주님의 뜻이기에 두려움을 이겨 내고 그 말씀을 따랐습니다. 이렇게 한 여인의 순종이 있었기에 이 세상은 구세주를 만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입당송
히브 10,5.7 참조
주님이 세상에 오시어 말씀하셨다. 보소서,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나이다. 알렐루야.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말씀이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되어 다윗 왕실이 위태로울 때 이사야가 아하즈 임금에게 ‘임마누엘’이라고 불리는 다윗의 후손을 통해 당신 백성을 보호하실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 예언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실현된다(제1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참다운 사제로서 짐승이 아닌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시며 하느님의 뜻을 이루셨다. 이로써 시편의 예언이 이루어지고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다(제2독서). 갈릴래아의 나자렛에 사는 처녀 마리아에게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하느님의 부르심을 밝힌다. 그 내용은 성령의 힘으로 마리아에게서 구세주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마리아께서는 두렵기도 하셨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신다(복음).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7,10-14; 8,10ㄷ
그 무렵 10 주님께서 아하즈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저 저승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아무것이나 청하여라.”
12 아하즈가 대답하였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13 그러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나의 하느님까지 성가시게 하려 합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8,10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0(39),7-8ㄱㄴ.8ㄷ-9.10.11(◎ 8ㄴ과 9ㄱ 참조)
◎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
○ 당신은 희생과 제물을 즐기지 않으시고, 도리어 저의 귀를 열어 주셨나이다.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바라지 않으셨나이다. 제가 아뢰었나이다. “보소서, 제가 왔나이다.” ◎
○ 두루마리에 저의 일이 적혀 있나이다. 주 하느님, 저는 당신 뜻 즐겨 이루나이다. 당신 가르침 제 가슴속에 새겨져 있나이다. ◎
○ 저는 큰 모임에서 정의를 선포하나이다. 보소서, 제 입술 다물지 않음을. 주님, 당신은 아시나이다. ◎
○ 당신 정의를 제 마음속에 감추어 두지 않고, 당신 진리와 구원을 이야기하며, 자애와 진실을 큰 모임에서 숨기지 않나이다. ◎
제2독서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당신의 뜻을 이루려고 합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0,4-10
형제 여러분, 4 황소와 염소의 피가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5 그러한 까닭에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6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8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제물과 예물을”, 또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원하지도 기꺼워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들은 율법에 따라 바치는 것입니다. 9 그다음에는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것을 치우신 것입니다.
10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14
◎ 알렐루야.
○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네.
◎ 알렐루야.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 …….” 부분에서 무릎을 꿇거나 깊은 절을 한다.>
예물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외아드님께서 사람이 되셨음을 기념하며 저희가 바치는 이 제물을 받아들이시고, 저희가 이 강생의 신비로 교회가 시작되었음을 깨달아, 믿음으로 그 신비를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강생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을 위하여 사람들 가운데, 성령의 힘에 감싸여 탄생하시리라는 천사의 알림을 동정 마리아께서는 믿음으로 받아들이시고, 새로운 인류의 시작이신 외아드님을 성령으로 잉태하시어 당신의 흠 없는 태중에 모셔 들이셨나이다. 이로써 이스라엘 후손들에게 하신 약속이 이루어지고, 모든 민족들이 기다려 온 구세주가 신비롭게 세상에 드러났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이사 7,14 참조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 마리아께서 성령의 힘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미사를 통하여 예수님께서는 빵의 모습으로 우리의 배 속에 들어오셨습니다. 천지를 지으신 창조주께서 몸소 피조물의 배 속에 들어오신 것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구세주를 잉태하셨던 성모님께서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셨던 것처럼, 우리 역시 성체를 받아 모신 사람답게 주님의 말씀을 따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저희를 성찬의 상에 앉게 하셨으니 저희 안에 참된 믿음을 키워 주시어, 동정녀에게서 사람이 되신 참하느님을 알아 뵙게 하시고, 그분 부활의 힘으로 영원한 기쁨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Piano, piano!’(천천히, 천천히!)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던 시절 선생님들에게 가장 많이 듣던 말이었습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조한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뜻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방식도 이와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고자 오셨지만, 그 시작은 잉태부터였습니다. 그다음에는 아기로 태어나시어 옹알이와 걸음마를 배우셔야 했고, 스스로 밥 먹는 것이나 대소변 가리는 것, 말하는 것을 하나하나 배우셔야 했습니다. 이후 자라시면서 노동을 통해 경제적 활동을 하시는 것 등 많은 단계를 거치시며 30여 년을 사셨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모두 생략하신 채 하늘에서 이 땅에 오시자마자 세상을 구원하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천천히, 천천히’, 곧 한 단계씩 느긋하게 하느님의 뜻을 펼치셨습니다.
많은 사람이 성급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갓 세례 받은 신자들은 대개 믿음이 튼튼하지 못하다며 조바심을 냅니다. 용서가 잘 안 된다며 마음을 졸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구역장님이나 반장님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 구역의 반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며 답답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하느님의 뜻을 이루신 예수님의 생애를 되새깁시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에서부터 시작하지, 심자마자 열매를 맺지는 않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믿음도, 용서도, 사랑도 작은 데서부터 서서히 자라납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그 모든 것이 주님의 뜻대로 알찬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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