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13년 11월 24일 주일

[(백)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 주간)]

TV매일미사 업로드 준비중 입니다.

오늘 전례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없음

전례력으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다. 축일명대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임금)이심을 기리는 날이다. 예수님께서는 정치권력을 장악하여 백성을 억누르는 임금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지도 희생하시며 백성을 섬기는 메시아의 모습을 실현하셨다. 스스로 낮추심으로써 높아지신 것이다. 1925년 비오 11세 교황이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정하였다.
한국 천주교회는 1985년부터 해마다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간(올해는 오늘부터 30일까지)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신자들이 일상생활 중에 성경을 더욱 가까이하며 자주 읽고 묵상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등불이기 때문이다.

오늘 전례
▦ 올 한 해의 전례력으로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예로부터 성군은 궁궐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백성을 두루 살피고자 백성의 삶 곁에 자주 머물렀습니다. 참된 임금이신 예수님께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임금의 신분을 버리고 종의 신분을 취하시어 우리와 똑같아지셨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우리 가운데 가장 버림받은 이로 사신 예수 그리스도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시다.

입당송

묵시 5,12; 1,6 참조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은 권능과 신성과 지혜와 힘과 영예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옵니다.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아버지, 어둠의 권세에서 저희를 구해 내시어, 정의와 사랑으로 아버지와 함께 다스리게 하시니, 저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아드님의 발자취를 따라, 저희도 형제들을 위하여 저희 삶을 내어 놓고, 하늘 나라에서 아드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말씀의 초대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다윗이 임금이 되기를 원하였다. 그리하여 원로들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세운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최대의 전성기를 이룬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찬가’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어떠한 분이신지 소개한다. 만물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창조되었고, 그분 안에서 온갖 충만함이 머무른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만물의 시작이시요 마침이신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죄수 둘과 함께 십자가에 매달리신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두고 자기 자신도 살리지 못하면서 임금 행세를 한다고 조롱하였지만,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는 예수님께 겸손하게 자비를 청한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통하여 그를 낙원으로 인도하신다(복음).

제1독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세웠다.>
▥ 사무엘기 하권의 말씀입니다. 5,1-3
그 무렵 1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헤브론에 있는 다윗에게 몰려가서 말하였다. “우리는 임금님의 골육입니다. 2 전에 사울이 우리의 임금이었을 때에도, 이스라엘을 거느리고 출전하신 이는 임금님이셨습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고,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될 것이다.’ 하고 임금님께 말씀하셨습니다.”
3 그리하여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모두 헤브론으로 임금을 찾아가자, 다윗 임금은 헤브론에서 주님 앞으로 나아가 그들과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세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22(121),1-2.4-5(◎ 1 참조)
◎ 기뻐하며 주님의 집으로 가리라.
○ “주님의 집에 가자!” 할 때, 나는 몹시 기뻤노라. 예루살렘아, 네 성문에 우리 발이 이미 서 있노라. ◎
○ 그리로 지파들이 올라가네. 주님의 지파들이 올라가네. 이스라엘의 법을 따라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네. 그곳에 심판의 왕좌, 다윗 집안의 왕좌가 놓여 있네. ◎

제2독서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1,12-20
형제 여러분, 12 성도들이 빛의 나라에서 받는 상속의 몫을 차지할 자격을 여러분에게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리기를 빕니다.
13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14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습니다.
15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십니다. 16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17 그분께서는 만물에 앞서 계시고,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합니다. 18 그분은 또한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그분은 시작이시며,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맏이이십니다. 그리하여 만물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십니다.
19 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20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르 11,9.10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다가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는 복되어라!
◎ 알렐루야.

복음

<주님,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3,35ㄴ-43
그때에 지도자들은 예수님께 35 “이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 하며 빈정거렸다.
36 군사들도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그들은 예수님께 다가가 신 포도주를 들이대며 37 말하였다.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 38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라는 죄명 패가 붙어 있었다.
39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하며 그분을 모독하였다.
40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41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42 그러고 나서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하였다.
4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를 하늘의 옥좌에 앉히신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과 흠숭을 드리며 마음을 다하여 우리의 바람을 청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말씀이신 주님,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증언하는 교회가, 오늘부터 시작되는 ‘성서 주간’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이고 올바로 깨닫게 하시며, 깨달은 것을 성실히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세계의 모든 지도자가 주님의 평화를 깨닫고 폭력과 전쟁을 멀리하며, 국가와 국민의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 나가, 인류의 진정한 일치와 발전을 위하여 힘쓰게 하소서. ◎
3.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온갖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그들이 수난하시고 부활하시어 마침내 하늘의 옥좌에 앉으신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고, 지금의 고통을 슬기롭게 이겨 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4. 본당의 사도직 단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과 일치의 주님, 본당의 사도직 단체들이 서로 화합하고 배려하여 일치와 친교의 본당 공동체를 이루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가는 일에 앞장서게 하소서. ◎
+ 저희에게 필요한 것을 모두 알고 계시는 주님, 주님을 굳게 믿으며 드리는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미처 청하지 못한 은혜도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인류 화해의 제물을 바치며 간절히 비오니, 모든 민족들이 아드님을 통하여 일치와 평화의 은혜를 받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

감사송

<온 누리의 임금님이신 그리스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 외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어 영원한 사제와 온 누리의 임금으로 세우셨으며,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십자가 제대 위에서 티 없는 평화의 제물로 당신을 봉헌하시어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고, 만물을 아버지 친히 다스리게 하시어, 그 영원하고 보편된 나라를 지극히 높으신 아버지께 바치셨나이다.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이옵니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시편 29(28),10-11
주님이 영원한 임금으로 앉으셨네. 주님이 당신 백성에게 강복하여 평화를 주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으로 말미암아 죽음을 눈앞에 둔 한 죄수는 생애의 마지막에 예수님을 만나 회개하고 구원받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한평생 세상을 구하는 일에 전념하시고 당신 생애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도 죄인 하나를 구원하십니다.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헤매는 목자처럼 죄수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하신 예수님께서 이제 우리를 살리시고자 빵으로 오셨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불멸의 양식인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저희가 온 누리의 임금님이신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 나라에서 끝없이 살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

오늘의 묵상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면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임금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 의문이 생깁니다. 만물의 임금이신 예수님께서 너무나 무력하게 십자가에 매달리셨습니다. 왜 그러셔야만 했을까요?
우리말 가운데 곰곰이 새겨볼 만한 글자가 있습니다. 바로 ‘높’ 자입니다. ‘높’을 거꾸로 보면 ‘푹’이 됩니다. 곧 높아지는 사람은 푹 꺼지게 되고, 푹 아래로 내려간 사람은 높아집니다.
하늘 높은 곳에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를 그대로 간직하지 않으시고 ‘푹’ 내려오셨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그분께서 참다운 임금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의 왕관은 가시관이었으며, 그분의 어의는 알몸이었습니다. 그렇게 푹 내려오시자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높이셨습니다. 그리하여 하늘과 땅과 땅 아래 있는 모든 조물이 그분을 주님이라 외치며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한자어 ‘왕’(王)은 본디 하늘(-)과 땅(_)을 연결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십자가를 통하여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해 주신 예수님이야말로 참된 임금이 아니겠습니까?
해마다 전례력의 끝에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는 것은 1925년 비오 11세 교황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당시는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였고 나치의 출현을 경험했던 터라, 그리스도를 임금으로 고백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시대적인 과제였을 것입니다. 참된 통치는 무력이 아니라 사랑임을, 참된 권력은 자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낮추는 데에서 오는 것임을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삶으로 우리 모두에게 보여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