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공의회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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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교리서

16. 은총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는 독신 생활

[사제생활교령] 16. 하늘 나라를 위하여 지키는 완전하고 영구적인 금욕은 주 그리스도께서 권고하셨다.33) 시대를 거쳐 오며 또 오늘날에도 적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를 기꺼이 받아들여 훌륭하게 지키고 있으며, 교회는 언제나 사제 생활의 특수 형태로 이를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 그것은 목자다운 사랑의 표지인 동시에 자극이며, 또한 세상에서 영적 풍요의 특별한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34) 초대 교회의 실천과35) 동방 교회의 전통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이 그것은 사제직이 그 본질 자체로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동방 교회의 전통에서는 모든 주교와 함께 은총의 선물로 독신을 지키겠다고 선택하는 사제들도 있지만 그 밖에 대단히 훌륭한 기혼 사제들도 있다. 이 거룩한 공의회성직자독신 생활을 권고하지만 동방 교회에서 정당하게 시행하고 있는 다른 규율을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으며, 혼인 안에서 사제직을 받아들인 모든 이가 성소를 끝까지 지키며 자기에게 맡겨진 양 떼를 위하여 그 생애를 온전히 아낌없이 바쳐 나가도록 커다란 사랑으로 격려한다.36)
그러나 독신 생활은 많은 점에서 사제직에 적합하다. 사제의 사명은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성령을 통하여 세상에 일으켜 세우신 새로운 인류, 곧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요한 1,13) 새로운 인간들에게 온전히 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 나라를 위하여 지키는 동정이나 독신을 통하여37) 사제는 새롭고 뛰어난 방법으로 그리스도축성되며, 갈림 없는 마음으로 더욱 쉽게 주님을 따르며,38) 주님 안에서 주님을 통하여 더욱 자유롭게 하느님과 사람들을 섬기는 데에 헌신하고, 신적 생명을 새로 낳는 일과 주님의 나라에 더욱 수월하게 봉사하며,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부성을 더욱 풍부히 받기에 한층 더 적합해진다. 이리하여 사제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에 온전히 헌신하고자 하며, 곧 오직 한 사람에게 충실하여 자신을 그리스도께 순결한 처녀로 바치고자 한다는 것을39) 모든 사람 앞에서 드러내는 것이다. 이렇게 사제들은 하느님께서 세우신 저 신비로운 혼인을 상기시켜 주며, 미래에 완전히 드러날 그 혼인에서 교회그리스도를 유일한 신랑으로 맞는다.40) 또한 이로써 사제들은 믿음사랑으로 이미 현존하는 저 미래 세계를 보여 주는 생생한 표지가 되며, 거기서는 부활한 사람들이 시집도 가지 않고 장가도 들지 않는다.41)
그리스도의 신비와 그분의 사명에 바탕을 둔 이러한 이유에서, 처음에는 사제들에게 권장되던 독신제가 나중에는 라틴 교회에서 성품에 오르는 모든 이에게 법으로 규정되었다. 사제직을 지원하는 이들과 관련된 이러한 규정을 이 거룩한 공의회는 거듭 승인하고 확인한다. 그리고 성품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사제직에 참여하는 이들과 온 교회가 겸허하게 열렬히 간청하면, 신약의 사제직에 이토록 적합한 독신 생활은총하느님 아버지께서 너그러이 주시리라는 것을 성령 안에서 확신한다. 또한 이 거룩한 공의회는 하느님의 은총을 믿고 자유 의지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거룩한 독신 생활을 받아들인 모든 사제에게 권고한다. 사제들은 고결한 정신과 온 마음으로 독신 생활을 고수하고, 이 신분을 충실히 지켜 나가며, 이를 하느님 아버지께서 내려 주시고 주님께서 그토록 분명하게 찬양하신42) 탁월한 은총으로 여기고, 또한 그 안에서 상징되고 성취되는 위대한 신비를 직시하여야 한다. 현대 세계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완전한 금욕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므로, 사제들은 청원하는 자에게 결코 거부된 일이 없는 충성의 은총을 더욱 겸손되이 더욱더 꾸준히 교회와 함께 간청하며, 누구나 이용 가능한 초자연적이고 자연적인 모든 도움을 활용하여야 한다. 특히 교회의 경험으로 확인되고 또 현대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수덕 규범들을 소홀히 하지 말고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사제들만이 아니라 모든 신자가 이 귀중한 사제 독신 생활의 은혜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이가 하느님께서 당신 교회에 이 은혜를 언제나 풍부히 베풀어 주시도록 간청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