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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 속 교회법3: 로마 제국에 있어서 교회 - 국가사회적 관점에서 정교 일치주의 (1)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27 조회수2,249 추천수0

[한영만 신부의 '생활 속 교회법'] (3) 로마 제국에 있어서 교회 ③ 국가사회적 관점에서 정교 일치주의 ①


‘정교(政敎) 구분’ 주장으로 박해 겪어

 

 

처음부터 국가와 그리스도교와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존재했던 것은 아니었다. 로마제국 내에서 종교생활은 다신교적 형태를 띠었고, 국가 및 사회 시각에서도 그리스도교는 여러 제신 중 하나를 숭배하는 한 종파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자들 입장에서는 로마제국의 다신교적 이교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유일하신 하느님과 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성령을 고백하는 삼위일체이신 자신들의 하느님을 이교도들의 여러 신들 중 하나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로마황제를 신격화하여 황제를 신처럼 모실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신자들 사이에서는 세속의 정치권력과 자신들의 신앙문제를 관장하는 질서의 책임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주장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적 입장에서 본 ‘정교 구분주의’(Christian dualism)다.

 

이러한 입장은 성경뿐만 아니라 많은 초대교부들의 문헌들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성 유스티노의 ‘호교론’(Apologia), 안티오키아의 테오필로의 ‘아우톨리쿠스에게 보낸 편지’(Ad Autolycum), 아폴로니우스 순교자가 로마제국의 원로원에게 행한 연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의 ‘기록들’(Stromata) 등이 그것들인데 여기에서 반복되는 점은 하느님 질서에 속한 것들에 대한 권한과 세속의 질서에 속한 것들에 대한 권력을 구분하면서 세상의 것보다 더 높은 하느님의 권한에 순종할 것을 피력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대교회 신자들은 로마제국 권력이 명하는 다신교적인 성격의 종교적 의무들에 대하여 거부하였고 이것은 곧 국가권력에 대한 불순종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로마제국 권력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이러한 태도가 무신론적인 태도인 동시에 이런 세력이 제국 내에 점점 퍼지는 것은 제국의 체제 자체에 심각한 분열을 초래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에 대한 미움과 반발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신자들 입장에서는 신앙을 위하여 제국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생명과 함께 내던지며 순교를 선택해야 했고, 결국 로마 황제 트라이야누스, 디오클레치아누스를 거치면서 대박해를 겪어야 했다.

 

[가톨릭신문, 2009년 1월 11일, 한영만 신부(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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